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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내게
의미 있는 이벤트가
날
기다린다
아니면
내가
그걸 기다리는지도...
과거는 흘러가고 없지만
내가 없는 허상을 붙잡고 있는 까닭에,
한 군데서 시작된 게
여기저기로 옮겨 다니며
내 몸에 생채기를 남길 때마다
지나가 버린 것들 중에서
비슷한 걸 회상하게 된다.
하지만 오늘
그 순간이 지나고 나면
찰나적 순간에
과거가 돼버릴 일이다
번호를 붙여야 할 만큼
내 몸 여기저기에
칼을 댈 일들이
처마 밑
고드름 녹는 물 마냥
방울져 떨어진다
새삼스럽지도 않을 일처럼
정해진 수순처럼
두 손으로 쓰담는
화장실 거울 속
웃고 있는 내 양 볼도
한 달 전의 살결이 아니고
내 몸을 지탱하는
등뼈며 갈비뼈도
2년 전의 그것들이 아니건만
배때기를 가로지르던
종횡의 상흔,
수술의 흔적도 희미해지고
옆구리의 구멍들도 메꿔진 게
언제고
무릎에서 시작되고
옆구리에서 끝난
긴 자상의 흔적도 희미해지건만
마음에 남았던 흔적은
사라질 줄 모른다.
분명 시간은 날 두고 가버렸건만
존재하지도 않는 과거가
내게 남아있음은
내가 그 과거를 보내주지 못하고
붙잡고 있기 때문...
있지도 않은
허상을 붙잡고 있는 너,
너는 누구냐?
오늘을 살기에도
내일을 살기에도
벅찰만큼 기쁠 텐데
왜 떠나는 과거를
떠날 시간에 새겨진
상처를 부여잡고 있는지...
아직까지도, 지금 여기에
살아 있다는 게
혹시 올 내일이 있다는 게
기쁘지 않단 말이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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