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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22년 말, 폐전이 뼈전이 삶

2023년 4기 진행성 전이암 13년째 마지막 정기검사 결과를 보며

by 힐링미소 웃자 2023. 11.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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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검사 결과에 대해서

일단 CT검사 결과는 좋다고.  양쪽 폐 속 기존의 20여 개 외 새로 생긴 건 없다고. 사이즈 커진 놈들도 없고.

내가,

"안 줄고 왜 숫자 그대로 있냐, 비관적이냐?"

교수님은 우선,  영상에 보이는 것들 중 어떤 것들은 흔적? 상처와 같은 것들이 있을 거라는. 완전 관해 되면 좋겠지만 흔한 일이 아니다. 전에 완전관해 경험 한 번 해보셨잖느냐? 라는 질문과 함께...

"이 정도면 아주 좋은 겁니다."

"사이즈도, 갯수도 다 그대로 인대 도요?"

"그럼요., 이 정도면...기간이나 종양의 크기, 개수 등... 최고입니다."

 

 

2015년에 했었던 완전관해 경험: 환호성 후 절망

그랬었다. 2015년에 완전관해를 경험했었다. 판단 근거는, 어느 영상검사에서도 아무런 암 덩어리가 보이질 않았다였다. 혈액검사도 완벽했었다. 

그런 일이 있기 전, 그러니까 2013년에 화학항암제를 첨으로 먹기 시작했었다. 그것도 최대량인 800mg으로. 그로부터 대략 2년이 지난 후 기대 제로였었던 일이 일어났던 것이다. 완전관해!

그리곤 뭐 항암제를 끊었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1년 후 다리뼈를 두 동강 내야만 했던 일이 일어났지만...

 

혈액검사 결과에 대해서

혈액검사도 다 좋고, 당도 없다고 했다. 여기 기준에 너무 좋은 84란다. 

그 말씀 듣고 당과 관련, 난 한 가지를 질문했다. 직전검사에서 내 혈액 속 당이 얼마나 많았길래, 정밀 검사를 처방하셨을까 하는.

항암 코디께서는 과거 검사에서, 아주 긴 간격으로, 딱 2번 정상치를 넘은 적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일과성이었다는 멘트를 하시면서, 그런데도 신경과 쪽 그 교수님께서 과잉하신 게 아녔을까라는 뉘앙스로...

그런데... 그쪽 교수님께서는, 내가 존경 많이 하는 분이시다. 그분께서는 내 당을 걱정하시면서, 거의 하루 종일 금식 후, 9시간 금식, 혈액검사를 받아보라는 처방을 내리셨다.

 

정밀 혈액검사? 사실 뭐 나쁠 것도 없다. 새로운 암의 맹아가 될 방사선검사도 아닌 마당에... 내 몸속 구석구석 흐르는 혈액에 대한 정밀 지도를 그리는 게 뭐가 나쁠까!

 

부작용과 항암제 시용에 대해여

사실 나 정도 단계에 있는 환우들의 경우, 반응률이 대략 20~30% 정도란다, 교수님의 말씀에. 난 1차약 10년에 내성...그리도 2차약을 쓰고 있는 중이다. 

그런 말씀과 함께 옆의 비서한테,

":이번이 8번째 사이클인가?"

"네."

"8번째인데... 이 정도면 좋습니다!"

 

 

항암제 부작용에 대한 나의 어필

난 부작용을 환기시켜 드렸다. 교수님께서는,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시면, 그레이드 2 정도 부작용입니다."

"그레이드 2요, 교수님?"

"네."

"그레이드란 게... 몇까지 있지요?"

"그레이드 4? 아니 엄밀하게는... 우리는 그레이드 5까지 봅니다."

"교수님, 그레이드란 게... 부작용과..?"

"3 정도면 양을 조절하거나 끊어야 할 수도 있지만... 2 정도니까..."

"2 정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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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하: 관리를 아주 잘한다며

"그 정도면, 관리를 잘하시니까."

"다, 교수님 덕분입니다."

"아닙니다. 아까 말씀드린 대로, 저는, 한 게 없습니다."

"무슨 말씀을... 다 교수님께서 리딩을 잘하신 덕분이지요."

"아니요! ㅇㅇㅇ님은 혼자 다 하시는 겁니다."

"하하..."

"다른 분들께서도 ㅇㅇㅇ님 처럼 하시면 다들 좋아지시고, 오래 생존하실 텐데요." 

 

정기검사 기간, 루틴 체크에 대하여: CT 검사 기간을 좀 길게 잡자는 나의 어필에 대하여

"교수님, 아주 외람된 질문입니다만... 해도 될런지요?"

"그럼요!"

"교수님, 6개월에 한 번씩 루틴 쳌 어떨까요?"

"그런 생각을 하시게 된 계기라도 있을실까요?"

"네. 그 폐 교수님, 아시지요?"

"그럼요."

"그 교수님 저를 더 보실 일이 없으신데도... 고맙게도, 너무도, 절 6개월마다 보셨더랬지요."

"네..."

"제 폐수술 인연으로... 어떻게 사는지 6개월마다 얼굴이나 보자시며요."

"아! 벌써 10년이 지났군요. 참..."

"네. 교수님."

 

방사선을 덜 쐬고 싶은 간절한 바람

"그 교수님께서 곧 그만두신다고 하시면서..."

내 말을 들으시던 교수님께서는 짐짓 놀라시는 표정으로 옆에 있던 비서를 돌아보셨다. 그리곤, 

"아, 그만 두시나?"

"글쎄요..."

그 비서도 첨 듣는 표정으로 짧게 응대했다.

"그런데 그 교수님께서, '앞으로는 날 못 보게 될 거야' 하시면서, '왜 그리 폐 사진을 자주 찍어?' 하시며 '6개월마다 봐도 될 텐데' 하시던데, 교수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실는지요?"

"아, 저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만..."

"혹시 양쪽 폐 속 종양덩어리들이 갑자기 커질까 해서 이신지요?"

"아니요! "

"그 교수님께서는, '폐에 대해서는 내가 더 잘 알지 않겠어?'라고도 하셨습니다."

"하하. 그러시겠지요. 그러나 그것 때문이 아닙니다."

"그럼?"

"3개월마다 종양반응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아! 안 그러면요, 교수님?"

"안 그러면, 건보에서... 지원이 끊길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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