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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2011년 암 진단, 4기, 전원, 첫 번째 수술, 좌절24

암삶 12 폐전이 진단, 신장절제수술 1- 대기자 명단에(2011년) “안녕하세요? 예약증이나 병원 카드 있으세요?” “안녕하세요... 아니요.” “그럼 생년월일이?” 간호사는 그의 생년월일을 묻고는 시선을 컴퓨터로 옮겼다. “없는데요.” “….” “예약하시고 오셔야 하는데….” “….” “안 그러시면 진료받지 못하세요.” 난 Y 병원 접수대에서 간호사와 대화를 하면서도 이건 좀 억지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하지만 예의고 염치고...뭐 그런 것 들을 따질 형편이 아니었다.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였다. 만약 C병원의 진단이 맞다면? 내가 시간을 끄는 건 거의 자살행위였다. 암세포는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 게 아니라 했다. 가하급수라 했다. 암덩어리는 구의 형태이며 3차원적이라고 했다. 그러면 제곱이 아니고 세제곱이 아닌가! 시간의 흐름에 비례하는 정도가 아니라..... 2021. 8. 12.
암삶 11(2011년)-폐전이 진단, 다급한 부탁, 전원 의뢰서 다음날 아침, 나는 일찍 C 병원에 도착했다. 우선 간호사께 사정을 말했다. “전원은 가능하십니다." “아이고, 고맙습니다.” “대신에 전원 의뢰서는 안됩니다.” “예?” “그건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 “더군다나 저희 교수님께 그걸 부탁한 환자분을 제가 본 적이 없습니다.” “… 그래요? …” “예. 그래서 이게 가능한 건지 조차 모르겠습니다.” “원칙은요?” “원칙요?” “예. 원칙! 환자가 그럴 필요성을 느꼈고, 합리적인 이유가 있고, 절실하게 부탁드릴 경우요.’” “어떤…?” “우선 저는, 도저히 믿어지지가 않습니다.” “환자분! 안 믿어져요? CT 검사에, 초음파 검사에... 하시지 않았어요?” “했지요. 다른 데서 확인해보고 싶어요.” "그런 검사 후 결과를 안 보셨거나.. 2021. 8. 9.
암삶 10-폐전이 진단, 절망마저 사치가 되는(2011) 그때 문득 어렸을 때 기억이 났다. 변함없이 그리운 고향은 예나 지금이나 아주 시골이다. 아주 한참을 걸어가야 오일장이, 지금은 사라지고 없지만, 서는 곳까지 갈 수 있었다. 아마 내가 11살쯤 됐을 때, 할머니 따라 시장에 갔었는데, 당시의 그런 5일장은 오늘날로 말하면 사람들로 가득 찬 큰 시장 내지는 대형 쇼핑몰쯤 될 거 같다, 소변이 마려워 화장실에 갔다 오니 할머니가 안 보이셨다. 할머니를 찾아 헤맺지만 보이지 않으셨다. 그건 할머니 잘못이 아니었다. 내가 할머니가 기다리셨던 곳의 반대 방향으로 나왔던 거였다. 주변엔 어마어마한 인파들만 가득했고, 할머니는 보이지 않았다. 이리저리 헤매다가 간신히 동네 어른 따라 집에 왔었는데, 절망 끝에 귀가한 후라서 지치고 어지러워 자고 싶었지만, 놀라고 무.. 2021. 8. 6.
암삶 9-암 폐전이 진단, 타 병원 확인진료 예약(2011) 나는 너무도 힘들었지만, 한 번만 더, 한 군데만 더, 전화를 해보고 잠을 푹 자고 싶었다. “잠이나 잘 수 있으려나!” 혼잣말이 저절로 나왔다. 정신도 없고 피곤하고... 어디든 쓰러지고 싶은 기분이었음에도... 몇 군데 더 생각나는 병원이 있었다. 하지만 한 번 거절당하면 힘이 빠지기 마련이다. 사람일이 다 그런 게 아니겠는가! 어쨌든 전화를 하고 무슨 대책을 세워야 할 사람은 딴 사람이 아닌 '나'여야 했다. 내 몸이고, 내 삶이니. 나는 머뭇머뭇 마지막 병원으로 전화를 했다. 몇 번의 거절을 당한 후라 자신이 없었지만... 그걸 따질 형편이 아니었다. 어쨌든... “Y 병원입니다” “예. 제가 진료 예약을 하고 싶은데요.” “등록환자 신가요?” “아니요.” “무슨 증상으로 어느 과를 원하시나요?”.. 2021. 6.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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