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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하늘 아래 전등사 칼루스(Callus)와 혹(Burl)을 보며 내 몸을 보며 파아란 하늘 단풍이 만산을 덮기 시작 할 무렵 오늘 전등사에 왔다 저 밑 동문에 주차하고 오르다 오르다 지팡이에 기대 벌써 지친 몸 고목에 기댄다 700년 훌쩍 넘은 너 고목 어쩌면 나와 처지가 같냐!배를 갈라 콩팥을 발라내고 허벅지를 찢어 장골을 발라내기를 두 번이나 하고 옆구리를 열어 폐를 떼내고 너와 같은 기둥나에겐 척추 그곳에 여기저기 혹이 생기는 게 내 전신에 혹들과 그곳의 상처가 아물며 흔적을 남기는 게 726살 네 몸의 칼루스와 같구나 내 몸이 네 몸처럼 네 몸이 내 몸처럼 그렇게 비슷하다 한들 넌 700년 넘게 사는구나 넌 700년 넘어 사는 동안 지친 이들에게 그늘을 주고 후식을 주건만 난 세상에 뭘 주냐 하는구나그제 밤 22:40 도착11시 촬영 항히스타민 사전 처치 통 속에 1시긴.. 2026. 10. 10.
터치 그리고 그냥 이대로 네온이 하나둘 거리를 치장할 무렵 어두운 골목에서 만난 그대 지난날일들이랑은 말 안 해도 됩니다 우린 그냥 걸어갈 운명 앞으로 그냥 걸어갈 운명이니까요우린 오늘 밤당신과 나 우리 사이에 쌓일 추억을 향해 그저 그렇게 걷기로 해요 터치 손과 손이 터치 어깨와 어깨가 입술과 입술이 그렇게요 그러니 굳이 당신의 과거를 말하지 않아도 된답니다 2026. 10. 7.
시간이 이렇게 빨라?_4기 암 환자 주식투자 폭망 시간은 참 빠르다. 4기 암 16년, 마지막 진료가 몇 안 남았다.직전 검사 앤드 진료를 받은 건 한 달 전이다. 그간 많은 일들이 일어났었다.정기검진에서 특이사항 없었다. 이건 겁나게 좋은 것이었다.그럼에도 설사 메들리. 이건 내 몸무게를 한 달 만에 4킬로를 뺏어갔다.몇 푼 안 되는 주식 폭망. 16년 전 같잖은 진단금으로 시작한 투자였고, 나름 약값은 벌어왔는데, 왕창 물려서 폭망이었다. 이렇듯 주머니 경제사정이 거지 수준인 건 없었다. 2026. 10. 4.
4기 암 환자 16년, 내가 함께 하는 것들 1 4기 암 진단 후 너무 놀랐다. 그래도 나 자신이 내 삶을 사랑해야지 했다. 그러기 위해서 내 중심을 잡기로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거듭 깨닫고 실천해오고 있다. 1. 후회란 단어를 잊자2. 걱정, 불안, 번민 등과 같은 영양가 없는 짓은 하지 말자 3. 부정적인 단어, 표현, 바이브를 내게 옮기는 사람들을 멀리 하자4. 아침에 눈 뜨며 오늘을 반기자 5. 오늘, 되도록 많이 웃자 6. 잠자기 전 오늘 하루 즐거웠다고 자신에게 속삭이자 7. 지금 바로 내 곁에 있는 사람/존재에게 감사하자 2026. 9. 11.
부산 여행 - 밀면이 이렇게맛있다니 부산의 밀면은 각별하다고 한다.만들기는 어렵지만 맛은 뛰어난 음식이기 때문이라고 한다.북한 출신 피난민들이 당시 구하기 힘든 메밀 대신 밀가루에 감자/고구마 전분을 섞어서 만들어 먹기 시작한 게 기원이라고 한다.내가 먹어본 식감은,냉면보다는 질기지 않고,소면보다는 쫄깃.어디 가면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마침 저 집이 보였다, 우연찮게!밀면은 비빔과 물이 있다는데,난 물밀면을 시켰다.이 집은 특이한 게,선불이었다.맛보기 비빔이 있어 신박했다.맛은?10/10, 내 입맛에.비교 대상이 없을 듯했다, 아마.만두도 시켰다.만두피가 찰지고…쫄깃함이 일품이었다.이 집의 정말 깨끗했다.젊은 주방장이 나와 사장님의 대화를 흥미롭게 듣고 있었다, 주방 기둥에 기대어.만두피만이 아니라,속도 알찼다.얼마나 맛있던지 한 팩 .. 2026. 9. 10.
4기 암 환자의 행복해질 궁리 온갖 부작용에도 16년째 항암을 하고,몸무게가 한 달에 몇 킬로씩 빠지고 흑발이 백발로 변하는데도 내가 행복한 이유. 소중한 인연을 하나 더 만들고, 새로운 것을 한 번이라도 더 경험하는 것,그리고 억측도심 (臆測度心)과 망단망행(妄斷妄行)을 멀리하는 것.행복해서 웃는 게 아니라 웃으니까 행복해질 수 있음을 매번 깨닫는 것. 얼마 전 두 명의 젊은이들을 만났다.산책 중에 만났는데, 다행스럽게도 그들은 나와 대화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몸을 내게로 바짝 붙여 앉기 시작했고,자신들의 휴대폰 속 사진들을 보여줬다.그들의 이름을 내게 적어줬고 전화번호를 줬고 톡 친구 하자며 QR코드를 내밀었다. 그런데 에피소드가 있었다. 두 시간 넘게 진행되는 그들과의 대화의 앞부분, 대략 10분쯤 지났을 때,나보다 몇 살 더 .. 2026. 9. 8.
더 행복해졌냐? 30대 말에 게딱지만 한 집을 두 개 마련할 기회가 있었다. 새벽부터 자정까지, 월요일부터 토요일 밤늦게까지 일했던 덕분이었다.지금은 어쩌다보니 산꼭대기 더 작아진 둥지 하나뿐이다. 그래도 극빈층은 아니다 그 하나지만 물가가 오르니, 그래도, 그때보단 가치가 더한다고 한다 감사한 일이다. 난 요즘 생각한다. 재물의 가치가 늘어나면 늘어난 만큼 더 행복해졌냐? 세월이 가면 지혜가 더한다는데 더 지혜로워지고 행복해졌냐?나이 먹으면 인자해진다는데,더 인자해지고 행복해졌냐? 2026. 9.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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