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급격한 체중감소 원인, 1개월에 5kg 빠지는 건 완전 비정상이다.
한 달 새 체중 5kg이 줄었다. 답이 안 보인다. 답답하기도 하다. 그 원인이 너무 뻔해 궁금하지도 않다. 왜냐면 항암 인생 14년째다. 교수님들이나 간호사님들로부터 그 기간 동안 한두 번 들은 게 아니어서 그렇다. 하지만 뾰족한 대책이 없다는 게 문제다. 결국 오늘 잰 체중은 여대 최소 체중이다. 58.35g.
체중감소원인 1: 항암제 관련
내가 생각하는 체중감소 범인은 항암제다. 이것 때문에 가파른 체중감소가 생기는 것 같다. 특히 표적항암제를 바꾸고 3개월이 지나면서 그 체중감소의 토대가 마련된 것 같다.
식욕상실: 보트리엔트라는 표적항암제를 먹을 때는 없어서 못 먹을 정도로 식욕이 좋았다. 인라이타와 같이 설사 부작용이 엄청났지만 그래도 식욕은 왕성했었다. 그런데 이 인라이타는 아니다. 식욕이 없을뿐더러 구역질 전조증상도 나타난다.
설사: 이 설사라는 현상은 두 표적치료제와 단짝인 듯하다. 보트리엔트의 경우에는 심할 때는 하루에 9번까지 설사를 해봤다. 마지막 9번째 설사는 노랑물만 나오는 정도였다. 그런데도 설사가 나왔다니 믿어지지가 않았다. 인라이타로 바꾸면서 3개월까지는 그래도 설사가 없었다. 나름 다행이라 생각했다. 그러나 4개월째로 접어들면서 다시 설사가 시작됐다.
구역질 전조증상: 보트리엔트 복용시와 비교해서 보면 밥 먹는 양이 3분의 2로 줄었다. 그만큼만 먹으면 단 한 숟갈도 더는 입에 넣을 수가 없다. 왜? 입맛도 없어지고 토할 것만 같은 기분이 들어서다.
끼니 건너띄기: 밥맛도 없고, 설사도 심한 데다가 구역질까지 나니 밥 생각이 없어진다. 결국 그런 악조건들에다가 점심 생략이라는 하나를 더 얹으니 체중이 유지될 리가 없다. 섭취 절대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설사 등으로 나가는 건 많은데도 말이다.
체중감소원인 2: 암세포의 작용
암세포의 식욕 방해 공작: 암세포 자체가 식욕을 못 느끼게 만드는 마법 같은 못된 짓을 한다고 한다. 암세포들은 괴상한 호르몬을 분비한다고 한다. 그런 이유로 암 환자는 분명히 배가 고픈 상태인데도 먹고 싶은 생각/기분을 가질 수 없게 된다고 한다. 참으로 악랄한 존재들이다. 소량을 먹는 데다가 설사가지 해대면 사실 먹고 싶은 생각이 간절하다. 그래서 마치 밥 한 공기라도 다 먹을 듯한 식욕이 순간적으로 든다. 그래서 평소보다 밥을 많이 프고 반찬도 챙긴다. 그러나 서너 숟갈만 들어갔을 뿐인데 금세 포만감이 들고 밥맛이 없어져서는 숟가락을 놓게 된다.
원발암이나 전이암 때문에 생기는 염증: 암 환자 몸에 염증이 생기면 면역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 내에서 이상한 단백질을 분비하기 시작한다고 한다. 이 단백질은 못된 기능을 한다고 한다. 바로 식욕을 자극하고, 대사활동을 변화시길 수 있는 호르몬 분비를 억제한다고 한다. 참으로 기가 막힌 일이다. 별의 별 단백질이 다 있다.
체중감소 원인3: 암환자의 의기소침과 운동 부족
암환자의 낙담과 의기소침: 이런 종류의 부정적인 심리상태는 식욕을 뺏어간다고 한다. 당연히 식욕이 생길 리 없다. 의기소침에 스트레스에 걱정불안이 입맛을 살아나게 할 리가 없다
운동부족: 암환자가 운동을 안 하게 되면 근육도 망가지고 전반적인 몸의 상태가 약해진다. 당연히 집안에만 있게 되고 바깥활동을 안 하게 된다. 특히 나처럼 한쪽 다리을 두 번이나 잘라낸 경우, 근본적인 보행장애가 오게 되고 한쪽 발을 거의 못 쓰게 된다. 거기에 더해 지팡이나 목발을 해야 한다. 움직이는 게 귀찮게 된다. 체중이 안 빠지려야 안 빠질 수가 없다.
걱정과 분노: 심리적인 불안 상태는 위와 대장을 안 좋은 쪽으로 자극해서 설사를 하게 만든다고 한다. 거기서 멈추는 게 아니라 가만히 있는데도 에너지를 쓰게 만든다고 한다. (마음도 긴장되고 몸도 긴장되는 걸 어디 한 두번 느껴봤을까!) 그럴 경우 얼굴표정도 경색되고 근육도 얼어버린다. 불필요한 그런 긴장상태는 쓸데없는 에너지를 쓰게 만들고, 몸이 야위게 만들 수밖에 없을 것은 뻔한 이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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