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2012년 수술 후 추적검사

암삶 27-암 수술 후 절망이 다시 불러온 술(2012년)

by 힐링미소 웃자 2021. 9. 20.
반응형

암 진단 직후 버린 두 가지, 술과 담배

나는 암으로 진단 후 두 가지를 버렸었다, 즉각적으로.

담배와 술!

그 두 가지는 아주 오래도록
나와 함께했던 것들이었다.
담배는 입에 대기가 참 편리했었다.
술은 인생의 최고의 양념이었다.
하지만 망설임 없이 딱!
암 진단과 함께, 딱 끊었었다.
어떻게 내가 술과 담배를 끊냐며,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며,
모두가 의아해했었다.

담배, 흡연과의 작별


담배도 즐기기에 참 편리했다.
주머니에서 꺼내서 불만 붙이면 끝!이었으니.
그냥 빨아만 대면 쉼 없이 타며
구수한 향기가 눈앞에서 황홀하게 춤을 추고
목구멍으론 너무도 감미로운 연기가
스르르 들어가며
마음을 위로했다.

 

술, 알코올, 음주와의 작별


술은 인생에 없어서는 안 되는 필수 양념 같았다.
일 끝나고 동료들과 마시면
직장에서 해방된 듯했고,
친구들과 마시면 식어가던 우정에
다시 불이 활활 타오르는 것 같았고,
심지어 혼자서 마셔도
그토록 달콤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암, 그것도 폐로 전이된 4기,
그것도 엄청난 크기의 암인 데다가,
예후가 나쁠 것으로 예상된다는
의사 선생님의 말에
정신이 반쯤 나갔었는데,
거기에 덧붙여 내가 흡연과 음주를
계속할 경우 심각한 결과에 맞닥뜨릴 수도
있을 거란 말씀에,
어린 아이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그래서 딱! 끊었었다. 그러나...

 

반응형


나는 신장에 있던 그 거대한 암 덩어리만
떼어내면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 예상했었다.
왜냐하면, 의사 선생님이 말씀하시길,
원발암을 제거하면
그것들의 식민지인 전이암도
사그라지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하셨기 때문이었다.
물론 '모두에게!'는 아녔지만,
'아마 나에겐?!'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무엇이 회의감을 불러왔나


하지만 폐로 전이된 암 덩어리들에 대한
추적검사가 진행될수록,
크기는 더 커지고,
개수도 늘어나는,
한마디로 전체 볼륨이 거대해지는 결과들을
거듭해서 마주하며,
또 '효능 있는 항암제도 없다.'라는 말과
'인터류킨 치료 잘못하면 몸도 망가지고
심하면 사망에도 이를 수 있다.'라는 사실에
그저 절망의 연속 같았고
탈출구가 보이지 않을 인생 같았었다.

 

술을 다시 입에 대다


그래서
'이제 죽으나 저제 죽으나
곧 끝날 거,
좋아하는 술이나 실컷 먹고 가자!'
그런 심정으로 술을 다시 입에 대기 시작했다.
하지만 횟수가 늘어날수록
몸으로 들어가는 술의 양도 늘어났고
결국에는...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