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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소수자로 산다는 것

세계 여성의 날

by 힐링미소 웃자 2023. 3.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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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은 세상의 절반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숫적으로 소수자는 절대 아니다. 세상의 반이니 말이다. 하지만 정치경제사회 각 영역에서의 영향력은 그 비율과 정비례가 아니라고들 한다. 난 여성인 딸이 있다. 그가 이 세상에서 생활하는 모습을 보면 여성은 이 사회에서 어쩌면 남성과 대등하게 대우받고 있는 게 아니다!란 느낌을 받은 적이 많다.  난 남성이지만 소수자다. 암 환자이면서 보행장애인이기 때문이다.  소수자라는 측면에서 내 딸과 강한 연대감을 형성하고 싶다.
 
이 시간, 2023년 3월 8일 정오쯤 세계 여성인구는 약 3,996,000,000여 명이라고 한다(출처: countrymeters). 곧 40억 명이 될 태세다. 분명히 세계 인구의 정반이다. 그런데 그 영향력은 그에 한참 못 미친다는 생각이다. 여성 연예인들을 빼면 두요한 매체들에 등장하는 빈도수는 남성에 한참 못 미친다. 전 세계 주요한 미디어에 주로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남성이다. 
 
연예지를 제외한 주요 미디어는 누구를 다룰까?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큰 사람들이나 사건을 다룰 것이다. 어느 영역에 있는 사람들의 영향력이 강할까? 당연히 경제와 경영, 그리고 정치일 것이다. 그런데 국내 미디어가 됐든, 글로벌 미디어가 됐든 여성보다는 남성의 비중이 압도적이다. 예를 들어, 2021년 기준으로 '포춘 500 CEOs(Fortune 500 CEO)' 중에서 여성은 겨우 41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그 말은 500명의 최고경영자들 중 여성 비중이 겨우 4%라는 말이 된다. 남성 CEO 숫자는 459명이나 된다. 압도적 숫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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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을 움직이는 경제계, 그 시스템에서 최고의 의사결정을 하는 CEO, 그들 중 겨우 4%만이 여성이란 건 뭘 의미하겠는가? 그 외 영역에서의 여성 비중도 아마 그 언저리일 거라는 걸 암시한다. 물론 어떤 영역에서는 상징적인 의미에서 그 비중이 높을 수는 있겠다. 이를테면 정치적인 영역말이다. 자료를 찾아보면, 미국 하원의 여성 의원 비중은 28,7% 이른다고 한다. 물론 이 숫자도 절반인 50%에는 한참 못 미치지만 말이다.
 
그러나 세상을 움직이는 눈에 보이지 않는 주요한 것은 뭘까? 근본적인 질서를 형성하는 것 말이다. 아마 경제일 것이다. 그 경제의 코어인 화폐, 즉 돈을 움직이는 경제계, 그 속의 핵심은 기업일 것이다. ‘포춘 500’을 떠나 우리나라 경제계는 어떨까? 2022년 9월에 보도된 어느 기사를 보자. 우리나라 상장기업 1000개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그 1000개 기업의 최고경영자(CEO)들 중 여성 CEO의 숫자는 겨우 32명뿐이라고 한다. 비중으로 따지면 겨우 2,4%에 불과하다. 이쯤 되면 우리가 '남녀평등'이라는 구호를 다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구호와 현실은 다르다. 나는 암 환자다. 그것도 4기 암 환자다. 병원 의사 선생님들은 물론이고 신문 또는 방송 등을 비롯해서 주요한 매체에서는 말한다. 누구든 암에 걸릴 수 있다고. 그게 거짓은 아니다. 여성에 대해서도 역시 말한다. 누구나 CEO가 될 수 있다고. 역시 그게 거짓은 아니라고 믿는다. 하지만 막상 암 환자, 4기 암 환자에 대한 인식의 저변에는 희망 없는 자, 사형선고받은 시한부 인생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주 많다. 여성, 마찬가지다. 경제계가 됐든 어디가 됐든 남성들과 대등한 능력과 잠재력을 가진 존재로 보는 사람들은 의외로 그리 많지 않은 것 같다. 
 
대학생이 된 딸을 유심히 본다. 입학, 1학년, 2학년... 그리고 그의 전공을 본다. 경영학.... 그의 교우관계도 유심히 귀 기울인다. 그가 그의 앞날을 위해 들이는 노력과 땀을 본다. 2년간 빠지지 않고 하는 토요일과 일요일 양일간의 긴  알바를 봐오고도 있다. 그의 꿈과 희망을 듣는다. 그의 기대 가득한 기쁜 표정을 본다.  그리고.... 그가 세상에 나왔을 때 그의 그 부픈 기대와 희망과 꿈이 현실이 되길 간절히 바란다. 그를 위해 남을 속이는 일 말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것을 다짐해 본다. 그가 그렇게 열심히 살고 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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