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내 주치의께 술에 대해 처음 물었을 때는 단점을 말씀하셨었지만, 그로부터 6년이 지난 후, 2019년에는 조금 다른 성격의 조언을 하셨다.
암환자도 술을 마실 수 있다.
2019년 어느 날, 주치의께서는 암환자라고 해서 술을 못 마시란 법이라도 있느냐?라는 식으로 말씀하셨다. 내가 항암제 내성이 생기는 것 같다는 말을 들은 후 겸사겸사 애주가 프랭크 형을 만나러 가기 전 물어본 것에 대한 답이었다.
“암 치료라는 게 삶의 질을 높이려는 것 아니겠습니까?”
“......”
“만약 술을 마셔서 삶의 질이 좋아진다면 마셔도 되겠지요.”
“예.”
“다만 걱정되는 건, 환자분의 경우 항암제로 인한 설사가 심하신데...알코올이 들어가면 그게 더 심해지지 않을까 하는 점입니다.”
“그렇군요.”
암 환자는 어느 정도의 술을 마시면 좋은가
“교수님, 어느 정도의 술을 마시는 게 그나마 좋을까요?”
“하하하. 제가 그걸 어떻게 말씀드릴 수 있겠습니까?”
“하하. 그렇군요.”
“하지만 제가 아는 어떤 분은 하루에 중간 크기 와인잔으로 3분의 1컵 정도를 마시는데, 그래도 잘 버티시는 걸 보면...”
“그렇군요.”
“그런데 저라면... 항암제의 부작용이 심한 경우라면 아주 조심할 것 같습니다.”
암환자 음주에 대한 일반적 지침
미국 암협회 같은 데에서는 하루에 와인 한두 잔 정도는 마셔도 되는 게 아니냐는 정도로 거론하는 것 같다. 남자는 하루에 두 잔을 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으며, 여성의 경우엔 한 잔 이상을 넘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여성 암환자와 와인 또는 음주
알코올은 에스트로겐을 증가시켜 유방암의 발병 내지는 재발을 가져온다는 주장도 있으나 검증된 건 아니라고 한다. 대신에 여성은 일반적으로 남성에 비해 몸무게가 적게 나가고, 그런 조건은 알코올 분해 속도를 늦추기 때문에 남성의 경우와 달리 한 잔 정도를 말한다고 한다.
항암 중인 암 환자는 와인을 마셔도 되나
일반적으로 권장하지 않는다고 한다. 이유는 항암제로 인한 부작용인 구강 관련 염증이나 식도, 또는 잦은 설사로 인한 장 관련 부작용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이유에서라고 한다. 한편으로 다른 암이 생길 수도 있고, 기존 암이 더 빨리 악화될 수도 있는 게 아니냐는 주장도 있다지만, 정설도 없고, 구체적 증거나 일반화된 학설도 없는, 그저 추측하는 정도라고 한다.
4기 다발성 전이암 환자_ 나는 술을 마실까
마신다. 나는 2019년 프랭크 형을 만난 이후 다시 와인 정도(?)를 마시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우리가 헤어진 특정 일자인 ‘형제의 날’에만 마시는 정도다. 그것도 위스키 잔으로 반 잔 정도다. 인증샷 찍어 보낼 용도다. 왜 더 많이, 더 자주 안 마실까?
항암 중인 암환자가 음주를 할 경우 예상되는 문제점
내가 프랭크 형 집에서 2주간 묵을 때, 매일 밤 술을 권유받았다. 마셨다. 대신 와인만, 대략 4분의 1잔 정도로만 마셨다. 그것도 하루를 건너 띄면서. 당시 항암제를 휴약 하고 있던 중이었음에도. 귀국 후에는? 말한 대로 첨엔 한 달에 몇 번 정도로, 그 후엔 한 달에 한 번 정도로 마셨다.
4기 다발성 전이암 환자_내가 와인조차 잘 안 마시는 이유
이유는 간단하다. 하도 술을 오랫동안 안 마셔서 마셔도 재미가 없다. 두 번째는 한 두 모금에도 얼굴이 확 달아오른다. 이 다이나마이트성 자극, 싫다. 세 번째는... 설사가 심해진다. 이거 삶의 질을 엉망으로 만든다. 그래서? 어쩌다…마셔도…그래서 혀 끗에 대는 정도에서 끝낸다.
4기 다발성 진행성 암환자_나는 앞으로 술을 마실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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