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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오래된 친구 오래된 커피: 아인슈페너 커피, 샤브샤브, 설 차례상 시장보기

by 힐링미소 웃자 2023. 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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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특히 오래된 친구와 관련된 말

1. "Wanting to be friends is fast work, but friendship is a slow maturing fruit."
친구가 되고 싶은 건 쉬운 일이지만, 우정이란 천천히 익는 과일과도 같다.

2. "A friend in a storm is worth more than a thousand friends in the sun."
폭풍우 속에서 함께 있는 한 명의 친구는 햇빛 아래 함께하는 1,000명의 친구보다 더 귀하다.

3. 포의지교: 베옷을 입었을 때 사귄 친구. 출세하기 전에 사귄 친구
4. 십년지기: 오래전부터 사귄 친구라서 나를 잘 아는 친구


오늘은 친구와 만나서 7시간을 같이 했다. 위 사진 속 친구는 나와 30년 동안 친구로 보낸 사이다. 서양 속담에 위스키와 친구는 오래될수록 좋다고 한다는데, 내겐 그 이상이다. 그가 20초 초반 때, 난 20대 중반을 막 넘기고 만난 친구다. 둘 다 별볼 일 없을 때 만났으니 무슨 이해관계나 이해타산이 있을 리 만무다.

우선 점심때 만났다. 잠시 이야기꽃을 피우다가 점심을 함께 했다. 점심을 먹은 후 커피를 마셨다.


카페에서 별의별 얘기를 다했다. 살아가는 얘기, 가족, 식구, 친구들 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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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페에서는 Einspänner coffee를 마셨다. 그런데 이 집은 블랙 아인슈패너와 화이트 아인슈패너가 있었다. 블랙 아인슈페너는 아메리카노가 베이스라고 했다. 난 아메리카노를 좋아하니 이걸로 시켰다. 가격은 사악했다. 5,500원! 그러나 이 집에서 파는 아인슈페너는 진짜 아인슈페너가 아니었다는 사실!

이 아인슈페너의 딴 이름은 Viennese Coffee라고 한다. 우리말로 하면 비엔나 커피쯤 되겠다. 이 커피는 카푸치너 커피(Kapuziner coffee)와는 다르다고 한다. 이 카푸치너 커피가 나중에 카푸치노 커피가 됐다고 한다. 대략 1700년대에 오스트리아의 비엔나(빈) 커피 하우스에서 시작됐다고 한다.

이 카푸치너 커피는 에스프레소를 먼저 따르고, 크림이나 휘핑크림을 에스프레소를 가두듯이 그 위에 얹는 것이라면, 이 아인슈페너는 뜨거운 커피 위에 두껍게 크림을 얹어서 커피가 식는 걸 막기 의해서 고안한 커피라고 한다.

이 커피의 다른 이름, 비엔나 커피, 에서 유추할 수 있겠지만, 이 커피는 오스트리아에서 생긴 것이라고 한다. 오스트리아 빈의 자갈 깔린 도로 위를 달리던 마부들이 즐겨 마시던 커피라고 한다. 이 커피는 뜨거운 커피 위에 두꺼운 크림을 얹은 거라서 커피잔을 손에 들면 여전히 그 뜨거운 온기가 손에 전해져서 차가운 날씨 속 마차를 운전했던 마부들의 차가운 손을 녹일 수 있었고, 달리면서도 여전히 식지 않은 따뜻한 커피를 즐길 수 있었다고 한다. 나름 그림이 그려진다.


오랜 친구와 오래된 역사를 가진 커피를 마시는 건 내겐 특별한 즐거움이었다. 하지만 그 친구는 라떼를 시켰다. 음~ 안 통했었나? ㅎㅎ

 

 


그리고는 저녁을 함께했다.

 

메뉴는 샤브샤브였다. 신선한 야채에 호주산 소고기란다. 그 친구가 그 동네에 살 때 즐겨 갔었던 곳이라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나니 더 기뻤다. 샤브샤브를 맛있게 먹고는 같이 장을 봤다. 장이라고 해봤자... 곶감 한 팩, 유기농 바나나 한 팩이 전부였다. 이번 차례상에 올린 것들이다. 이 친구가 그게 차례상 올릴 것들의 다냐고 물었다.

난 그렇다고 했다. 난 이번 차례상에 올릴 걸 최소화하기로 했다. 내 할아버지와 할머니가 좋아하셨던 음식들이다.

1. 소고기떡국
2. 사과, 배, 곶감, 귤, 바나나
3. 소고기산적
4. 생선 한 종류 한 마리
5. 수정과, 식혜


먼저 집에 들어가라고 했더니 목발을 짚고 어떻게 시장을 보느냐며 한사코 같이 장을 보자고 하니 어쩔 수 없었다. 물론 맘 속으로야 무한 감사였지만. 고맙고도 즐거웠던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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