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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말기암, 요양병원, 임종 등

섬망은 말기암 또는 임종 임박 징후일까: 과민과 의기소침

by 힐링미소 웃자 2023. 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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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망 내지는 정신적 혼란은 말기암 또는 임종 임박 징후일까? 치매로 오인될 수도 있을까? 과민해지거나 의기소침 또는 환청, 환각, 환영 등을 경험하는 것은 임종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

 

 

간경변 말기 간암 섬망 

간경변 중증과 간암이셨던 어머니께서는 임종을 몇 개월 앞두시면서 섬망증세가 심해지셨다. 기분이 업되신다던지 아예 오버하시는 경향, 기분이 침체되거나 다운되시는 경우, 그 둘이 혼재된 모습 등 몇 가지 주요한 패턴으로 이루어졌었다. 그러나 하루 지나 더 나빠지고 그다음 날은 좀 더 나빠지는 그런 규칙적인 모습은 아니었다. 전반적으로 그 정도가 심해지시는 우상향 곡선이었다. 주치의께서는 임종이 멀지 않았다는 신호들 중 하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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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망의 주요한 모습들

주치의와 간호사께서는 어머니의 심리상태가 불안정하다고 했다. 의료진은 내게 어머니의 주요한 특징을 말해줬다.

  • 기분 업 또는 오버
  • 기분 침체 내지는 다운
  • 침체와 오버가 뒤섞인 상태

 

업 또는 오버: 민감, 과민, 화를 냄, 긴장, 흥분 등

 

민감을 넘어 과민해지셨다. 당신을 죽이려고 요양병원에 입원시킨 거라고 하셨다. 그리고 어떤 때는 고래고래 소리 지르시며 화를 내셨다. 병원에서는 의료진들에게 가족이 멀쩡한 자신을 입원시켰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집에 계신 아버지께는 하루에도 몇 번씩, 지쳐버린 아버지께서 전화를 안 받으시면 하루에 한 번, 이틀에 한 번... 그런 식으로. 또한 자식인 내게도 역시 전화를 하셔서는 화를 내시며 소리를 지르시곤 하셨다. 가방을 싸시면서 옷을 달라고 간호사들에게 요구하셨다고도 했다.

 

아버지께서 면회가시면 나도 꼭 같이 갔었다. 아버지와 내가 면회 가면 간식을 사 드신다며 돈을 달라고 하셨는데, 난 도중에 멈췄지만 아버지께서는 계속 주셨는데, 그게 어떤 땐 10만 원을 넘을 때도 있었다. 나중에 그게 사단의 원인이 되기도 했다. 

 

어느 날 고향 부모님들의 단골 택시 사장님으로부터 전화가 왔다. 어머님께서 자기에게 전화하셨단다. 그리고는 말씀하시길, 다 준비 됐으니 병원 앞으로 와 달라, 그렇게 말씀하셨다고 했다. 난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했다. 주삿바늘도 여러 개 꽂혀있고, 와상환자시니 그럴 리 없다고 했다. 그 택시 사장님은 알았다고 했다.

 

난 어머니께 전화드렸다. 현재 상태는 그럴 상황이 아니니, 주삿바늘도 여러 개 꽂혀있고..., 그곳에서 잘 치료하시면 된다. 암모니아 수치도 400 넘던 게 200 이하로 떨어지기도 하니 좀만 더 관리하시면 집에서 며칠 휴가를 가지실 수도 있으니 병원 관리에 잘 따르시라고.

 

그랬더니 고래고래 소리 지르셨다. 그까짓 거 주삿바늘은 나도 뽑을 수 있다며 왜 멀쩡한 사람 병원에 가둬두냐고... 난 병원에 전화해서 사실을 말했다. 그랬더니 스테이션 간호사들께서도 같은 경험을 여러 번 하고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방을 엘리베이터 가까운 침상에서 구석으로 옮길까 하는데, 내 의견을 물었다. 난 그럼 그 반대쪽엔 창문이 있지 않냐고 반박했다. 

 

나중에, 결국은, 병원에서 연락이 왔다. 어머니가 주삿바늘을 말도 없이 다 뽑아서 출혈이 심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침상이 아니라 병실을 아예 안 쪽으로 옮겨야겠다며 동의여부를 물었다. 난 좋다고 했다. 

 

병실을 옮긴 후 병원 측에서 항의성 연락이 왔다. 현금이 100만 원 가까이 된다면서 그게 여기저기에 숨겨져 있다면서 무슨 일이냐고 했다. 난 면회 때마다 아버지와 가족들이 주신 거라고 했다. 그랬더니 입원 시 규정들을 말하면서 위반이라고 했다. 가족이 오면 다 돌려드리겠고, 그때까지는 금고에 보관하겠다고 했다. 나는 동의했다.

 

 

기분 침체 내지는 다운

임종 몇 달 안 남겨놓고 요양병원 원장님께서 말씀하셨다. 요즘 너무 의기소침하시다고. 암모니아 수치에 민감해하시면서 얼마가 나왔느냐고, 집에 가도 되는 정도냐고, 그렇게 묻곤 하셨었는데 더는 묻지도 않으실뿐더러 그냥 축 늘어져 계시다고. 낮에 자주 졸려하시고, 낮잠을 주무시기도 하고, 점심도 먹는 둥 마는 둥 하시는 경우가 많다고. 

 

그러면서, 아마 이제는 포기하신 모양이다,라고 말씀하시곤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그 원장님은 그 말씀을 반복적으로 내게 하셨다. 그분이나 나나 아직 정신이 멀쩡한데 왜 비슷한 말을 자주 하시는지 의아해했었다. 그런데 잘 생각해 보면 매번 똑같은 말씀은 아녔었다. 날이 가면서 한두 가지 표현이 더 붙곤 했었다. 더는 좋아지실 일이 없을 것 같다, 더는 해드릴 게 없는 것 같다 와 같은.

 

치매로 오인될 수 있는 섬망 증상

아버지께도 임종 전 몇 달 전부터 인상적인 말씀을 하시곤 했다고 한다. 세끼 잘 드시라던지, 방에 불을 넣고 자라는지와 같은 말씀과 통장에 있는 돈 빼서 누구한테는 얼마를 누구한테는 얼마를 주라는 말씀까지. 그러나 액수는 착오를 일으키셨다고 한다. 

 

또 간호사께서 내게 전화해서 말하기도 했다. 어머니께서 가진 돈이 없어서 쓸 돈도 없고, 그래서 당신은 이제 죽어야 한다며 아들이 당신 돈 다 가지고 있어서 그렇다라고. 그런데 사실은 어머니의 통장은 아버지가 관리하고 계셨다. 그걸 어머니 면회 때마다  여러 번 말씀드렸었고. 그러니 기억력이 많이 약해지셨던지 아니면 선택적 기억을 하고 계셨던가 한다.

 

다음 포스팅: 오버와 다운이 잠뽕: 두 가지 정신상태가 혼재됨, 화를 내시다가도 웃으심, 폭력적이시다가도 고분고분해지심, 흥분하시다가도 다소곳해지심, 웃으시다가도 화를 내심 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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