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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14년 표적항암제 시작9

암삶 56-표적치료 그리고 암 덩어리들이 거의 사라지고 있다는 주치의 교수님의 말씀을 들으며 2014년을 보내고 2014년 막바지, “관해, 또는 암 덩어리가 거의 사라지고 있습니다.” 라는 말을 주치의 선생님께 들은 후, 난 병원을 나와 약국으로 향했다. 많은 사람이 약국에 넘쳐났다. 1년이 넘는 기간 이 약국을 이용해왔음에도 한없이 낯설고 그랬다. 그나마 한 명의 약사는 웃으며, “400밀리네요. 좋아지시나 봐요.” 라며 한마디 했다. 그 말을 듣고 웃으며 약국을 나왔다. 해가 서편으로 저물고, 땅거미가 물러가는 하루를 재촉하는 시간이었다. 하필 끌어안고 몸부림쳤던 한 해 마저 저물어 가는 연말이란 생각에, 길게 늘어선 나의 그림자에게로 넘어져, 쓰러져 영영 일어나지 말까도 생각했다. 하지만 약국에서 받은 가벼워진 약봉투를 바라보며 긴 여운을 뒤로하고 물러나는 2014년을 복기했다. 힘들었다고 하기보다는 난생처.. 2021. 9. 27.
암삶 55-암 덩어리들의 급속 축소와 최소량 400mg 처방_암 표적치료 효과_2014년 “안녕하세요, 교수님?” “아! 어서 오세요.” “교수님, 그간 건강하셨지요?” “아, 예.” 나의 주치의는 잠시 멈칫하는 듯했다. ‘누가 누구의 건강을 걱정하는 거야?’라는 듯. 하지만 난 오랜 기간 병원에 오고 가면서, 이들이 얼마나 높은 강도의 업무환경에 노출된 채로 근무 중인가! 에 대한 생각을 종종 해오고 있던 터였다. 새벽부터 미팅에, 수술에, 진료에, 강의에, 입원환자 회진에…. ​ ​ “자, 전에도 말씀드렸지만, 약이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 “…….” “3개월 전과 비교하면 암의 크기가 더 줄어들고 있습니다.” “…….” “아주 예외적인 경우입니다.” “고맙습니다, 교수님. 그럼 어느 정도나 줄어들고 있을까요?” “크기, 볼륨 등….”이라고 말하며 그의 눈은 컴퓨터 모니터로 향했다. ​.. 2021. 9. 27.
암삶 54-항암제 극적 효과의 시작은 식단, 2014년 막바지 여름 어느날 “특별한 음식요?”, 나는 되물었다. “우리가 먹는 삼시 세끼 외에….” “글쎄요. 어떤 음식이 ‘특별’한 걸까요?” “어려운 질문을 제가 한 것 같군요…….” 그랬다. 사실 어려운 질문이었다, 적어도 내게는. 어떤 종류의 음식이 특별한 종류에 속하는 걸까? 나의 어리둥절…. 머뭇머뭇 표정에 그가 당황한 듯, “암 판정받기 전과 달라진 식단이나 표적항암제를 복용하면서부터 달라진 먹거리, 뭐 그런 뜻이었어요.” 라고 질문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아, 그런 의미라면…. 암 진단 전과 후의…. 식단에 변화를 준 특별한 음식은 있었습니다.” “어떤…?” “암 진단 후에…. 우선, 술을 끊었습니다. 물론 첫 수술 후 폐로 전이된 암은 계속 커가고 있었음에도 어떠한 약도 처방받지 못한 채로 검사만 지속해서.. 2021. 9. 26.
암삶 53-항암 기적, 최선을 다하는 몸관리와 규칙적 운동의 결과 여름이 저물 무렵 또다시 영상검사가 시행되었다. 역시 가슴(Chest) CT와 복부(Abdomen) CT였다. 혈액검사도 이뤄졌다. 소변검사와 심전도 검사도 빼먹지 않았다. 변함없이 6통의 혈액이 채취됐고, 소주잔만큼의 소변도 검사실로 보내졌다. 이 검사들을 이루는 각종 내용과 형식 중에서 내가 제일 싫어했던 게 ‘조영제’였다. 이건 뭐 부작용이 상상을 초월했다. 단순히 두드러기 정도가 아녔다. 시작은 온몸으로 전해오는 한증막 같은 열기다. 그 열기와 거의 동시에 귀밑을 시작으로 턱밑, 겨드랑이, 가슴, 허벅지 등으로 무슨 도미노와 같이 연쇄적으로 두드러기 체인이 생긴다. 좁쌀만 한 크기로 시작된 것들이 무슨 검은콩, 이어서 뭉개진 인절미 모양으로 변한다. 이어서 그것들이 모든 피부를 덮어버린다. 그러면.. 2021. 9.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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