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레이로 암을 찾아낼 수 있다. 원발암은 물론 전이암도 찾아낼 수 있다. 난 엑스레이를 우습게 알았었다. 암에 관련한 뭔가 전문적이고 자세한 검사를 위해서는 CT, mri가 필수라 생각했었다. 그러나 그건 내가 뭘 몰랐던 탓이었다.
초음파 검사, 엑스레이, CT, PET-CT, mri 등이 암 환자인 내가 흔히 접하는 영상검사의 종류다. 이들 중 암과 관련해서는 ct, mri 말고는 찍어봤자 뭐하냐였다. 한마디로 엑스레이를 무시했었다.
그러나 2016년에 그 생각이 확 바뀌었다. 엑스레이로 암을 발견했다. 그것도 전이암을 발견했다. 당시 엑스레이 검사 전 pet-ct검사를 했었다. 그러나 두 가지 치명적 오류가 있었다.
첫째가 검사범위였다. pet-ct는 일반적으로 골반 밑까지가 검사범위라 한다. 그걸 안 건 최근이다. 그냥 아는 것에서 멈춘 게 아니라 그 이유까지 자세히 알게 됐다.
의사의 특별한 처방이 없는 한, 허벅지 중간까지만 pet-ct 검사 범위에 넣는 이유 중 하나는 방사선으로부터 다리 아랫부분을 보호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게 무슨 뜻일까? 근육과 허벅지 뼛속 골수를 되도록이면 방사선 피폭에 노출시키지 않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래서 그토록 많이 했었던 정기적인 pet-ct검사에서 허벅지뼈 속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던 거대한 전이암 덩어리를 발견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 검사범위로 육종성 변이를 일으켰던 신장암-원발암-이 저 멀리 다리뼈 속 골수를 거의 대부분 파먹고 있었는지를 어떻게 알 수 있었겠는가?
그런 줄도 모르고 완전관해 상태니까 더 열심히 운동을 하기 시작했다. 항암제애 찌든 몸을 빨리 추슬러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그 운동들 중 하나가 요가였다. 비싼 돈을 들여 초-중-고급과정 비디오 애플리케이션을 구입해서 태블릿에 깔았다. 그리고 중급을 거의 마칠 때쯤 다리 한쪽이 갑자기 심하게 아파오기 시작했다.
더 놀라운 것은 그 통증 악화의 속도가 기하급수적이었다는 것이다. 그 통증이 시작된 지 며칠 지나지 않아서 다리를 절뚝거리기 시작했고, 걸음도 못 띨 지경이 돼버렸다. 도대체 무슨 일인가 했다. 그래서 동네 정형외과를 방문했다. 거기서는 물리치료를 권했다. 그러나 효과는커녕 통증은 더 악화됐고, 한쪽 발을 질질 끄는 상태로 돼버렸을 뿐이었다.
난 엑스레이 검사를 요구했다. 그러나 그 의사 선생님은 엑스레이 대신에 초음파 검사를 하셨다. 그 결과에 대한 설명이 너무 아리송했다. 난 사실 그 영상을 접함과 동시에 아주 불길한 느낌을 받았었다. 그럼에도 호흡을 가다듬고 설명에 집중했었다. 그 아리송한 설명이란, 뭐지 모를 뿌연 안개 같은 게 근육층을 뚫고 보인다는 거였다.
난 그게 뭔지를 물었다. 그러나 모르겠단다. 그러면서 내가 다디는 대학병원의 주치의 교수님께 물어보지 않았냐는 반문을 받았을 뿐이었다. 사실 더 놀라웠던 건 그 대학교수님의 반응이었다. 난 다리 통증을 호소했었다. 약가니 미묘한 불편함, 또는 그런 듯 아닌 듯한 통증? 그런 증상이 있음을 말씀드렸었다. 그러나 그 설명은 받나들여지지 않았었다.
난 내 발로 다른 병원에 갔다. 다리를 질질 끌면서.... 그곳 젊으신 교수님은 증상에 대한 내 설명이 시작되자마자 납득이 된다는 표정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신장암이 얼마나 많은 경우에서 허벅지 뼛속 골수로 전이되는지를 설명하셨다. 곧 엑스레이 처방이 내려졌다. 난 물었다.
“왜 ct나 pet-ct, mri를 안 찍으시나요? 자세히 알려면 그런 검사가 더 효과적인 게 아닐까요, 교수님?”
그, 교수님은 의외의 대답을 하셨다.
“엑스레이로도 충분합니다. 골전이암 및 육종성 변이 유무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1차 검사로 엑스레이도 훌륭합니다.”
그 교수님의 결론은 그렇다. 엑스레이 검사만으로도 암을 발견할 수 있다. 원발암도 엑스레이 검사로, 전이암도 엑스레이 검사로 알 수 있다. 즉 엑스레이로 암을 알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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