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
1. 소식
2. 채식 위주
3. 느린 신진대사
4. 스트레스 최소화
5. 틈나는 대로 휴식
6. 많이 웃기
2023년이 왔다. 숫자에 불과하지만 나이를 한 살 더 얻는다. 그게 웃긴 게 어제와 오늘 사이, 정확히는 1초도 안 되는 찰나에 바뀐다. 2022년 12월 31일 밤 11시 59분 59초에서 2023년 1월 1일 00시 01분 01초 사이가 무슨 수억만 리 되는 길이 일까? 그러나 거기에 엄청난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도 있다. 난 예외적인 사고를 한다. 연속성과 항상성을 더 신뢰한다. 칼로 무 베듯이가 아니라 칼로 물 베듯이 말이다. 그래도 난 생활방식을 좀 바꾸고 싶다.
소식과 탄수화물 절제: 되도록 덜 먹고 싶다. 칼로리도 좀 더 줄이고, 지방도 좀 더 줄이고, 탄수화물도 좀 더 줄이고 싶다. 대신 비타민과 단백질을 좀 더 섭취하고 싶다.
우선 탄수화물을 줄여야겠다. 이게 암이 젤 좋아하는 먹거리라고 한다. 그러려면 난 카페에서 꼭 먹으려고 몸무림 치는 빵의 양을 좀 더 줄여야겠다. 점심때 카페에서 먹는 쌀식빵이나 크루아상을 줄이고, 애정하는 스콘도 줄여야겠다.
채식 위주 섭취: 채소와 과일류 섭취를 더 늘려야겠다. 지난 2년 동안 내 식단의 주요한 변화가 이 두 가지였다.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섭취량이 줄었다. 내가 하루도 거르지 않고 먹었던 것들을 몇 날 며칠이고 안 먹기까지 했다. 상추, 케일, 양배추, 청경채, 브로콜리, 당근, 양파, 토마토, 오이가 대표적이다. 난 진단 후 2021년까지 위 9가지를 거르지 않았었다. 단 하루도 거르지 않았었다. 그런데 그 나만의 룰이 깨졌다.
과일은 어떤가? 내가 좋아하는 과일은 사과와 참외, 감이다. 사과는 2011년 이후에 반드시 하루에 한 개씩 먹었었다. 2021년까지. 그런데 지금은 일주일이 흘러도 안 먹고 있다. 다행스럽게 이번 입원기간엔 한끼 당 3조각씩 2주간 먹었다. 신선했다. 다시 시작할 것이다.
느린 신진대사: 모르겠다. 어떤 이들은 빠른 신진대사가 좋다고 한다. 그러나 난 느린 신진대사를 추구하고 싶다. 채식과 과일, 잡곡밥을 아주 천천히 먹고 천천히 소화시키고 싶다. 한때 부단한 노력으로 그걸 현실로 만든 적이 있었다. 그러나 그게 어느 순간 깨졌었다. 다시 복원하고 싶다. 아니, 해야겠다.
스트레스 최소화: 만병의 근원이고 암의 가장 주요한 원인이고, 명을 재촉하는 일등공신이라고 한다. 정신적 스트레스와 육체적 스트레스, 그 둘은 내 숨통을 조이는 염라대왕의 거친 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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틈나는 대로 휴식: 내가 암 진단받기 전까지의 루틴은 지금 생각해보면 바보스럽기 그지없었다. 월요일부터 금요일까지 새벽 5시에 밥벌이를 위해서 집을 나갔다. 그리고 밤 10시까지 일했다. 점심 먹을 시간, 저녁 먹을 시간도 없이 일했다. 토요일은 아침 8시에 집을 나가서 오후 6시까지 일하고 귀가했다. 암을 부르는 스케줄이었다.
이제는 안다. 살기 위해서 일하고, 살기 위해서 밥을 먹는다는 것을. 일하기 위해서 살고, 먹기 위해서 사는 게 아니란 것을. 틈나는 대로 쉬겠다. 눈을 감고 쉬겠다. 또 가능하다면 잠깐씩 눈을 붙이겠다. 무엇이 됐든 휴식을 방해하는 일은 하지 않겠다.
많이 웃기: 웃음은 여러모로 좋은 게 분명하다. '가화만사성'이라는 말도 있다. '소문만복래'란 말도 있다. 또 '일소일소'라는 중국 속담도 있다. 뿐만 아니라 다음과 같은 말들도 있다. "Smile on your face, Wisdom in your mind." "Peace begins Smle."-Mother Theresa. "I love those who can smile in trouble." -Leonardo da vinci
또한 다음과 같은 무척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호주의 어느 대학의 연구자들이 흥미로운 실험을 한 후 그 결과를 발표했다고 한다. 그 내용을 읽다 보면 하루하루를 더 행복하게 보낼 수도 있고, 지친 몸과 마음을 치유하는 데도 도움이 되는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그들의 연구를 나름대로 해석해 보면...
진짜 웃음이든 가짜 웃음이든, 웃음이란 게 기분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우리가 웃을 때 얼굴의 특정 근육이 움직인다고 하는데, 이 근육들이 움직이면 뇌는 즉각적으로 기분이 좋은 상태라고 해석하나 보다.
우리가 기분이 좋으면 행복하다고 느끼고, 행복한 상태가 되면 당연히 주변 사람에 대해서든, 세상에 대해서든, 더 긍정적으로 본다고 한다. (이건 참 좋은 일 아닌가!)
그러니까 자신이 좀 더 행복해지기를 원한다면, 그리고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세상이 그래도 괜찮은 곳이야!라고 생각하고 싶다면 얼굴에 있는 특정 근육을 움직여야 하고, 그걸 위해선 웃어야 한다고 해석할 수 있는 연구결과이다.
아마 '가짜 웃음도 유사한 효과가 있을까? '하는 의도에서 그런 흥미로운 실험을 했나 보다. 실험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치아 사이에 펜을 문 채로 웃도록 요구했나 보다. 그런 동작이 만들어 내는 특정 근육들의 움직임이 진짜로 웃을 때 작동하는 얼굴 근육들과 같다는 사실을 전제로 했을 것임은 분명하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런 웃음을 지을 때 나타나는 근육의 움직임이 연구 참여자들의 얼굴 표정도 바꿨을뿐더러 그들의 마음을 더 긍정적인 상태가 되도록 만드는 결과를 확인했다고 한다.
이 연구를 수행한 저자에 의하면, 가짜 웃음이든 진짜 웃음이든, 웃을 때 생기는 얼굴의 특정 근육들이 특정 신경전달물질들을 분비하게 만들고, 이 신경전달물질들이 소뇌 편도(이 소뇌 편도는 뇌의 한 부분인데, 사람들이 희로애락이라는 정서 내지는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를 자극하고, 이 자극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정서를 갖도록 만드는데, 그러니 행복한 기분 내지는 정신 상태를 만들고 싶으면 가짜 웃음이든 진짜 웃음이든 많이 웃는 게 좋다는 주장이다.
이 기사를 읽고 나서 내린 결론: 언제나 펜 한 개는 들고 다니자! 그래서 우울하거나 화가 나거나 절망적인 기분이 들 때면 그 펜을 입에 물고 미소를 만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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