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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미니멀리즘과 미니멀리스트 암 환자-의류

by 힐링미소 웃자 2022. 11.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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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 환자와 기후 -지구 생태적 환경 변화


요즘 새삼 느끼는 게 봄과 가을의 짦아짐이다. 내가 어릴 땐 봄과 가을이 오래갔던 듯하다. 학교 가는 길, 아련한 봄 아지랑이를 몇 날이고 봤던 것 같고, 가을 코스모스나 단풍의 변화를 시나브로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 더 확실한 건 봄 여름 가을 겨울 옷이 나름대로 정해져 있었던 것 같다. 옷의 바뀜뿐만 아니라 계절의 변화, 봄에서 여름으로 넘어갈 때도 요란스럽거나 갑자기 넘어가는 게 아니라 부드럽고 자연스럽게 변했었던 듯하다. 봄이 가을로, 가을이 겨울로, 겨울이 봄으로 넘어갈 때도 자연스럽게 넘어가기는 매한가지였던 듯하고. 하지만 요즘은 봄철에 입을만할 옷 몇 번 입으면 곧바로 반팔로 넘어가고, 가을에 입을만한 옷 몇 날 입으면 두꺼운 겨울옷 꺼내 입어야 하는 일이 잦아진다. 그런 걸 보면 봄과 가을이 무척 짧아지고 있는 듯하다.


계절별 옷이 필요한가-미니멀리즘 또는 미니멀리스트 되기

봄과 가을이 그렇게 오는 듯 가버리니 난 아예 계절별 옷이 딱히 정해져 있지 않다. 속에 기본으로 반팔티를 입고, 겉에 헨리넥 면티를 입고, 남방 하나에 가죽점퍼 하나, 기온에 따른 더하기 빼기 옷, 그게 다다. 물론 아주 추울 때를 대비한 옷은 하나는 있다. 그러다 보니 옷들 중에 반팔티가 제일 많다. 헨리넥 4개, 남방 대여섯 개, 가죽점퍼 둘, 겨울 점퍼 1개. 바지의 경우 10년은 된 듯한 얇은 청바지 2, 10년도 넘은 두꺼운 청바지 둘. 신발은 평상시용이면서 사계절용과 좀 형식 갖춰야 할 때 신는 신발 , 그렇게 두 세트다. 물론 색깔은 둘 다 검은색이고 디자인만 약간 다르다. 눈썰매 좋은 사람 아니면 아마도 같은 신발로 보일 것이다.

사실 그렇게 단순하게 옷을 입다 보니, 옷장도 위아래로 좁게 파티션 된 것으로 2칸이면 되고, 바지를 위해서는 서랍 하나에, 겉옷을 위해선 30cm 폭 파티션 하나면 된다. 옛날 유행했던 비키니 옷장, 그거 하나만 있어도 공간이 남을 정도겠다. 나중에 내 옷만 모아버릴 요량이라면 라면박스 둘이면 족할 듯하다. 버려도 될 옷 중 부피가 상대적으로 큰 게 가죽점퍼다. 하나는 대략 20년 된 것, 다른 하나는 10년 쫌 넘은 거다. 20년 다 된 가죽점퍼는 그 회사로 두 번을 보내서 염색 다시 했던 것이고, 다른 하나는 오버핏이 돼버렸다. 그 옷 살 때 65kg 전후였는데 지금은 59 키로 전후라 너무 여유 있는 품이 돼버렸다. 그래서 잘 안 입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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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멀리즘-생태적 가치


그렇게 단출한 의류생활이다 보니 옷 사는 데 그리 큰돈이 안 든다. 1년에 게스 반팔티 2개 정도 구입하는데 시즌오프 때 사면 9,800원이나 19,900원에 살 수 있으니 대략 2만에서 4만 원 정도가 내 1년 옷 구입비용이다. 주로 티셔츠를 사다 보니 옷 구입비가 나름 저렴한데, 최근 큰돈 든 게 하나 있다. 그건 아주 오랜만에 산 겨울 점퍼다. 3년 전에 샀는데, 그거 하나에 10년 치 옷 구입비가 다 들었을 듯하다. 그만큼 큰 맘 먹고 산 옷이다. 사실 요즘 겨울 기온, 안 사도 됐을 법도 한데... 어쨌든 계절의 변화와 암 환자라는 사실이 겹치다 보니 뜻하지 않게 미니멀리스트가 된다. 이 미니멀리즘, 내 경험에 나쁠 게 없는 삶이다.


미니멀리즘 장점

미니멀리즘의 장점은 많다.

  • 자원절약
  • 돈 절약
  • 공간 절약
  • 처리비용 절약
  • 생활의 간소함
  • 세탁용이
  • 옷에 신경 쓸 일 감소
  • 떠날 때
  • 심플한 코디네이션
  • 기타 등등


미니멀리즘에 익숙해지다보면 미니멀리스트적 생활이 된다. 왜? 가짓수가 적어 편하니까 많이 가질 생각을 덜 한다. 거기에다가 친환경적 이면서 생태적 가치에 부합하는 삶에 대한 당위성을 가미하면 미니멀리스트적 삶은 '자연'스러운 삶이기도 할 듯하다.


친환경적 삶-암 치유 지름길


자원절약, 살충제 등 농약을 사용한 농산물 소비 억제, GMO 식품 배제, 항생제나 성장촉진제 사용 식자재 소비 억제, 친환경적 농법에 의한 먹거리 구입 및 소비 증가 등은 내가 살고 있는 환경을 위하는 일이 될 것이다. 또한 '내'가 살고 있는 환경을 넘어 내 아이들과 이 땅의 아이들의 삶의 터를 살리는 일임에 분명하다. 그런 넓은 범위의 의미 말고도 당장 내 삶을 위해 시급한 일이기도 한 무엇, 그건 곧, 병든 몸으로 고군분투하는 암환자인 나의 생명을 삶리는 가장 빠르고 효과적인 길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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