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앎/항암과 항암식단

배달 식품 단점 식당음식 블루

by 힐링미소 웃자 2023. 1.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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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2일 이래로 거의 움직이지 않는 시간들로 채워진 일상이다. 수술한 다리, 이식한 뼈, 덧댄 티타늄 판, 고정용 금속 스크루들…그런 것들이 제대로 자리를 잡으려면 그쪽 다리의 움직임을 최소화해야 한다는 교수님의 명령 때문이다. 위 조건을 맞추려다 보니 먹는 문제가 주요한 문제가 되고 있다. 병원에서는 병원식 대로, 집에서는 집밥대로.

병원에서의 식사: 이 경험은 나중에 기억으로 남기고 싶다. 난 ‘치료식’을 지급받았기 때문에 보통의 환자들과는 다른 메뉴였다. '치료식'이 어떤 의미인지는 정확히는 모르겠다. 하지만 병실 스탶들은 그렇게 불렀다. 큰 의미가 없을 듯해서 안 물어봤다. 다음에 어디 큰 수술 때문에 다시 입원하면 물어봐야겠다. 하지만 분명한 건 내 몸 체질이 일반적인 경우보다는 조금은 다르다는 것이다.

특정 식품에 대한 알레르기, 특정 환경에 대한 알레르기, 특정 약에 대한 알레르기, 특정 감정에 대한 알레르기 등이 심하다. 좋게 말하면 방어기제가 뛰어나고 나쁘게 말하면 까탈스럽다. 하지만 난 '다름'이라고 말하고 싶다. 입원 전, 입원과 동시에 앞서 말한 것들에 대한 설문을 받는다. 내가 거쳐왔던 3개의 종합병원에서는 그랬다. 그 외 다른 병원들은 어떤지 모르겠다. 그런 '다름'이다 보니 병원에서는 설문에 대한 나의 답에 기반해서 메뉴를 구성한다. 다음에 한 번 자세하게 써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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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서의 식사: 집에서 난 요리를 해서 먹는다. 요리하는 걸 좋아할뿐더러 내 몸속으로 들어가기까지의 과정을 중시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올해부터는 농지 소유자가 됐으니 거기에 더 정성을 쏟아 내 몸과 가족, 친구들의 건강을 위해 나름의 노력을 하고 싶다. 물론 건강이 허락해야겠지만...

나와 같은 공간을 나누는 파트너는 내 식성과는 많이 다른 입맛을 가지고 있을뿐더러 준비하는 과정도 다르다. 오랜 사회생활로 바쁜 데다가 나름 책임 있는 자리에 있으니 요리에 그리 많은 시간을 쓸 수도 없는 노릇이겠다. 그런 조건을 감안해도 나와는 아주 많이 다르다. 바쁘다는 것에 관해 말하자면... 나도 진단 후 2년째까지는 밤낮 안 가리고 돈을 벌었었다. 시간 없기는 매 한 가지였으나 난 먹거리 준비에, 없는 시간 중에도, 상대적으로 많은 시간을 할애했었다. 그러니 진단 후에야 말해 뭣하랴. 사실 암 환자의 3대 주요한 일과라는 게, 잘 먹는 시간, 다양한 사회활동, 잘 자는 것이 아닐까 한다. 남들은 모르겠지만 내겐 그랬고, 그렇고, 그럴 것이다.

수술 후 식생활: 누워있어야만 하는 조건에서는 요리에 많은 시간을 쓰기는 사실 물리적으로 힘들다. 한쪽 다리는 끌다시피 해야 한다. 그쪽 무릎을 굽히면 안 되기 때문이다. 물론 시간이 좀 흐른 뒤 무릎관절꺾기가 한동안 진행되겠지만. 어쨌든 지금은 아니다. 그러다 보니 양쪽에 목발을 하고 식재료를 냉장고에서 옮겨와야 한다. 딸님이 도울 조건이면 좋겠지만.... 공부 땜 거의 밖에서 머문다. 파트너도 거의 새벽에 나가서 거의 밤에 돌아오고. 그러니 나를 위한 먹거리 준비는 온전히 내 몫이다.

악조건 속에서도 나름 요리를 해 먹었다. 하지만 식재료 구입이나 먹거리 준비를 위한 쇼핑이라는 거 이 몸 가지고는 그리 수월한 게 아니라서... 몇 번을 쿠팡과 풀무원에서 식재료와 만들어진 음식을 시켜 먹었다. 중국음식점에서도 서너 번 시켜 먹었고. 물론 엊그제 친구 왔을 땐 식당에 갔었고 된장찌개를 먹었다. 화산계란찜이라는 이름을 가진 요리도 비싼 가격에, 9,000원, 시켜 먹었고.

 


배달 내지 식당 음식과 집밥: 배달이나 식당밥이 다 나쁘다고는 말할 수 없다, 내 경엄엔. 그러나 한 가지 확실히 다른 건 있다. 배달 음식은 조리 후 식는다. 아무리 날아다니는 배달맨이 배달한다 해도 말이다. 식당밥은? 오, 일류 셰프가 한다면야 환상적인 퀄리티임을 누가 부정할까! 옛날 독일 친구와 해밀턴호텔에서 멀지 않은, 해밀턴 호텔 길바닥과 하이야트 호텔 사이의 약 3분의 1 위치?, 거기에 스위스 샬레라는 스위스 요리 전문점이 있었다. 끝내줬다. 해밀턴 호텔 뒤골목 파키스탄 음식점이나 그 호텔 앞쪽 오른쪽에 있었던(?) 인도식당도 역시 너무도 훌륭한 음식맛이었다. 그러나! 비싸다.

이번 뉴질랜드 친구와 같던 음식점도 매한가지다. 신선한 재료에 환상적 맛을 내지만... 비싸다. 계란찜 요리가, 9,000원짜리, 그렇다. 이게 단품으로 9,000원이다. 하지만 내가 집에서 해 먹으면? 훨씬 싸다. 재료도 난 유기농 더하기 무항생제 플러스 방목 계란을 쓴다.

 

위 계란값: 3개 사용(개 당 613원) 1,839원
깨소금: 1 티스푼
고춧가루: 2분의 1 티스푼
브로콜리: 약간
새우젓: 1 티스푼

위 처럼 해서 만들면 아래와 같은 요리가 된다. 최소 9,000원보다는 싸다. 내가 하는 요리엔, 거기다가, 그 식당에서는 안 넣어주는 내 고향표 깨소금과 유기농 브로콜리도 있다. 최고품질 새우젓도 있고.

 

 

배달음식을 가끔 먹는다. 집 근처에 60년 넘은 중국집이 있다. 이 집 요리 내 입맛에 좋다. 평소엔 내려가서 삼선짬뽕을 먹는다. 하지만 몇 번 시켜봤는데... 맛도 매장맛과는 딴판이다. 그러나 가장 큰 차이점 내지는 실망감은 차가운 음식이 돼서 우리 집에 온다는 거다. 직선거리 400미터도 안 되는데... 면발이 맛이 간다. 잣가락으로 들면 그냥 끊어진다. 땡땡한 맛은? 기대감 제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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