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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들어 부쩍
내가 어제 뭘 했는지
기억이 나질 않는다.
아마 위내시경?
아냐! 그건 월요일이었던가?
아마 차 고치러?
아마 폐 CT 찍었던가?
폐 CT는 위내시경과 같은 날 찍었는데...
오늘도 아침에 뭘 했는지
기억이 맑지는 않다.
어렴풋하다.
그저 지금만 뚜렷하게 인지한다.
지금 뭐 하는지는 안다.
진단 후 하루도 일기를 안 쓴 적
손꼽을 정도다.
기록은 좋아졌는데...
기억은 나빠졌다.
포스팅할 때도 일기를 보고 쓴다.
이게 정상인지...
낼도 그렇다.
‘할 일’에 기록한다.
그러고는 시간이 지나면 생각이 나질 않아
다시 그 ‘할 일’을 본다.
내가 떠날 때도 그랬으면 좋겠다.
그렇게 과거도 생각 못 하고
미래도 생각 못 하고
이 순간과 함께...
그러니...
배고픈 지금 냉장고에서
제일 좋은 걸 꺼내서 먹자.
옷장에서
제일 아끼고 좋아하는 옷을
당장 입자.
보고 싶은 사람이 생각나면
낼이 아니고 지금 문자 한 통이라도 하자.
다음을 기약하지 말고.
지금 앞에 있는 사람에게
제일 예쁜 말을 하자.
제일 좋은 표정을 얼굴에 올리자.
오만가지 번뇌가 있어도
한 가지,
웃을 일만 붙잡자.
사랑하는 이에게 지금 ‘사랑해~’하자.
그리운 이에게 지금 ‘그리워~’ 하자.
지금 하자.
그리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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