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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국내여행

용산 국립박물관 1

by 힐링미소 웃자 2022. 7.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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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도 배가 고프면 구경하기가 힘들다. 난 때때로 밥을 자동차의 연료에 비유한다. 우선 가득 채워야 된다. 남들은 차 무게가 무거워 연비가 나빠지는데 뭐하러 그러냐? 며 힐난한다. 비효율적, 비생산적이라고 말들 하지만 내겐,
“당신, 멍청하다!“
처럼 들린다. 뭐, 그래도 어쩔 수 없다. 난 때로는 쏘기도 하고, 때론 장거리를 가기도 한다. 그러니 가득 채워 놓는 게 좋다.

사실 내 고집도 한 몫한다.
Live your life!
내 슬로건! 누가 뭐라던, 그들에게 피해를 안 준다면, 난 내 방식대로 산다.

어쨌든 박물관 얘기하다가 삼천포로 빠졌다. 박물관도 배가 고프면 힘들어 많이 못 본다. 일단 배를 채우고 시작해서 완보하자. 서울에 있는 국립박물관은 그 규모가 상당하니까.



내가 스미소니언과 뮌헨 박물관, 멜버른 박물관 등 몇 곳을 봤었다. 그런데 역사를 다루는 곳들 중 이만한 데 그리 많을 것 같진 않다. 프랑스 루브르, 바티칸, 대만 국립박물관…하지만…뭐, 나중 암 4기가 3기가 되는 일이 생긴다면!!! 비행기 타고 여기저기 막 다니면서 확인하고 싶지만…

여행, 할 것도, 볼 것도 많겠지만 내겐 그중 최애는 타임머신, 박물관들이 될 거다. 난 박물관에 가면 수천 년, 수만 년의 역사나 문화와 대화를 한다. 음... 나쁠 건 없다. 이 짧은 인생, 4기 진행성 암 환자라서 더 짧은 삶. 박물관에 넋 놓고 과거, 과거의 사람들과 대화하는 건 지독하지만 누리고 싶은 사치다.

음식 얘기하다가 또 빠졌다. 어쨌든 오늘 아침, 정확히는 점심때 다 된 시간, 박물관에 들렀다. 인쇄소 갔다 오다가 내가 자주 다니는 용산-서울역-광화문 노선이 금속노조 시위로 막힐 것 같아, 볼일 보고 돌아오던 게, 지름길 찾는다고, 남산 1호 터널였다. 한남동으로 나올 줄이야. 그 길로 그냥 집에 가려다가 유턴했다. 내가 박물관에 마지막으로 갔던 게 언제였던가! 집에서 그리 멀지 않은데도 이렇다. 게을러졌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한 달에 한 번꼴로 갔었던 곳이다. 무엇이 날 이렇게 만들었는지 모를 일이다. 나도 모르는데 누가 알 까만은...ㅠㅠ

막 들어서니, 장애인 주차공간이 있는 쪽을 다 막아버렸다. 공사 중인가 보다. 무슨 공사인지는 설명이 없다. 어쨌든... 난 뱅뱅 돌았다. 귀요미 유치원생 타는 차들이 십여 대 벽 쪽에 붙이고 있었다. 난 적당한 빈자리 찾기가 힘들어 잠시 섰다. 어느 유치원 버스 기사님이 친절하게도 내 차를 주차할 만한데로 안내하셨다, 손가락질로. 그러나!

그러나 그곳은 주차공간 3분의 1이 막혀있었다. 그 양반 차가 그런 듯했다. 내 차가 작다. 스포츠 쿠페라서 작다. 그것도 19년 된 차라서 더 작다. 요즘은 차들이 다 크게 나온다. 배기량 대비 엄청 크다. 하지만 내 껀 안 크다. 대신 문이 두 짝밖에 안된다. 그런데 그 문이 엄청 크다. 그래서 문콕 하기 십상이다. 3분의 2 짜리 주차공간은 옆 차 문콕 하기 십상이다.

혹시 이 장애인 주차공간을 줄이지나 않을까... 하는 걱정을 했다. 장애인이 되기 전, 2016년 6월까지만 해도 난 장애인의 입장, 불편함을 실감하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이제는 아니다. 거기에다가 난 나이도 먹어가고 있다 사지 이상 없는 정상인이라 해도 해도 골다공증이 올 나이다. 하물며 항암제에 다리뼈 자른 후 이식에, 독한 독극물 항암제를 매일 먹은 지 10년이 다 돼간다. 뼈가 남아 날 재간이 있을까?

그래서 더 절실하게 느낀다. 내가 산 좋아하고 물 좋아했었다. 등산이 취미였다. 등신도 걸어서 하는 등산이 아녔었다. 뛰는 등산이었다. 난 정상을 위해서 뛰곤 했었다. 같이 등산하는 친구,
"야, 산을 좀 즐겨."
"즐기는 거야."
"야, 천찬히 걸어가면서..."
"아니, 위에 가서, 정상에서 우두커니 즐길 거야."
"야, 그래도 하필 산에서 뛰냐..."
"......"
그렇게 등산을 즐기라 했건만 난
뛰었었다. 왜... 그랬었을까!!

사족이 너무 길어졌다. 이젠 진짜 박물관 얘기를 써야겠다. 그전에 박물관 푸드코트에 대해서 먼저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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