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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국내여행

광화문, 광화문 교보문고, 교보빌딩 커피숍, 파리 크라상

by 힐링미소 웃자 2022. 7.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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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샀다. 가격이 사악하다. 40,000원 가까이 된다. 이게 몇 페이지 짜리냐?? 얼마 전 읽었던 '이기적 유전자'란 책이 800페이지가 넘었다. 이건 그보다 더하다. ㅠㅠ

일단 이렇게 페이지가 많으면 하루 이틀 읽을 계획으로 사지는 않는다. 식탁 또는 소파... 그런 어딘가에 놓고 시도 때도 없이 읽거나, 잊을만하면 읽거나... 그러다 평소 흥미를 가졌던 부분이 나오면 스트레이트로 몇십 페이지를 읽거나...지루하면 반 페이지?!

그렇게 부담 없이 읽다 보면 부담스러워 보였던 책도 곧 마지막장이다. 그리곤 뭔가를 배운다.

이번 책에서 배울 건 최소한 4만 원어치는 넘어야 한다. 그래야 본전이다.

교보는 진짜 사람이 많다. 그리고 크다. 규모가 크니 책들도 많다. 그러니 책벌레 사람들도 우글우글하고. 많이들 찾아 모이고.

내가 이곳을 안지가 얼마나 됐는지 모르겠다. 확실한 건 생기자마자부터였다는 것이다. 내가 지금보다 훨씬 젊었을 때고...

아, 젊음...


이책 저책 넘기다 맘에 드는 책 있으면 고르러 간 게 아녔다, 오늘은.

모임에 갔다가 일 핑계 대고 나왔다.
잘 나왔다.

오늘 산 책은 두고두고 내게 추억이 될 듯하다.
두꺼워서가 아니다. 평소 읽고 싶었던 지은이였다.

그것에 더해 꽤 여러 번 들렀던 모임과 맘 속으로 영영 작별을 고해서 홀가분 했고…뜻밖의 바나나 딸기 주스를 마셔서였다.


교보문고를 나온 후 엘베를 타고 바로 윗층, 파리크라상에 들렀다.

여기 푹신푹신 소파가 좋다.


빵도 좋다.
이 집 빵 100점 중 50점은 줄 수 있을 듯하다.

내가 술 담배를 끊고 산지가 12년이다.
그러다 보니 기호식품은 정해져 있다.

커피와 빵과 떡!

하도 먹다 보니 냄새만 맡아도, 한 입만 먹어봐도 딱이다. 비교가 되고, 점수가 그냥 나온다.

인간의 감각 중에서 후각과 미각은 사적이라고 한다.

극히 주관적이란 뜻이고, 남들과 비교할 수 없을뿐더러, 옳고 그르다고 가치평가를 할 수 없다는 뜻이리라. 그만큼 비밀스럽다는 뚯이다.

그런 이유로 난 미슐랭 별점을 안 믿는다. 그 심사관? 감별관? 의 입맛이 어찌 나랑 같을 수가?!

하루에 커피를 서너잔씩 마시다 보니
디카페인 커피를 주로 마신다.
이 집에서 오늘 그걸 주문했다.

드립이라서 15분 여를 기다리라 했다.
기다림? 당근!

그런데 약속한 시간이 되도 벨이 안 울리더라.

난 그렇잖아도 그 벨 싫어한다. 이 사람 저 사람이 만지고…이 코로나 시국에...

그런데 커피벨 울리는 대신에 직원 한 분이 급하게 오셨다. 갑자기 거의 무릎을 꿇다시피...내 앞쪽으러 바짝 다가오시더니...


“어머! 죄송해서 어쩌지요?
디카페인이 다 나갔어요.
그것도 모르고 손님의 주문을 받았네요.
괜찮으시다면....”

"괜찮으시다면…뭘까?..."


5,300원짜리 디카페인 커피 대신에...?

"손님, 저희가 죄송해서 그런데... 그 커피 대신 주스는 어떨까요?"
"네 엥??"
"가격은 괜찮아요. 뭐든 드셔요."
"뭐든요?"
"네..."

이 집 최고 비싼 주스가 9,000원이다.
오렌지 주스.

그 담이 바나나 딸기 주스.
7,000원!

그래서?
땡겼다. 기꺼이.
횡재!

이 집 안 쪽으로 샐러드와 샌드위치 집이 따로 있다.
숖 인 숍?


오늘따라 바깥 풍경이 좋았다.
거의 공짜 주스에, 현학적 세미나 모임에 굿바이에...


오, 해피 투데이~~

오늘은 세미나 땜 광화문 가까운 곳에 갔었다. 여기 세미나에 많이 참석해보는데, 지적 유희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이런 세미나라면 더 이상 참여할 이유가 없을 듯하다.

대략 1시간 반 정도면 발표자의 발제가 끝난다. 10여분의 휴식이 으레 있다. 이어서 1시간 남짓 질문과 답변이 이루어진다.

그러고 나서 푸짐한 저녁밥상과 거나한 술자리가 이어진다. 내 타입은 아니다. 오늘 포함 몇 번 갔었던 것은 그날의 주제가 내가 흥미를 가졌던 분야일 경우, 아니면 내 지역사회 봉사 활동에 도움이 될 듯한 내용들 일 경우였다.

그렇더라도 되도록 밥은 안 먹었다. 내가 좋아하는 음식도 아닐뿐더러, 술을 입에도 안 대는 편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최소한 질의응답 시간까지는 자리를 지키는 편이었다. 주최 측에 대한 예의도 있고 하니, 뭐, 초대에 대한 감사이기도 하고...

내가 뭐 내세울 거나 대단한 뭐가 있어서가 아니고, 주최 측에서 생각하기에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면 초대하는 거야 어디 여기뿐일까마는.

오늘 끝까지 자리를 지키지 않고 발제 후 나온 이유가 또 있다. 내 옆자리 앉으신 분, 어느 구에서 이름깨나 있으실, 그분이 자꾸 기침을 하셨다. 거기서 끝나는 게 아녔다.

일단 가래를 목구멍에서 입으로 뽑아내는 듯했다. 이어서 재킷 주머니에서 손수건인지, 휴지를 꺼내셨다. 그런 후 그 가래를 거기에 뱉으시더라.

그런 행동이 한 두 번였으면 그러려니 했겠다. 하지만 그게 4번을 넘었다. 정말 싫었다. 지금 내 목도 그 양반의 영향을 받았는지 근질근질하고 가래 비슷한 뭐가 있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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