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삶/창작101 병원 속 불치병 입원하다보면 수술로 잘려나간떼어져 나간 다리뼈 폐 한 웅큼 그것들이 사라지면서 남긴 통증 그보다 더 서글픈 건 갇힘 고립된 어디 또는 유폐된 듯한 어딘가에 덩그러니 우두커니 앉아 누를 수 없는 통증은 마음통증재잘대거나 소리지르거나 자정인지 모르게 틀어져 떠드는 티브이 소리마저 그리운 건 옆자리 떠들던 환우마저 퇴원한 날침상 위 덩그러니 남겨진 혼자라는 것 새벽 해 뜨기 전 한 번해 뜬 후 한 번 휴게실에 나가도 없다 아무도 없다 일층출근하는 직원들을 본다 나도 저럴 때가 있었지 마음만 출근한다 2025. 8. 21. 때론 나만을 위해서 말고 내가 이 아침 맞이하며 속삭인다 사랑 담긴 눈빛이 아니라면 쳐다보지 말고 친절함 올린 혀가 아니라면 입밖에 내놓지 말자 두 팔이 있어 모두 날 위해 뻗질 말고 한 손은 나 자신을 위해 다른 손은 옆에 머무는 이의 소용을 위해 뻗어보자 세상 속 두 발로 걸을 수 있다 손 치더라도 함께 갈 길이라면 한 발은 나에 맞춰 다른 발은 동행자에 맞춰보자고 2025. 8. 1. 어둠 속 사랑의 빛 칠흑의 밤하늘에 작은 구멍을 뚫어 어둠을 밝히는 너, 달아 달아 네 빛으로 하여 님의 눈이 빛나는구나 비로소 사랑이 빛나는구나 2024. 2. 1. 정자나무 위에 걸릴 지나는 길 정자나무 아래 눕습니다 바람이 일어 누웠던 잎들을 깨웁니다 그간의 일들을 묻습니다 스쳐간 이들과 쉬어간 이들 떠나간 이들 그들의 숨결을 전합니다 그들의 모든 속삭임을 내게 이릅니다 그중 앰뷸런스에 실려간 엄마를 봤답니다 파랗게 질린 아버지의 거친 숨결에 오래된 잎들이 떨어졌다고 이릅니다 곧 또 다른 상여가 지나고 수의에 갇힌 몸 동구 밖 떠날 때 미련에 묶인 혼 저 위 나뭇가지에 걸리리라 속삭입니다 그건 묻지 않은 얘깁니다 2023. 10. 22. 시기와 질투는 가까운 곳에서 시기와 질투는 가까운 곳에서 나온다. 동기 간, 친구 간, 부부 간에서 나온다 가까운 사이 척지지 않게 살아야 한다 험한 말 말고, 탓하거나 욕하지 말자 2022. 12. 8. 파도에 쓸려간 자국처럼 너와 내가 잠깐 모래사장 위에 같이 앉아 있었나 한단다 되돌아보니 파도에 씻겨간 그 모래 마냥 너와 내가 앉았던 그 자리는 흔적도 없구나 아침저녁 쌀쌀한 날 한낮 열기 피어올라 솜털 뭉게구름 파아란 하늘에 날릴 때 무릎베개 간지러운 네 느낌 어느덧 불어온 세월의 바람에 이젠 빈 하늘만 보이는구나 네가 어디에 간들 내가 어디에 간들 같은 하늘이겠지 하다가도 이게 꿈인지 생시인지 얼굴도 감싸 보며 불어오는 바람이 건드리는 게 내 살갗인지 한단다 우리 떨어짐이 잠깐이겠지 한단다 내게 종교가 있어 천당이니 극락이니 천국이니 할 바는 못된다만 육체는 떠나도 영혼은 머무르는 것 믿기에 내가 먼저 가더라도 내 영혼은 늘 네 곁에 머무리란 걸 믿을진대 2022. 9. 18. 사람을 붙잡는 방법 지역봉사활동을 하다 보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또 숫자만큼이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우선 나이가 다르다. 생김새가 다른 건 말할 필요도 없다. 고향 또는 태어난 곳도 다르다. 교육적인 배경도 다르다. 경제적인 배경도 다르다. 그러나 그런 것들은 너무도 당연한 것들이어서 특별한 건 못된다. 그러나 심리적인 것은 다르다. 지역공동체 봉사활동에 참여한다는 건 내 생각에 이타적 DNA가 이기적 DNA보다 많다는 걸 나타낸다. 내 주관적인 판단에 그렇다는 것이다. 나 혼자 잘 먹고 잘 살면 그만일 일이다. 그러나 어떤 이들은 자기가 속한 지역사회가 어떤 의미에서든 발전하면 그 안의 한 명인 자기에게도 좋은 일이란 걸 인식하는 듯하다. 그런 인식의 당연한 귀결은 공동체를 위한 봉사의 필요성을 느낀다.. 2022. 8. 28. 이전 1 2 3 4 ··· 15 다음 728x90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