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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위내시경 대장내시경

대장내시경 검사 준비실 풍경, 비수면 검사-2019년 초여름의 기억

by 힐링미소 웃자 2021. 9.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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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전에 난생처음 대장 내시경을 경험했었다. 위내시경 검사는 비수면 검사로 작 년 말로 해서 6번째 받아오고 었다. 위내시경 검사를 매년 하는 이유는 항암제와 관련돼 있는 듯하다. 독한 항암제를 복용하고 있고, 설사도 심하니... 위장에 무리가 있을 듯하다며, 주치의께서 애써 의뢰해 주신 탓에 매년 하게 됐다.

매년 하는 게 잘하는 것인지 못하는 것인지도 모른 채 한다. 덕분에 위와 식도는 깨끗하다는 걸 안다. 나는 내 소중한 몸이 어떻게 생겼나 궁금했기에, 지금도, 비수면 내시경 검사를 택한다. 잠들면 식도와 위와 소장 내부가 어떻게 생겼고, 상태가 어떤지 모를 일이라서 그렇다. 라이브로 전 과정을 보고 싶어서 그렇다.

 


식도와 위와 소장이 물론 완전하게 깨끗하지는 않다. 그 독한 항암제를 매일 먹으면서 어떻게 좋기만 하랴! 하지만 그렇게 오랜 시간 지독한 화학물질인 화학항암제며 그 부작용들 중의 하나인 하루에 대여섯 번의 설사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좋은 편이다. 그런 상태를 보며 나름 안도하고, 그런 사애를 잘 유지해야겠다는 생각이다. 그런 생각의 연장선상에서 대장도 비수면으로 했다. 덕분에 나의 소중한 맹장, 대장, 직장을 직접 볼 수 있다.

2년 전 그날, 대장내시경 검사를 처음으로 경험하는 날이었다. 당연히 나는 소중한 내 창자의 그 어느 한 부분도 놓치기 싫었다. 의료진에게 양해를 구하고서는 모니터를 응시할 수 있도록 자리를 잡았다. 대기실에서 기다리는 동안 많은 사람들이 들락날락하는 걸 보면서 긴장이 참 많이도 됐었다. 하지만 이 사람 저 사람의 반응과 준비하는 모습들을 구경하기도 하고, 이 생각 저 생각을 메모하다 보니 시간은 금세 흘러갔다.

그 전날 오후 6시부터 시작했던 금식은 아침에는 빈속이 되어 날 무던히도 괴롭히더니, 그 시간이 되어서는 오히려 편안해졌다. 물은 오전 11 시부터 금지였고, 오후 게으른 해가 뉘엿뉘엿 서산으로 저물어갈 무렵 준비실로 호출되었다. 나는 일부러 길고 큰 창문을 마주하고 자리를 잡았다. 사방으로 비취는 저물어 가는 해는 이제는 더 큰 모양으로 부풀어 올라서는, 원초적인 새빨간 색, 아니, 오히려 진한 핑크색에 가까운 모습으로 내 얼굴을 덮으며 감싸고 있었다.

대장내시경 검사를 준비하는 직전 과정은 우선 둘 중 하나를 선택하는 것부터 시작됐다. 수면검사냐 비수면 검사냐에 따라서. 수면은 앞 칸막이로 향했고, 비수면은 그냥 소파에 앉아 있었는데... 난 탈의실로 가라는 지시를 받았다. 여성 간호사님이, 사실 그 준비실에는 7분의 의료진이 있었는데 모두 여성분들이었다, 차마 탈의실까지 따라 들어올 줄은 예상도 못 했었다.

"이리 오세요!"

내가 따라 들어간 탈의실 안에는 이미 70쯤 돼 보이시는, 그러나 사교적이고 활기찬 기운이 넘쳐 보이는 한 분이 계셨다.
그분은 나를 보자마자 대뜸 말을 건넸다.

"아이고 고약해!"
"예?"
난 그런 경우에 딱히 할 말이 쉽게 생각나지 않는다.
"왜 오셨소?"
"예?"
"왜 변이 잘 안 나오슈?"
"아니요. 딱히..."

난 그분이 그쯤에서 끝내실 줄 알았다.
하지만,
"나는 너무 자주 마려워...... 그래서 왔소?"
"아, 그러시군요!"
"아이고, 병원 검사 중에 이게 젤 고역이야, 하하"
유쾌한 어르신인 듯 보였다.
막 무슨 얘기든 하고 싶어 하시는 듯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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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분과의 대화, 아니, 그 어르신의 사교성 넘치는 질문공세와 본인 경험담의 전개는 나를 안내하던 간호사 샘의 개입으로 끝나는 듯했다.
"자, 이 바지 입으시고요, 자, 팬티도 벗으시고요. 여기 이렇게 엉덩이가 뻥 뚫린 쪽이 뒤로 가게 입으시고…"
그때까지 우리의 대화가 끝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간호사분이 날 재촉했다.
그러나 그 어르신의 말씀은 간호사 선생님의 개입에도 끄나지 않았다.
계속 뭔가를 말씀하시고 계셨다.

난 두 눈을 크게 뜨고, 그 어르신 말을 받으랴, 그 간호사샘 지시를 따르랴……. 정신이 오락가락했다.
이미 피부과와 비뇨기과를 갔다 온 후라, 더군다나 방금 끝났던 비뇨기과에서 별로 기분 좋은 이야기를 들은 게 아니라서, 막 피곤이 몰려오던 참이었는데……. 좀 그랬다.

난 내 얼굴에,
"좀, 이제 좀 나가시지."
라고, 말할 듯한 표정을 그 간호사분을 향해 지어 보였다. 그걸 눈치챘는지 간호사샘은 나갔다. 난 그가 나가기 전 건넸던 뻥 뚫린 바지, 그래서 엉덩이가 복숭아 마냥 노출되는 바지를 입었다. 뼈 절단 후 이식받은 다리는 항상 힘이 없는 이유로 서서 바지를 입을 수 없는 나는 의자에 앉을 수밖에 없었다. 엉덩이 맨살이 의자에 닿으면서 차갑고 불쾌한 감촉이 느껴졌다.


내가 얼굴을 찡그린 걸 보셨던지 그 어르신은,
"아이고, 고생하시겠수!"
라고, 또 말을 건네셨다. 난 탈의실을 나가신 줄 알았던 그분이 내가 탈의하고 바지로 갈아입는 걸 계속 보고 계셨던 줄은 몰랐다.
" 하여간 이게 참 고역이야. 그래도 별 탈 없어지려면 자주 해야지 뭐…"
들길 풀숲을 걷는 날 끊임없이 쫓아오는 날타리 마냥 내 일거수일투족을 따라서 그분의 입에서는 무슨 말이 계속 나왔다.

나는 바지를 마저 다 입고 일어섰다.
"그런데, 허리띠 매듭이 왜 벌써?"
난 혼잣말했다. 그 바지는 내가 매기도 전에 이미 허리끈이 묶여있었다. 게다가 무릎 언저리에는 뭐가 묻어 있었고, 구겨진 상태였다. 기분이 나빴다.

 


탈의실에서 나온 나는,
"여기요! 아까 주신 바지가...... 이미 누가 입건 것 같은데..."
"어디요?"
그 바지를 건넸던 분이 내게로 달려오듯 다가왔다.
"어, 그러네"
난 어이가 없었다.
" 그게, ‘입은 옷’ 바구니에 넣어야 하는데...... 그냥 새 바지 쌓아놓은 곳에 누가 개어놨던가 보네요.... 그걸 제가 확인 안 하고 드렸고…"
사실 난 병원을 그렇게 많이 다녔건만, 하여간 이번처럼 탈의실에, 바지에……. 남이 한번 입은 구멍 뚫린 바지를 입어본 것도 처음이었다.
"이래저래 힘든 하루네......"
난 그저 혼잣말을 할 뿐 딱히 딴 말이 생각나지 않았다.
이미 몇 개의 진료를 거쳐온 마당이라서 몹시 피곤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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