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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16년, 육종성 변이, 세 번째 수술, 다리뼈 절단18

암삶73 절단 후 냉동뼈 이식, 티타늄 금속과 사람의 뼈를 결합 다리뼈 이식 방법 *업데이트 “안녕하세요?” “안녕하세요? 교수님” 다음날 어김없이 정형외과 교수님의 회진이 이뤄졌다. 그분은 나의 기분을 물어봤고, 특별하게 불편한 곳은 없는지 물어봤다. 난 기분은 좋다고 말했다. “기분은 좋지만, 교수님,” “......” “일단 제가 다리를 들거나 움직일 수 없습니다.” “그래요? 너무 당연한 일이지요.” “예?” “이 환자분, 너무 낙천적이시네...” “자, 정확하게 말씀드릴게요.” 그는 팔짱을 꼈다. 그리고는 수술한 쪽 다리를 한동안 쳐다봤다. 다시 내 눈을 봤다. 눈을 두세 번 깜박였다. 동시에 콧등 중간께까지 흘러내리던 안경을 추슬렀다. 연이어 기침을 한 두어 번 했다. “제가 엊그제도 말씀드렸다시피, 환자분의 넓적다리뼈를 대략 10여 센티를 잘라냈습니다.” “......” .. 2022. 8. 31.
[암삶 75] 다발성 폐 전이암 볼륨 확대, 붙지 않는 이식 뼈 2016년 가을, 다리뼈 이식 수술과 그에 따른 충분한 회복기간에 대한 필요성 때문에, 중단됐던 항암제를 어떻게 할 것인가를 놓고 두 교수님 사이에 이견이 노출됐다. 그것의 시작은 폐 속 암 덩어리들의 상태 변화였다. 뼈 이식 수술과 회복 기간을 이유로 미뤄졌던 다발성 폐 전이암에 대한 CT 검사가 이루어졌다. 결과는 예상대로 암 덩어리들이 다시 커지고 있었고, 개수도 늘었다는 것이었다. 그 사실로부터 딜레마는 시작되었다. 딜레마의 출발점은 ‘항암제를 즉시 다시 시작해야만 하느냐?’였다. 정형외과 교수님은 반대의견을 갖고 계셨다. 만약 폐에 있는 암의 확산 정도가 상대적으로 심각한 정도가 아니라면 항암제 중지(=휴약)를 지속해야 한다고 주장하셨다. 이식된 뼈가 원래의 뼈와 붙어야 다리를 쓸 수 있는데, .. 2021. 10. 3.
[암삶 74] 찌는 한여름 퇴원 그리고 몇 달째 고정된 다리 한 쪽(2016) 2016년의 여름도 어느덧 정점을 향해 갔다. 찌는 열기와 무더위는 온몸에 있는 수분을 한 방울도 남김없이 짜내는 듯했다. 하지만 난 한쪽 다리에 깁스를 한 채로 계속 누워있어야만 했었다. 정형외과 교수님의 처방이었다. 특히 깁스한 다리가 가려울 때는 정말…. 그런 서러움이 따로 없었다. 긁고는 싶은데, 손으로 피부를 만질 수 없는, 그저 딱딱한 석고뿐! 매미소리가 한 번 울 때마다 나도 울고 싶어졌다. 집에 오기 전, 병원에서 3주가량을 머물렀었다. 조금 더 있다 퇴원하라는 담당 교수님과 가족들의 권유를 뿌리쳤었다. 오래도록 있고 싶을 정도로, 의료진들은 따스했고, 친절했다. 재중 동포 간병인님도 참으로 친절하셨고, 배려심이 뼛속까지 배어있는 분 같았다. 그분께서도, “좀 더 있다가 가시는 게 회복에 .. 2021. 10. 3.
[암삶 72] 막강 마약성 진통제가 뺏어간 다리뼈 절단 통증(2016) 마취약의 흔적이 사라지면서 통증이 다가왔다. 하지만 참을 만한 통증이었다. 그래서 누워있으면, 눈곱만 한 약을 먹고, 별거 아닌 통증인 듯했다. 하지만 여러 약 중에서 그 눈곱만 한 게 궁금했다. 그래서 물었다, 간혹 찾아오곤 했던 간호사께. “그거요? 마약성 진통제예요.” “마약성요?” “예. 마약성요.” “그럼 혹시 중독성요? 평생 먹어야 하나요?” “무슨요!” “어감이 안 좋아요.” “뭐가요? “ “마약! 요.” “왜요?” “왠지 범죄, 중독…. 그런 음습한 이미지가...” “환자분, 상상력도 참...” “......” “끝에 ‘약’이 있잖아요? 그럼 약이지요.” “......” “그분들이 하는 걸 마약이라고 하시면 안 됩니다.” “그럼?” “각각 부르는 이름이 따로 있지요. 그리고 그런 것들을 의.. 2021. 10. 3.
[알삶 71] 다리뼈 절단 후 냉동실 같았던 회복실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다리(2016) 유난히 추웠다. 얼마나 바들바들 떨었었는지 모르겠다. “선-생-님, 왜…. 이-렇-게 춥지요?” “아! 깨어나시는군요. 많이 추우세요?” “예. 너-무 추워…. 요. 꼭 냉동실 속에 있기라는 하는 듯이…. 요.” “예상되네요. 입술도 파랗고…. 말씀도 잘 못 하세요. 지금” “그렇지요, 선생님? 온몸이 바들바들…. 너무 추워요.” “... 수술은…. 수술은 잘 됐어요.” 콩팥 하나를 들어내야 했었던 첫 번째 수술에서 깨어날 때도 그토록 춥지는 않았었다. 등뼈 쪽에 붙어 있다며, 배를 크게 열고 수술했다 했었다. 창자를 휘저어놨다고도 했었다. “뱃속을 너무 휘저어놔서….” 라고 말하며, 의사 선생님 한 분께서 복도를 지나며 말씀하셨었다. 그래서였는지 그저 배며 등가죽이며 온 삭신이 당기고 아플 뿐 춥다고는.. 2021. 10. 3.
[암삶 70]다리뼈 절단 예고(2016) 입원 후 며칠간 수술 준비 차원에서 많은 검사가 이루어졌다. 그중에서 내게 제일 곤혹스러웠던 것은 조영제를 사용한 검사들이었다. 난 조영제에 대한 부작용이 이미 ‘심각한 중증’으로 분류되고 있었다. 그런데도 조영제가 있어야 하는 검사는 강행되었다. 나의 부탁에 대한 의료진의 대답은 아주 간단명료했다. “필요한 정보를 얻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검사들이며, 그 검사 내용은 정밀하게 이뤄져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조영제 없는 MRI, CT, PET-CT를 상상이나 할 수”있었겠냐? 였다. 난 100% 그분들의 말에 동의했다. 합리적인 설명이지 않은가! 단지 난 그 부작용이 두려웠을 뿐이었다. 어쨌든 나의 팔에는 조영제 주사용 큰 바늘이 꽂혔다. 다음날 이뤄지는 검사과정에서 어김없이 나타난 부작용은 예상을 벗.. 2021. 10. 3.
[암삶 69] 골전이 육종암_고주파열치료_급속동결치료_절제수술 등 육종성 변이와 치료방법 병실로 돌아오니.... “안녕하세요? xxx님 이시지요?” 거기에서 의사 가운 속의 어느 젊은 여자가 날 보며 인사했다. 그의 옆에는 또 다른 사람이 있었는데, 수술복을 입은 젊은 남자였다. “아, 예! 안녕하세요?” “계실 거로 생각해서 왔는데... 정형외과에 다녀오시는 길이신가요?” 그 여자 의사분이 가녀린 목소리로 다시 물었다. 난 간단한 대답과 함께 옆에 계셨던 분들이 안 보이시는 게 궁금했다. “예. 그런데 옆에 분들 안 계시네요?” 옆의 병상은 비어있었고, 텔레비전도 꺼져있었다. “아, 그분 수술받으시러 들어가셨다는군요.” 라고, 젊은 남자 선생님이 말했다. 빈자리! 난 그분이 무사히 수술을 받으시고 다시 돌아와 TV라도 크게 틀어놓고, 설령 보시진 않더라도, 내 옆 침.. 2021. 10.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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