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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22년 4기 암 12년째, 코로나 감염

암 생존율 높이기_뼈 전이 PET-CT 검사 보다는 MRI 검사가 더 필요한 이유

by 힐링미소 웃자 2022. 8.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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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PET-CT 검사 결과는 특이했다. 특이했다는 말은 결과가 이상했다는 뜻이 아니다. 내가 기대했던 게 아니었다는 뜻이다.

난 주치의 교수님께 양쪽 다리에 통증이 있으니, 혹시 또 다리뼈나 근육으로 전이가 됐는지 걱정된다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다리 쪽에 이상 있는지 알고 싶다고 했었다. 난 그럼 그 결과를 보고 불필요한 걱정을 멈출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다.

다리 쪽 뼈나 근육에 전이된 게 보이면 자르든지, 도려내든지 할 것이고, 별게 아니라면 아닌 대로 살면 될 거라 생각했다. 아니 기대했다. 하지만 내 주치의보다 하루 일찍 PET-CT 검사 결과 영상을 본 정형외과 교수님께선,

“이런! 고관절 이하는 안 나왔는데! 제가 드릴 말씀이 없네.”
“네에??”
“없어…보여야지 말씀을 드리던지.”
“이상하네. 제 주치의께 다리 이상 확인 좀 하게 PET-CT 찍어달라 말씀드렸는데...”
“그게... PET-CT 찍는 사람들은 그냥 찍어요. 본래 PET-CT는 아무 말 없으면 고관절 정도만 나온다니까. 그 사람들 몰라~”
“그래요??”

나나 정형외과 교수님이나 반말도 아니고 존댓말도 아닌 어투로 대화할 때가 많다. 그만큼 많이 봤을뿐더러, 서로 간, 그 양반이 격식을 그리 많이 따지는 양반이 아니라서 그냥 편하게 대한다.

“그래서, 확실하게 노트를 남겨야 PET-CT 쪽에서 다리를 찍어요.”
“아!”

그런데 난 말 나온 김에 가슴, 폐에 있는 20여 개 암덩어리들은 어떤지 여쭸다.
“그냥, 그냥 그대로네요.”
“예?”
“특별하게 변한 게 없어요.”
“참 웃긴 놈들... 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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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그렇게 대꾸를 달며 내 다리 통증을 위해서 뭘 하실 수 있으신지 물었다.
“뭐, 그럼... 그렇게 통증이 심하다면 MRI를 찍어봅시다.”
“두 다리 모두?”
“노! 그게 두 다리 모두 MRI 찍으려면 얼마나 힘든지 아세요?”
“......”
“그게 참 힘들어요.”
“(난 다리 MRI 경험이 풍부한데...)
“그러니까 통증 있다가 사라진 쪽 다리는 담에 또 통증 오면 찍고, 우선 많이 아픈 다리, 그것도 통증이 심한 허벅지 뼈를 우선 찍어봅시다.”
“넵!”

난 그것만으로도 감지덕지였다. 보험이 되는지를 다시 여쭸다.
“전이 환자신데... 평생 적용될걸요.”
이건 무슨 특혜냐고?
분명 특혜다.
비용에서?
아니! 내 자료가 의학적 데이터로 활용되는 특혜!

“교수님, 그럼 빨리 찍어주실 거지요?”
“아, 전 몰라요. 그쪽은 그쪽대로 환자들 일정이 있을 테니.”
“그러다 또 암세포들이 파먹으면 어떻게 해요?”
“하! 그런 상상을 하시는군요. 빨리 찍으려면 응급실 오시는 수밖에 없어요.”
“아니요! 그건 좀...”
“그럼 밖에서 안내를 받으시면 돼요. MRI실 쪽 일정을 확인하고 빨리 잡아줄 겁니다.”
“네... 감사합니다!”

난 진료실 밖으로 나왔다.
간호사샘께서 잠깐 기다리라 했다.
잠시 후 그분 말씀에 따라 그분 곁으로 바짝 다가갔다.

“여기... 여기 MRI 쪽 일정 보시면... 가장 빨라도 9월이네요.”
“아... 넵! 감사합니다. 건강한 모습으로 9월에 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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