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 전에 우연히 봤던 뉴스 하나가 생각난다. 비소세포 폐암의 경우, 방사선 치료요법이 특별한 효과가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는 뉴스였다. 비록 원발성 폐암을 절제한 후에 시행되는 방사선요법이라는 조건이 붙기는 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소세포 폐암 치료법 중의 하나로 당연히 여겨지던 요법 중의 하나가 효과는커녕 폐와 심장을 망가뜨려서 오히려 예후를 더 나쁘게 할 수 있다는 내용이었다.
그때 들었던 생각이, 암 치료방법도 시간이 가면 많이 달라져야 한다는 것과 과학의 발전에 따라서 정이 부로, 부가 정으로 바뀌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든 생각이,
"당연시 여겨지는 현재의 항암요법이 모두 다 올바른 것일까?"와
"오래도록 아무런 의심도 없이 당연한 표준치료법으로 굳어진 채로 많은 암 환자들에게 시행되고 있는 치료법들은 과연 효과가 있는 것일까?"
였었다. 그래서 나 같은 암 환자들이 혹시라도 아무런 효과도 없는, 있더라도 의미가 없는, 오히려 부작용으로 인해서 더 크게 건강을 해치는 그런 치료법이 표준치료법이라는 이름으로 받고나 있는 건 아닌지 의심이 들기도 했었다.
나의 경우, 폐로 전이된 폐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였음에도 특이 증상을 느끼지 못했었다. 무슨 통증이라든지, 잦은 기침이라든지, 피가 나온다든지, 숨이 차는 등의 전형적인 증상들 중 어느 것도 나타나지 않았었다. 20여 개가 넘는 폐결절들이 밌었고, 그중 제일 큰 것들이 2cm가 넘었었고, 그것도 3개나 됐었다.
그런데도 증상이 없었다는 게 신기하기도 했었는데, 그게 전이암이라서 그랬던 건 아닌 듯하다. 왜냐하면 진단 후 교수님이 말하길,
“폐암이든 신장암, 아니면 간암이든 암종을 불문하고 상당히 진행된 후에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암이란 게 익을 대로 익어야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는 것인데, 그런 사실을 당시 그 교수님 말씀이 아니고서라도 암 진 후부터 지금까지 주변에서 많이 봐오고 있다.
폐암-물론 전이성 폐암-의 상태가 심각했음에도 흉부외과 교수님은 내게 두 가지를 확실히 했었다.
1) 수술 불가: 한두 개가 아니다. 20여 개가 넘는데 그것들을 어떻게 다 떼내냐? 불가능하다. 또 겉에만 있느냐? 그게 아니다! 대부분이 중심부에 있는 걸 어떻게 떼내냐? 그러다가는 치료는커녕 폐만 망가지고 호흡 기능이 부족해서... 폐기능 상실로 죽는다. 그러니 난 당신의 폐 수술을 못한다.
2) 방사선 치료도 불가다. 원발성 폐암이라면 몰라도, 이건 신장암에서 온 거다. 타 기관에서 전이되어 온 그 암이 방사선요법에 효과가 없다면 폐에 위치한들 성격이 같으니 치료법도 같을 수밖에 없다.
그때 그 교수님께서 방사선을 이용하는 것도 폐암 치료법들 중 하나란 것을 알았고, 동시에 든 생각이,
"아! 그래도 폐암은 방사선 요법이 가능하구나."
였다. 더군다나 그 교수님은 내공이나 지명도가 엄청난 분이셨다. 그런 분께서도 폐암 절제 후 방사선요법을 당연한 걸로 말씀하셨었다. 신장암의 경우엔 표준치료에 방사선요법은 애초부터 없다고 알고 있다. 나의 주치의 교수님께서도 신장암은 방사선에 반응을 보이지 않기 때문이라고 하셨다.
어떤 치료법이 됐든, 치료를 시도해봐야 암은 건드리지도 못하면서 엉뚱한 데만 손상을 입히기만 한다면, 그건 치료법이라고 할 수 없다는 것이다.
참고 뉴스 출처:
https://news.v.daum.net/v/20200921171738347
폐암 수술 후 방사선 치료.. "신중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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