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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리될 운명임을
미리 알았었더라면
따라나서지 않았을 것을
뿌연 안개 낀
언덕 너머
흐르던 물소리
알 수 없는
깊은
심연의 강으로 이끄는
유혹인 걸 알았었더라면
그렇게 발을 헛디뎌
이토록 쓸려오지 않았을 것을
그때 그 물소리
멜로디로 듣지 않았었더라면
더 이상
더 이상
이렇게 휩쓸리지 않고
어디든 갈 수 있었을 것을
운명, 넌
너의 작은 거짓말로
나의 두 눈을 빼앗고
두 귀를 막고
결국엔
아무도 찾지 않는 구석
이렇게 흐느끼고 있게 만들 것을
난 한때 생각했었지
네가 때론 다정한 눈길을
네가 때론 포근한 숨결을
내게 주는
어쩌다 한 번이라도
내게 주는
때론 내 편 일 수도
있을 거라고
하지만 이제
깨닫지
이렇게 빛마저 피하는
구석에서
웅크린 채 깨닫지
그저 그건
나만의 꿈
그저 꿈이었을 뿐
그랬었다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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