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삶 57- 완전관해 판정, 암이 더 이상 안 보입니다_2015년 봄
세 사이클이 끝나기 7일 전, 난 다시 세트 검사를 했다. 흉부 CT, 복부 CT, PET-CT로 이루어진 세트였다. 전산화 단층촬영(CT:Computed Tomography) 기계 위에 누우며 난, "제발 이번엔 암 덩어리, 암세포가 싹 사라지기를!" 그렇게 기원했다. 내가 누워있는 받침대가 서서히 움직였다. "숨 들여 마시세요~, 숨 멈추세요~" 라는 지시가 몇 번 오고 갔다. 멈췄던 숨을 내쉬면서, "암세포들이여, 내 몸에서 다 빠져나가라~" 라고 혼자서 중얼거렸다. 그러면서 생각했다, "도대체 내가 몇 번이나 이 위에 누웠었던가!". "아마 내가 죽어도 이 몸뚱이는 썩지 않을 것이다, 방사선에 절여져서." 시간은 참 어떤 땐 거머리처럼 붙어 있어 안 가고, 어떤 땐 쏜살 같이 흘러버리기도 한다. ..
2021. 9. 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