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내게 무슨 일들이 있었는지 기억하기도 힘들 정도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이 세상 사람들을 나를 중심으로 둘로 나눈다면... 아마 나 글구 타인 또는 남일 것이다. 타인 또는 남이란 말은 참 야박하다. 날 낳아 주신 부모님도 나 일수는 없는 까닭에 타인 또는 남이 될 터이다. 내 몸의 유전자가 그의 몸속 유전자의 4분이 1이나 차지하고 있을 내 자식도 '나'일 수는 없다, 그 둘 사이에서는... 언어는 때론 잔인하다. 그래서 난 이분법적 사고를 싫어한다.
우선 건강 관련, 설사가 극심했다. 그에 더해 중요한 분들 중 한 분이 간경변과 그로 인한 간암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버무려져 생겨나오는 합병증이 그분의 여위어가는 몸으론 더는 감당할 수 없는 단계에 이르렀음을 목도하고 있다. 공적으로는 지난해 지역 문화유산 관련 봉사활동 후 발간한 자료집은... 호응은 좋았으나 결국 심각한 오타가 있었음을 발견했다. 그와 무관하게 올해의 또 다른 우리 동네 봉사활동이 기다리고 있다. 그것을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고, 그 첫 단추로 지역 내 대학교 사업단과의 공동작업에 서명했다. 또 그와 관련, 대학신문사와 협업을 타진 중이다.
2013년 항암제 시작 후 지속됐던 설사는 일정한 리듬이 있었다. 보통 하루에 예닐곱 번씩 하다가 두세 번으로, 그리곤 한동안 잦아드는 게 내 설사의 패턴 또는 사이클이었다. 그렇게 일정한 간격으로 했던 설사가 한동안은 7일 내내 밤이건 낮이건 시도때도 없이 진행되는 괴변을 겪었다. 내리 7일을, 하루에 7, 8회씩 하게 되니... 기진맥진도 그런 기진맥진이 없었다. 설사가 문제 되는 것은 극도의 피곤함을 빼고도 기타 등등이 있겠지만 내겐 무자비한 전해질 손실이 치명적이다. 이는 종장엔 신부전을 가져오게 된다고 한다. 콩팥이 하나밖에 없는 내겐 심각한 일이다.
설사는 내겐 양날의 칼이다. 그토록 설사가 심하다는 건 아직도 약효가 어지간히 있다는 말인데... 나쁜 소식은 절대 아니다. 이 약을 쓰고 있는 게 도대체 얼마 동안인가! 10여 년에 육박해 오고 있다. 한 가지 항암제로 이렇게 오래도록 암시끼들과 맞짱 뜰 수 있다는 건... 분명 행운이다. 설사 항문이 물러 터진다 해도, 닦을 때마다 쓰라림에 치를 떤다 해도... 화장지에 묻어 나오는 선 분홍빛을 하루에도 몇 번씩 본다 해도 말이다.
그런 모든 안 좋은 필을 가져온다 해도, 그러니 그 설사를 마냥 원망만은 할 수 없다. 그저 양배추 더 데쳐 더 열심히 먹고, 각종 신선 신선 싱싱 싱싱 푸성귀를 더 열심히 먹고, 포카리스웨트 같은 전해질 음료를 죽어라 마시는 수밖에. 더불어 아직 살아 있으매... 감격의 눈물을 흘리며, 지침과 피곤함으로 할큄 당하는 맘을 정화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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