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의사가,
“아, 이게... 안 좋은 게/종양/암이 상당히 진행됐어요.”라고 말하면
대부분의 초보 암 환자나 그 가족들은 어리둥절해질 듯하다.
“저 말이 무슨 뜻이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암 관련 진료가 처음인데 이제 막 암이 발견됐다는 검사 결과를 받아 든 환자에게, 내가 만약 의사라면, 어떻게 말할까?
만약 그 환자가 초기나 1기라면,
“환자분, 이런 말씀은 좀 그런데, 열심히 치료하시면 아무 문제없을 겁니다.”
“예?”
“초기/1기 정도 되는 조그만 종양이 발견됐습니다.”
그런데 만약 그 환자의 영상검사 결과지에 3기나 4기에 해당된다고 나왔다면? 그럴 경우 그 환자나 가족에게 말하거나 설명하기가 참 막막할 것 같다. 아마도 “이런 말씀드리기가... 암이/종양이/안 좋은 게 상당히 진행된 경우입니다.”라는 말 이외엔 떠오를 말이 없을 듯하다.
나의 경우,
“에... 혹시 보호자 분하고 통화할 수 있을까요?”
"......"
“혹시 보호자분께서 밖에 계실까요?”
그런 식이었다.
내가,
“아니요. 저 혼자 왔습니다만...”이라고 했더니,
“제가 꼭 보호자 분과 먼저 통화를 해야겠습니다”라며 그 교수님은 엄청 망설이셨다.
‘상당히 진행’!
당시엔 몰랐지만, 알았어도 막연하게만 알았던 그 표현. 진료실 앞에 대기할 때면 우연찮게 듣게 되는 그 말. ‘상당히 진행’,
그 말은 곧 전이를 의미한다는 것. 암세포가 폐나 뼈, 림프절, 간... 등으로 이미 옮겨간 경우라는 것. 그러나 자세하게 알게 되면 절망을 넘어 소름 끼치는 상황을 의미하는 그 말, ‘상당히 진행’ 이란 말을 들은 환자 본인이나 같이 갔던 보호자는 그 상황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그냥 단순히 암이 ‘퍼졌다네!’에서 생각을 멈춰야 할까? 아니면? 아니면... 도대체 내 몸에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에 대한 어느 정도의 상황 파악은 해야 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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