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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11년 암 진단, 4기, 전원, 첫 번째 수술, 좌절

암삶 24-추적 검사, 과도한 방사선, 커가는 암 볼륨(2011년)

by 힐링미소 웃자 2021.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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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정기검사 결과를 보던
담당 교수님은
약간씩 미간을 찌푸리며
양 쪽 폐에 흰 물감을 흩뿌린 듯 보이는
것들을 잠시 들여다 보시더니…
폐종양의 크기가
커지기 시작하는 게
분명하다고 말했다,
개수도 늘고 있다는 말과 함께.

그런데 그런 것도 공포스러웠지만,
더 걱정되었던 건
검사의 간격과 횟수였다.
가슴 CT만 해도,
C 병원 응급실에서 한 번,
Y 병원으로 옮긴 후 한 번,
7월에 한 번,
11월,
12월,
거기에 전신 뼈 스캔,
복부 CT 등...
도대체 그 짧은 기간에 몇 번이나
고용량의 방사선 세례를 받았던 건지...
사실 나는 그것도 끔찍했다.
아무리 이이제이라지만…

 


보통 폐 CT 1회 검사에 방사선 10밀리 시버트(mSv),
복부 CT가 보통 10~12 mSv,
전신 CT가 보통 12~26 mSv,
이 3종 세트를 한 번만 해도 32~48 mSv.


그럼 난 첫해에
폐 만 해도 5번, 50 mSv,
복부 50~60 mSv
전신스캔 1회 12~26 mSv,
그럼 모두 112~136 mSv!

방사선은 강력한 발암물질이라서
정상적인 경우,
성인 1명에 대하여 1년 인공방사선
법적 허용치는 1 mSv,
그렇게 엄격하게 관리가 된다고 해.
그리고 내가 원하든 안 원하든,
어쨌든 자연에서, 주변 환경에서 나오는
'자연방사선'이 약 3 mSv 라니!
내가 1년에 검사 목적으로
받아들이는 방사선 112~136 mSv는
아주 치명적인 양이지...

사실 그런 '고 방사선 노출'검사를
받을 것이냐,
안 받을 것이냐는,
이제 와 생각해 보면, 내 생각엔,
'더하기/빼기'와 같은 단순한
문제인 거였다,
어느 게 이득이냐? 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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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내 몸속에 어마어마한 숫자의
암세포가 있고,
그중 보이는 건 몇 개 아니지만,
이것들이 폐로, 간으로, 뼈로, 뇌로
혈관을 타고 은밀하게 휘젓고 다니며
새로운 베이스캠프를 만들어 분가하고,
똬리를 틀어 줄기세포로 변신 후,
패밀리를 형성하고,
그런 단계를 서서히/급격하게 진행시켜
결국엔 온몸을 점령하고....
결국 그 세포들의 주인은 죽게 되고!

 


그렇게 놔둘 것이냐?
아니면 그들의 움직임을 탐색하고,
지도를 그리고,
추적하며 대책을 세울 것이냐?
그런 단순한 결정의 문제지.
어느 것으로부터의 공격이
덜 치명적이냐 하는.

결정은 단순하겠으나,
둘 다
과정과 결과는 치명적일 수도 있다.
방사선이 내 몸을 통과 -> 그 부분 세포들 대량 손상
-> 손상된 세포들의 암세포화 -> 또 다른 암 생성 ->...
그런 구조일 테니, 방사선은 발암물질!
반대로 그런 검사를 거부하면,
암세포가 온몸 점령->사망!

나한텐 또 다른 고민거리가
생긴 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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