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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창작

한 치 앞도 장담 못할 인생사

by 힐링미소 웃자 2021. 10. 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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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는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지역단체에서 같이 봉사 활동하는 분이 전해준 말이었다. 5분 후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는 말의 뜻을 깨달을 수 있는 또 다른 계기였다.

같이 봉사활동을 끝낸 후 나랑 점심식사를 하자고 했었다. 하지만 난 이미 병원 치과 일정이 잡힌 터라 아쉽지만 간사님이랑 두 분이서 가셔서 맛난 식사 하시라 했다. 짐이 있어 차에 모시고 중국집 주차장에서 내려 드렸다. 그리고 난 급하게 차를 몰아 도 다른 분이 부탁한 곳으로 태워다 드렸다.

난 본래 그날 행사를 마치고 곧장 병원으로 갈 예정이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던 부탁을 받았다. 아주 급하니 회의장소까지 태워다 달란 부탁이었다. 나의 계획은 뻐그라졌다. 전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난 그분한테 많은 도움을 받고 있고, 나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시는 분이라서 돌발적인 부탁에 흔쾌히 응락했지만…돌발적이었다.

내 일정을 이미 알고 있던 그 두 분은 나를 대신해 말하셨다.
“아이고, 위원장님 바쁘신데... 중국집까지 우릴 데려다 주시는 거…민폐네요.”
그러자 그분이 대답했다.
“부탁한 건 저고, 제가 미안한데… 왜요? 죄송한 건 저 아닌가요?”
쫌 삐딱하게 들렸다.

어찌어찌해서 난 빙 돌아서 병원에 가게 됐다. 병원에 거의 도착할 무렵 메시지가 왔다. 맛난 점심, 덕분에 잘 먹었다는 인사였다.


지출권이 내게 있어서 미리 승인을 받아야 쓸 수 있는 공적인 카드였다. 내가 안 먹었으니 그분들이 내 몫까지 드시면 될 일이었다. 아침 8시 반부터 서둘러 준비하고 점검하고, 체온 재고... 등등을 하셨으니 바쁜 아침이었으리라. 그런 후 오후 1시나 돼서야 끝난 행사였으니, 얼마나 시장들 하셨을까!

그런데 그 맛난 점심 사진을 내게 보낸 지 몇 분 지나지 않아 또 다른 문자가 왔다.

“엄마가 다치셨어요. 점심은 호사를 부렸는데...”
“뭔 일 이세용?”
“ㅇㅇ동 사시는 엄마가 점심 드시고 운동하시다가 나무 데크를 고정하는 볼트가, 그게 약간 삐져나온 거, 거기에 걸려 넘어지셔서 고관절이 부러지셨어요.”
“어머!”
난 여성과 대화할 땐 그녀가 쓰는 표현을 쓴다.

“어머! 그래서요?”
“중환자실 가셨어요.”
난 속으로 생각했다.
“80 넘으신 분이 넘어지시면 돌아가신다는데... 고령에 고관절이 부러지셨으면... 고생깨나 하실 텐데...”
그런 생각하고 있는데 그분이 다시 말했다.
“위원징님, 진짜 문 열고 나가면 뭔 일이 생길지 모른다는 인생사라더니...”

진짜다. 그런 일들이 너무도 많다. 동서고금을 넘나들면서. 나도 그런 케이스이고. 우리 많은 암환우분들도 그러셨으리라. 어느 날, 아침 맛나게 먹고 어찌어찌하다가 병원 또는 검사를 받고, 덜컥
“암 4기입니다!”
와 같은!

세상사 한 치 앞도 모를 일이다!

얼마 전 영국에서 아름답고 상냥하고 배려심 가득한 어느 30대 여성분이 경찰에 의해 너무도 안 좋게 스틱스 강을 건넜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다. Sarah Everard라는 여성은 절친의 생파에서 즐겁고도 행복한 시간을 가졌다 한다. 그러나 그 친구네 집 문을 열고 나온 후 5분도 안돼 어느 경찰관에 의해 납치됐고, 못된 짓을 당한 후 처참히 생을 마감했다 한다.

문 열고 나갔더니 딴 세상이더라!

난 하루를 3가지와 함께 보낸다.
암 진단 후부터다.

잠자리에서 눈을 뜨기 전,
“오늘 하루를 제게 또 주시는군요.”
몸을 일으키기 전,
“오늘도 미소와 함께 살며 아름다운 추억 하나 만들겠습니다.”
잠자리에 들기 전,
“오늘 하루 큰일 없이 무사히 보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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