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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창작99

빗줄기는 추억을 찢고 오늘 새벽 내리는 비는 나를 깨우고 창가의 빗줄기는 상처 난 추억을 깨웠다. 파편 되어가는 문자들을 다시 읽었다 그녀가 보냈던 내가 보냈던 폰 화면 가득 차게 줌 아웃했다 문맥이 잘리지 않도록 느낌이 잘리지 않도록 무수히 많았던 좋은 기원 무수히 깊었던 삶의 찬사 20년 넘게 이어진 끈 5년 넘게 이어진 연민 창을 타고 흐르던 빗물은 유리를 뚫고 튕겨져 내 얼굴 위 눈물 되어 흘렀다 빗물은 먼지 쌓인 유리를 가르고 눈물은 빛바랜 추억을 찢었다 2020년 마지막 날 20:57분 “2021에는 희망찬 한 해 보내세요~” 그 선한 미소 가득 실려 보낸 답장 난 그 답장에 답장을 하지 않았다 2021년 1월 중순 바람에 실려온 이름 그녀가 실려간 병원 이름 총명한 뇌를 덮치고 곧은 척추를 꺾고 하반신 이어주는 .. 2021. 5. 24.
잔가지는 봄바람에 휘청이고 추억은 내 몸이 중매를 서고 장소와 시간이 연을 맺어 낳은 선 굵은 나이테 추억의 나이테는 옆으로만 자라고 내 삶의 방향은 위로만 향한다 예 섰던 그곳 청춘은 어두워져 심재에 갇히고 남은 건 봄바람에 휘청이는 잔가지뿐 2021. 5. 24.
소라와 게와 그녀의 미소 구부러진 다리를 건너면 이름 모를 나무들 팔을 뻗어 날 간지럽혔다 스치듯 지나면 나이 잊은 정자나무 긴 가지를 뻗어 내 머리를 두드렸다 하늘엔 갈매기 날고 더 높은 곳엔 구름 헤치고 나온 태양이 이마를 덥혔다 십여 리를 더 가 인적 없는 해안가 거친 파도 피해온 잔물결 수줍은 듯 햇살에 반짝였다 그녀가 누워 날 부르던 널찍한 그 바위 멀리 수평선 넘어온 봄바람이 내 몸을 눕혔다 소라가 실어 온 썰물 소리 귓가에 맴돌고 작은 게가 토해낸 포말 내 볼을 간지럽혔다 하늘 위 뭉게구름 바람에 흩어지고 일어난 솜털 구름 그녀의 미소를 그렸다 2021. 5.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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