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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22년 말, 폐전이 뼈전이 삶

표적항암제 인라이타 시력저하 백내장 1

by 힐링미소 웃자 2023. 5.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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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적항암제를 인라이타로 바꾼 후 시력이 나빠졌다. 동네병원에서는 백내장이 심한 정도라고 했다. 그게 항암제 때문이지, 나이가 들어감에 다른 자연스러운 현강인지는 모르겠다고 했다. 그러나 겁나는 말은 했다. 나빠지는 정도를 1-2-3-4단계로 나눌 수 있는데, 난 당장 백내장 수술이 필요한 4단계 아래인 3단계라고 했다. 엄청 놀랐다.

 

내가 쭉 다니고 있는 종합벼원 대신에 동네병원에 간 이유는 시간 때문이었다. 난 시력저하에 대한 문제를 주치의 교수께 말씀드렸고, 상의를 했다. 주치의께서는 연관성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그것 때문만이 아니라 불편하니 진료의뢰를 해주시겠노라 하셨다. 진료실을 나와 다음 진료일정을 정하면서 보니까, 협진요청을 해주셨다. 그런데 진료를 볼 수 있는 가장 가까운 시간이, 글쎄, 2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했다. 

 

 

 

지난해 말 다리뼈 절제 후 이식수술과 올 초 표적항암제 교체 후 여러 가지 일들이 겹치고 있다. 한편으로는 그게 우연의 일치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한편으로 그게 아니라 필연적일런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역시 했다. 종잡을 수 없는 게 세상이고, 두부를 자르듯 칼로 일도양단할 수 없는 게 세상사란 것쯤은 알 수 있는 나이다. 그러니 세상이 그리 단순한 건 아니란 생각이다. 이건 내가 한때 잠시 관심을 가졌던 철학공부와도 연관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그것도 사후적인 일일 것이다. 철학이 존재하고 세상이 존재할 일은 0 퍼센트에 가까운 일일테니 말이다. 

 

시력저하가 필연적일 수 있는 이유는 인라이타라는 항암제의 성격 때문이다. 이 약이 엄청 독할뿐더러 지금 내가 복용하고 있는 양이 맥시멈이기 때문이다. 인라이타는 내겐 표적항암제 2차 약이다. 1차약였던 보트리엔트도 독성이 강했지만 이 약은 더 쎄다는 게 주치의 교수님의 말씀이었다. 그런데 그걸 아침에 5mg, 저녁에 5mg으로 복용 중이다. 그러다 보니 각종 부작용이 존재한다는 말씀이다.

 

그중 하나가 피부 관련이었다. 내가 태어나 피부 관련 질환을 이렇게까지 경험해 본 적은 없었다.  머리도 감지 못할 정도로 발진, 뾰루지, 습진, 진물등이 날 괴롭혔다. 머리만 그런 게 아니라 상반신이 거의 다 그랬다. 피부부작용이 너무 심해서 항암피부 담당 교수님께선 약을 한 보따리 처방해 주셨다. 그중엔 항생제도 포함돼 있다. 거기에다가 값비싼 샴푸며 샤워로션도 있다. 또 다른 연고도 있고. 일부는 보험적용이지만 나머지는 비보험이다. 비보험이란 말은 비용이 만만찮다는 이음동의어다.

 

피부부작용으로 그렇게 고생했으니 시력저하가 온 것을 그 표적항암제에 혐의를 두는 건 장삼이사에 불과한 나에겐 자연스러운 일일 수 있다. 난 전문가가 아니다. 그저 전문환자다. 멀리 보는 건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가까이 보는 건 영 불편한 게 아녔다. 책을 읽을 수도, 폰을 보는 것도, 컴퓨터 화면을 보는 것도 어려웠다. 난 두 룾 하나라고 생각했다. 표적항암제 부작용과 노안.

 

 

 

 

 

그래서 우선 동내병원에 갔다. 그 병원은 아버지에 이어 2대째 동네 안과다. 돈 많이 벌었다는 말은 우리 동네 몇 바퀴를 돌았다. 그 병원을 이용해 보지 않았던 시기에 벌써 내 귀에도 들어왔었으니 말이다. 시역검사를 받았다. 이어사 안압검시도 받았다. 그리고 돈 더 들어갈 코스도 거쳤다. 신경검사, 백내장검사 등등...

 

 

마지막 코스는 안과 원장님을 뵙는 거였음은 물론이다. 모든 이벤트의 마지막엔 사화자의 크로징멘트지만 병원은 원장님을 만나는 일이다. 규모가 클수록 그렇디. 뭐, 예외야 있겠지만. 그 원장님 내게 말했다. 

 

"백내장입니다! 수술이 필요합니다."

"네?"

"혹, 독한 항암제 쨈...?"

"글쎄요... 그럴 수도, 안 그럴 수도요"
"그럼 제 눈이 어떤 상태인지요?"

"말씀드린 대로 백내장요?"

"그런데 수술 말씀을?"

"환자분은 좋은 거 1에서 나쁜 거 4까지를 생각해 보자면..."

"......"

"그중 3 정도입니다."

"그럼... 수술 말씀이...?"

"아! 지금은 아니고요. 어차피 언젠가는 수술받으셔야 한다는."

"아!"

"그 수술받으시면 안경도 필요 없으시고, 우리는 미국에서 가져오는 수정체로 합니다."

 

 

난 백내장이 뭔지가 먼저 궁금했다. 스마트 환자를 지향하는 난 의사 선생님들이 전문가라는 건 당연히 인정한다. 또 다른 환자들에 비해서 의사 선생님들의 도움을 훨씬 많이 봤고, 보고 있는 경우라서 더 많은 감사함과 존경심을 갖고 있다. 오죽하면 경영학을 전공 중인 딸이 의학전문대학원을 갔으면... 할까만...

 

그러나 동네 개원의들은 아마 이중적 위치라고 짐작해 본다. 하나는 희생적인 의료인, 다른 하나는 경영인. 따라서 과잉진료도 어느 정도는 존재하지 않을까 짐작해 본다. 그 많은 비싸게 보이는 의료장비들과, 병원공간임대료, 의료인력과 스태프들.... 내 친구 중 한 명이 치과를 개원할 때 나랑 밥 먹을 때마다 하소연했던 게 있다. 초기비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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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결론은?

 

동네병원

  • 백내장 중증
  • 수술 염두
  • 우선 백내장 예방약 아침과 저녁 점안
  • 인공눈물 수시로

나의 메인 병원

  • 현재 눈 상태, 표적항암제 영향 불명
  • 백내장 1~4 중 1 정도
  • 시신경 좋음
  • 나머지 특이사항 무
  • 노안 가능성 농후
  • 동네병원 약 계속 사용 가능
  • 추후 언제든 재진 신청 가능
  • 안경으로 애로점 해결 가능
  • 시력은 0.8~0.9
  • 현제 안경은 5m~10m 구간 맨눈보다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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