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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13년 전원, 두 번째 수술, 폐 절제17

암삶 47-설명 간호사의 불길한 느낌과 이어지는 주치의의 정기검사 결과에 대한 경고(2013년, 어느 겨울날) “어서 오세요, xxx 씨” “안녕하세요, 선생님?” “지난주에 받으신 검사 결과 좀 볼까요? “예…….” ”피검사, 특이사항 없고요. 소변검사, 특별한 일 없고요. 심전도 검사, 좋네요.” “다 좋네요, 하하” 해도 많이 짧아지는 늦겨울과 초겨울이 만나는 계절은 마치 냉온탕 같아서, 아니면 민물과 썰물이 만나는 그 어디쯤... 그런 기분이라서 심리적으로도 많이 위축되는 시간들이다. 난 설명간호사 선생님의 말씀에 기울이며... 무언가 자꾸 느낌이 싸해져만 가는 것 같았다. “하지만,” “하지만 뭐요?” “폐에 있는 암 덩어리들, 수술로 제거가 안 되는 그것들요. 좀 변화가 있어요.” “어떤?” “그건 제가 말씀드릴 수가 없어요. 그건 교수님한테서 들으셔야 해요.” “예? 예. 참 그렇지요.” 두 번째 병.. 2021. 9. 25.
암삶 46-암 표적치료 부작용 리스트_ 폐경촉진, 인지장애, 과잉행동, 분노, 좌절 등 심리적, 생리적 부작용(2013) “선생님, 그런데 모든 종류의 항암제가 다 부작용을 가져오나요?” “모든 종류의 항암제요?” “예.” ​ “암 치료법에는 4가지가 있어요. 수술, 항암 화학 요법, 표적 항암 치료법, 면역 항암 치료법으로 나뉘어요. 물론 민간요법같이 우리 병원에서는 안 쓰는 방법 등도 있겠지요?” “예.” “수술을 제외한 치료법에서는 화학물질이 사용돼요.” “그렇군요.” “그러므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다 부작용이 있지요.” ​ “여성들에게는, 물론 xxx 씨는 여성이 아니시지만, 월경주기에 영향을 미칩니다. 그래서 일과성 전신열감을 유발해서 폐경기를 촉진하지요.” “심각하군요.” ​ “이제 항암제의 주요한 부작용은 두 가지 정도가 남네요.” “휴, 다행이다!” “제가 말씀드린 대로 ‘주요한’ 부작용이 그렇다는 거예요... 2021. 9. 25.
암삶 45-양날의 검-항암제 부작용들(2013년) 항암제는, 종류를 불문하고, 그 약효와는 별개의 문제가 발생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제는 거의 상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부작용’이라는 문제다. 사실, 약국에서 처방전 없이도 살 수 있는 감기약이나, 소화제, 또는 그 외 어떤 약이 됐던, 돋보기를 써야만 보일듯한 글자들이 있다. 깨알같이 쓰여 있는 그런 문장들은 대부분이 부작용에 대한 것들이다. 그런 약들도 그토록 많은 부작용을 명시하고 있는데, 인류가 만들어내는 약 중, 그 어느 것들과도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독하다는 항암제는 부작용이 얼마나 심각할까! 그 엄청난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왜 항암제를 쓸까? 그건 아마 무자비하고 잔인한 암을 어느 정도까지는 통제하는 게 가능하다고 하니까 사용할 것이다. ‘마이너스보다는 플러스가 조금이라도 많다’ 면 안 .. 2021. 9. 25.
암삶 44-항암제에 대한 망설임과 항암제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2013) “여러 번 전화했었습니다.” “예….” “생각은 해보셨어요?” “예….” “어떻게 하실 생각이세요?” “선생님, 무엇이 좋은지 아직도 잘 모르겠어요.” “이해합니다.” 김 선생님은 여린 음성으로 말을 이어갔다. 이분은 항암제 임상전문가다. 내가 이 분을 알게 된 건 나에겐 행운이었다. 내가 이 병원으로 옮긴 후, 여러 선생님을 만나 인연을 이어오고 있는데, 그중 한 분이신 이 김 선생님은 내가 항암제에 대한 두려움으로, 정확히는 항암제 복용에 따르는 부작용에 대한 두려움으로, 여러 날 많은 고민을 할 때, 내가 결단을 내리는데 길잡이가 되신 분이다. “우선 빨리 한 번 오시지요?” “그럴게요. 그런데… 다음 진료 때 뵈면 안 될까요?” “xxx 씨, 두 달이나 더 기다려야 하잖아요?” 이분은 나를 부를 .. 2021. 9. 25.
암삶 43-중환자실을 나와 회복기 그리고 어느 갑부의 3개 월 후 죽음과 그 후 가난한 나의 8년_폐 전이 폐암 수술 8(2013) "좀 어떠세요?" "안녕하세요, 교수님?" "참을 만하시고?" "하하하, 예" "수술은 잘 됐어요." "예, 고맙습니다, 교수님." "수술은, xxx 교수가 말한 대로는 안 되었어요. 그렇게 할 수가 없었어요." "왜요?" "암 덩어리들이 겉에 있었으면, 그럴 수도 있었을 텐데, 폐 깊숙이 들어있었어." "그럼?" "오른쪽 폐 3 엽을 잘라냈어." "그 암 덩어리들이 어떻던가요, 교수님?" "큰 것들 세 개가 있었는데, 큰 게 한 3cm 가까이, 나머지 큰 2개는 한 2cm 정도였는데, 자잘한 것들도 있었고." "으음, 예……." "앞으로 회복 잘하시고, 그러세요." "예. 수고하셨습니다, 감사드리고요." "그럼, 뭐 필요한 거 있으면 말씀하시고, " "그런데, 교수님! 남은 자잘한 것들은 어떻게 해야 .. 2021. 9. 24.
암삶 42-폐전이 폐암 수술 7_수술 후 회복실 느낌 그리고 생사가 교차하는 중환자실에서 보낸 며칠(2013) 어렴풋이 정신이 돌아오기 시작했다. 내 몸은 바퀴가 달린 침대 위에 눕혀있었다. 그런 채로 어디론가로 이동한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천장의 모습이 서서히 드러나기 시작했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창문이며, 벽이며 내부의 모습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우선 내가 마취에서 깨어나지 못하는 최악의 상황을 피해서 다시 깨어나고 있다는 사실에 먼저 안도했다. 내 몸이 눕힌 채 굴러가던 이동침대 옆에 생각지도 못했던 누군가가 어렴풋이 보였다. 누구일까?...... 올 사람이 누굴까? 정상적이라면 마취가 풀리는 건 시간의 흐름에 정비례한다. 이동침대가 더 굴러갈수록 정신은 돌아온다. 시야도 더 또렷해진다. 익숙한 냄새는 그 존재를 짐작케 했다. 뜻밖에도 아버지가 계셨다. 집을 나오셔서 택시를 타셨던지, 아니면 버.. 2021. 9. 24.
암삶 41- 폐전이 폐암 수술 6_수술날 새벽 찬 공기 속 수술실 앞 대기실 풍경과 눈물이 가린 시야(2013년) 수술 날 이른 아침, 밖은 아직 어둠이 가시지 않은 채 새로운 빛이 밀려오고 있었다. 유리창 너머로 새순이 돋아오는 나무들이며, 봉우리를 막 터트릴 것 같은 꽃들이, 내 안 가득히 스며들 것 같은 봄날이었다. 성질 급한 목련은 이미 그 꽃들을 거의 다 떨어뜨리고 있었고. 오늘 수술은 어떻게 진행될 것인지 상상해봤다. 비뇨기과 교수님은 수술이 결정된 어느 날 내게 말했었다. “큰 암 덩어리들만 똑 떼어달라고 코멘트를 남겼습니다.” 어젯밤 뵈었던 수술 집도의 선생님은 말씀하셨다. “폐란 거 막 그렇게 헤집고, 떼어내고 그러는 게 아닌데!” 그런 말들을 떠올리며, 내가 할 수 있는 것들은 뭘까 생각해봤다. 없었다! 그냥 수술대 위에 누워있는 것 이외의 어느 것도 내가 할 수 있는 게 없다는 걸 새삼 깨닫는 것.. 2021. 9.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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