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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제사상 음식: 제사상 차리기, 제사 시간, 차례와 다른 점

by 힐링미소 웃자 2023.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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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삿날: 나의 조부모님들! 같이 안 있어 슬프고, 함께했던 시간들은 그립다. 하지만 희로애락 생로병사라는 데 어쩔 것인가! 엊그제가 제삿날였다. 

 

제사상 음식 홍동백서: 제사 모시는 날 제사상 음식 차리면서 빼놓지 않고 들었던 말들이 있었다. 홍동백서 조율이시. 당시엔 무슨 암호처럼 들렸었다. 해석하면 제사상 동쪽엔 붉은 과일을 놓고 서쪽엔 흰 과일을 놓으란 말이다.

 

그런데 동쪽과 서쪽의 기준이 뭘까? 당시 큰 당숙님 말씀으로는, 내가 제사상을 마주하고 섰을 때 오른쪽이 동쪽이고 그 반대편이 서쪽이라는 얘기다. 그 말인즉은 영정사진은 북쪽에 위치해야 한다는 말이겠고.

 

제사상 음식 조율이시: 그럼 조율이시는? 조는 대추, 율은 밤, 이는 배, 시는 감을 말한다고 한다. 다 한자음이다. 이 조율이시가 위치하는 곳은 제사상의 남쪽이다. 밥이나 국은 그럼 어디에 놓아야 할까? 당연히 영정사진 바로 앞이 되겠다. 술잔도 매한가지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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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사 지내는 시간: 제사를 지낼 음식이나 의상 등은 돌아가신 날 전날 자정까지 다 마치는 반면에 제사 지내는 시간은 돌아가신 날 해뜨기 전에 상을 차리고 해가 뜨면 옷을 갖춰 입고 제사를 지낸다고 한다.  계절성 제사인 차례와 달리 국과 밥은 반드시 상차림에 들어가야 한다고 한다. 

 

동이 뜨면서 향을 피우고 술 한 잔을 올려 조상님을 불러낸다고 한다. 이어서 두 번째 잔, 세 번째 잔의 술을 드신 후(따른 후) 차려놓은 음식으로 식사를 마치시면 상을 거둔다고 한다. 하지만 요즘 누가 새벽에 제사를 모실까! 바쁜 세상이니 대부분은 초저녁부터 자정 사이에 모시는 게 일반적이라고 한다. 

 

제사상 제사음식 기원 또는 출처: 그런데 위의 내용은 출처가 어딜까? 법일까? 규칙일까? 논어나 맹자일까? 아니면 주자가례일까? 그도 아니면 일본의 법도? 글쎄 어디를 뒤져봐도 그 출처가 안 나온다고 한다. 혹시 조선의 경국대전? 왜냐면 이 제사라는 풍습은 유교에 바탕한 것이라고 하니까, 유교 하면 숭유억불정책의 대표왕조인 조선, 그 조선의 통치교본은 경국대전.

 

그런데... 경국대전에도 홍동백서 조율이시란 표현은 없다고 한다. 참 특이할 일이다. 

 

 

난 그런데 왜 제사를 지내나? 난 유교를 숭상하나? 

 

절대로 숭상 안 한다. 내 책꽂이엔 유교보다는 노자 관련 책들이 더 많다. 내가 전통적이냐? 그것도 아니다. 난 짬뽕이다. 난 중1 때부터 선택받은 학생으로서 평화봉사단 단원이셨던 미국인 선생님으로부터 월~금 매일 아침 1시간씩 미국의 역사와 문화, 언어를 배웠다. 그 후로 국제문화교류 관련 NGO 서울 코디네이터도 5년 넘게 했고, 유럽과 북미, 호주와 뉴질랜드 친구들도 많다. 그러니 소위 '국뽕(?)'은 더더욱 아니다. 

 

나만의 제사상 1: 할마버지와 할머니 제사상을 차려드렸다. 우리 아버지와 형제분들, 그리고 큰 당숙과 그 외 당숙들과는 다르게 제사상을 차렸다. 난 그저 우리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즐겨하시던 것들을 나름대로 차렸다. 집성촌인 내 고향, 아주 오랜 기간 제주역할을 하셨을 큰 당숙께서 보셨다면 엄청난 잔소리를 들었을 제사상차림이었다.

 

제사상 음식을 마련하실 때 보면 참 엄격하셨었다. 집성촌이라서 나 어릴 때를 생각해 보면 수십여 가구가 넘었던 듯했다. 그 동네 뒷산 선산에는 이끼 가득한 비석들이 많았었다. 오래전부터 그곳에 정착하셨다니 그럴 만도 하겠다. 그만큼 제사예절이 엄격한 편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나만의 제사상 2: 난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에 의해서 키워졌다. 그분들과의 추억이 언제나 새록새록이다. 왜? 그 두 분의 사진을 하루에고 수십 번씩 보니까. 현관문을 열면 보이는 곳에 그 두 분의 사진을 걸어놨으니까. 그냥 할아버지 돌아가신 날에 그 두 분을 특별히 추억하고 싶어서 제사를 지낸다. 대신 그분들께서 좋아하셨던 음식들로 그분들이 상 차리실 때 놓곤 하시던 방식을 쫒을 뿐이다.

 

홍동백서... 조율이시... 그런 걸 내가 따를 이유는 '천만의 만만의' 다! 덧붙이자면, 내가 그분들을 추억하며 상차림하는 걸 굳이 제사란 말을 안 써도 될 일이다.

 

아래는 제사상과는 무관한 차례상이다. 우리집은 이렇게 차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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