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암 진단 후 한 동안 매일,
아니 매 순간 바랬었다.
이 암이 없어지든지,
낫게 해달라고..
내가 바라는 일의 거의 대부분은
안 일어났다.
암은 안 없어졌고,
더 확산했다.
왜?
일어날 수 없는 걸 바랐으니까
인간의 몸엔
대략 30조 개의 세포가 있다고 한다.
하루에 대략 3,300억 개의 세포가
태어나고 죽는다고도 한다.
이 과정이 일사불란한데,
도중에 뜻하지 않게
-죽어야 하는데 안 죽는 세포들,
손상입은 세포들-
사고가 난다고 한다.
그게 암의 시작이라고 한다.
그래도 고등학교 생물 정도는 배운 수준에서,
그 정도의 지식만으로도
인간은 물론 동물의 몸에도
암은 쉼 없이 생기는 것이라고.
그리고 한 번 생긴 암은
아무리 잘라내도 잘라내도
안 없어질 거란 걸 알 수 있다.
왜?
암은 살아있는 몸에 생기니까.
시간이 흘러 난 곰곰 생각했다.
그리고 내 생각을 아예 바꿔 버렸다.
그래, 암과 함께 살자.
걱정하는 것들 중 거의 대부분은
일어나지 않는다고 한다.
2013년 sv 교수님께서
내 몸속 4기 암은
시한폭탄이라며 지켜볼 뿐 방법이 없다며
항암제 처방을 안 해주셨다.
그래서 난 곧 죽을 거라 생각했다.
가족 중 누군 얼마 안 되는
내 재물에 대한 생각을 하는 듯했다.
그러나 난 안 죽었다.
그 교수님 그 말씀하신 뒤
11년이 흐르고 있고,
아직 안 죽고 있다.
죽기는커녕
자연의 형상에 대한 아름다움 완상,
세상에 대한 감사,
순리에 순응하는 정도,
아음의 안정상태,
균형 잡힌 식사... 가
진단 전과 비할 바가 아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병원의 교수님들께서
내가 가진 4기 진행성 암이
ktx나 제트기 수준의 속도로
순식간에 퍼질지도 모른다고 하셔서
불안 불안해했었다.
그래서 아직 정리할 시간을 더
달라고 하늘에 빌었었다.
대신 몸 관리 잘하고,마음관리 잘하며
암을 달래 보겠노라고.
폐에서 다리뼈로 갔지만
그래서 자르고 붙이고 했지만
아직 눈에 띄거나 도려 낼 정도로
딴 데로는 안 갔다고 한다.
그러니 내가 걱정했던 일의
대부분은 아직
안 일어나고 있다.
그에 비추어 내가 뭘 바란다 해도
내가 바라는 일의 거의 대부분도
안 일어날 것이다.
그 바라는 대부분의 일은
일어날 수 없는 일이니까.
부질없는 걱정과
공허한 바람보다는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계획하는 게
더 낫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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