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를 오랜 기간 해오고 있다, 상대적으로. 진단 후부터 시작했으니 14년째다. 크게 벌지는 않았다. 그렇다고 크게 잃지도 않았다, 얼마 동안은. 그러나 결론적으로 리스크가 너무 크다.
주식의 시작은 암 진단금 수령 후부터였다. 또 다른 계기는 생업을 접은 거였다. 당시 난 바이오시밀러에 투자했다. 내가 진단받은 암종에 관련된 회사였다. 3만 원대에 샀다. 무증에 무증을 거듭했던 그 회사. 그 무증까지 하면 상당한 주식을 소유했었다. 그게 30만 원대 후반까지 올랐었다. 아마 그때까지 보유했다면 상당한 액수의 돈이 됐을 것이다. 내겐 어마어마한 액수의....
주식을 시작한 또 다른 이유는 생업을 중단했던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큰 실책이었다. 생업을 계속했어야 했다. 당시엔 이렇게까지 오래 살 거란 생각은 전혀 못했다. 몇 년 있다가 세상을 하직할 거로 예상했었다. 두 번째 병원의 교수님께서 그런 암시를 많이도 하셨다. 내게 처방해 줄 만한 약도 없다며 약도 안 줬다. 그분의 진단에 호응이라도 하는 듯이 암이 커지고, 퍼지고 있었다. 그러니......
내가 한 해 한 해 더 살면서 난 암 진단받은 분들께 생업을 멈추지 말라고 조언한다. 물론 그분들께서 내게 먼저 물어보시는 경우에만 말이다. 암 진단 후 인생, 미래가 불확실하다는 것인데, 두 가지 의미다. 급성으로 생명이 곧 사그라질 수도, 운이 좋아 약이 몸과 맞아서 효과가 나는 경우 말이다.
좀 더 일반적인 경향도 있다. 갈수럭 치료 방법이 늘어나고 있다는 거다. 그뿐만 아니라 약도 발달하고 있다. 물론 의지가 중요한 건 말할 것도 없다. 이를테면 암 진단 전과 후가 180도 달라져야 한다는 것. 그럴 겨우 장기 생존의 가능성은 더 커질 것이다.
술을 마셨다면 짝 끊어버리기, 흡연했다면 흡연을 당장 멈추기, 가공식품을 즐겨했다면 끊거나 줄이기, 과일이나 야채를 멀리했었다면 가가이 하기, 성미 급했었다면 느긋하게, 잘 안 웃었다면 되도록 많이 웃기 등등과 같은. 난 최소한 그랬다.
생업은 그렇다치고, 투자는 어떨까? 특히 나와 같은 스캘퍼 수준의 투자는 어떨까? 이제와 생각하면 리스크가 너무 크다. 인생사 리스크 천지지만 그 리스크가 '크'다는 건 차원이 좀 다른 얘기다. 리스크란 영어는 불확실성을 나타낸다고 한다. 위험성이 아니도! 주식투자가 위험한 건 아니다. 단지 불확실할 뿐이다.
크게 벌 수도, 크게 잃을 수도 있다. 주식투자 13년을 뒤돌아 보면 주식에서 돈 벌려면 우선 종목에 앞서 섹터다. 과거의 산업이 아니고 현재와 미래 사업이다. 그러니까 섹터는 미래 먹거리다. 그 섹터 중에서 종목을 달 선택해야 한다. 그러려면 공부 많이 해야 한다. 역사와 경제, 과학과 심리 등 관련된 분야 독서도 엄청해야 하고. 결국 주식투자는 방법에 따라 스트레스 원천이 될 수도 있다.
4기 암, 진행성 전이암에 더해 재정적인 불확실성은 명을 재촉하기 딱이다. 그러니 4기 암 환자의 주식투자는 원하던 바와 정반대로 갈 수도 있다. 각별히 조심할 일이다. 난 암 진단금에 더해 연금성 저축도 헐어버리는 실책을 범했는데 하수임을 증명하는 일이 돼버렸다.
계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말라는 건 어쩌면 진리다. 돈은 적든 많든 포트폴리오를 고르게 잘 짜야할 일이란 걸 배웠다. 건드리면 안 되는 현금, 연금성 상품, 금, 블록체인... 등과 같이 분산해야 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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