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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입원 13일을 향하며 그리고 퇴원을 기다리며

by 힐링미소 웃자 2022. 12.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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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5바늘의 꿰맴이 주는 삶에 대한 겸손함, 진지함…
잃는 건 자만이고, 얻는 건 삶에 대한 사랑입니다~


이번 입원 그리고 수술은 내게 행운이다. 우선 수술할 수 있었다는 것, 그 수술이 상공적이었다는 것, 다시 걸을 수고 있을 듯하다는 것, 깁스가 없다는 것… 고마운 것들이 참 많다.


물론 잃은 것들도 있다. 우선 뼈가 많이 잘려나갔다. 위로는 고관절 밑에서 잘렸다. 아래로는 무릎관절 근접해서 짤렸다. 두 번째는 허벅지 앞부분 근육이 다 날아가버렸다. 또한 연부도 날아가버렸다. 말할 것도 없이 엄청난 피를 흘렸다고 한다. 이래저래 결국은 한쪽다리의 두께가 다른 쪽의 반이 돼버렸다.

굉장히 큰 금속판 두 개가 다리 주변을 둘러쌓다. 금속핀도 2016년보다 더 많이 박혔다. 혈전 예방 피하 주사를 많이 맞으면서 사타구니에 심각한 피부 트러블이 생겼다. 새로운 알레르기가 생긴 것이다. 가려워서 잠자기가 힘들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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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비용과 효과라는 측면에서는 아주 상공적이었다. 다리에 거대하게 자리 잡고서는 영양공급을 위해 메두사의 그것들보다도 더 괴기스럽고 어지럽게 사방팔방으로 퍼지고 있던 신생혈관들을 뜯어내고 훑어냈다. 방사선치료로는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민약 내가 더 살아 또다시 뼈전이암이 재발한다면… 아마 한토막 다 들어내어야 할 것이다. 그런 일이 또 올지 안 올진 모를 일이다. 또 지금 생각할 필요도 없고.

주치의께서는 폐 쪽, 다발성폐전이들이 꿈틀거리고 있다고 한다. 역점을 두자고 하신다. 자, 새로운 도전이 온다. 그런들 내가 나의 삶을 사랑하는 열정은 꺽지 못할 것이다. 난 특별하지는 않지만 다르다. 고귀하지는 않지만 의미 있다.

날 위해 애써주신 수술 집도의 교수님과 의사 선생님들, 수술간호사님들께, 그리고 주치의 선생님께 감사드린다. 특별히 밤낮으로 애써주신 간호사 선생님들께는 내가 드릴 수 있는 가장 따뜻한 고마움을 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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