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치과 진료가 있었다. 작년 말부터 시작됐던 이벤트의 마감을 위해서였다. 그 이벤트가 한참 진행 중이었을 때 들었던 예상은, 4기 암의 상투적인 전파방향을 따라가는 것으로도 부족해 이제는 원발암이 턱뼈까지 가냐? 였었다. 왜냐하면 전이암의 1% 정도는 턱뼈로 옮겨간다는 의학적 통계가 있기 때문이었다. 다행스럽게 턱뼈까지 가는 일은 발생하지 않았다.
어제의 진료는, 문제의 그 이빨을 빼내고, 그 이빨을 붙잡고 있던 썩은 뼈도 긁어낸 후 어떻게 변하고 있나를 보기 위해서였다. 우선 엑스레이를 찍었다. 대략 10여분 후 내 차례가 와서 진료실에 들어갔다. 예의 그 교수님은 반갑게 나를 맞이하셨다. 두 번이나 진단서를 교정해 주시고, 배려와 공감을 표해주신 분이시라서 나도 역시 만면에 웃음을 띠고 인사를 드렸다. 엑스레이 상의 현상태는 더 이상의 염증도 없고, 그저 무난한 정도? 그렇다는 말씀이 있었다. 예후에 대해선 단정을 못하겠다는 말씀도 있었다. 우선 3개월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을 주셨다.
난 ‘약물에 의한 치골 괴사’의 징후는 안 보이는지를 물었고, 그분께서는 “다행스럽게도 아닙니다.”라는, 말씀을 하셨다. 이 ‘약물에 의한 치골 괴사’ 또는 ‘MRONJ(=Medication Related Osteonecrosis of the Jaw)는 아주 심각한 질환이라고 한다. 난 골다공증 환자들이나 다른 뼈와 관련된 질병을 갖고 있는 사람들에 비해서 약에 대한 선택권이 거의 없다. 대체할 수 있는 약들이 있다면, 어느 특정 약에 대한 부작용으로 치골이 썩어 들어가는 부작용이 생길 경우, 다른 약을 써서 증상을 회피하든지, 완화시킬 수 있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나처럼 대체할 변변한 약이 없는 경우의 항암제일 경우, 말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했다. 항암제 부작용에 의한 치골 괴사를 막기 위해서 항암제를 안 쓸 경우엔 생사의 기로에, 반대의 경우엔 심각한 치골 괴사가 일어날 수 있다는 설명이 있었다.
나를 지극정성 배려해주시는 다른 두 분의 치과의사 선생님들께서는 내 경우가 바로 MRONJ가 아니냐!라는 의견이 주셨었고, 치과 교수님께서는 아직은 그렇지 않다는 말씀을 하셨다. 그러나 상관관계를 칼로 무 베듯 할 사정이 아니기에 내가 문의했었던 관련 보험금 청구에 많은 협조를 하셨었다. 결국엔 꽝이 됐지만 얻은 것도 많았었다. 특정 보험사의 손해사정을 위한 전담업무를 맡은 관련 회사의 시니어 매니저를 상대할 기회가 있었는데... 존 그리샴의 소설 중 특정 장면이 연상되는 순간들이 꽤 있었다. 그와의 밀당과 그가 속한 국내 최고의 손해사정인들로 구성됐다는 회사의 회사 직인에 의한 과실 인정에 대한 경위서와 관련된 에피소드는 다음에 쓸 기회가 있길 바란다.
어쨌든 ‘약물에 의한 치골 괴사’로 돈 몇 푼 받는 것보다는, 그게 아니라서, 제한된 숫자의 항암제들 중에서 나름 효과적인 항암제에 대한 옵션을 하나 더 갖는 게 훨씬 더 남는 장사 일터이다.
난 진료 말미에,
“교수님, 제가 코로나 예방백신 접종에 대한 교수님의 조언을 좀 구해도 될른지요?라고,
물었다.
“아...뭐라고 답변을 드려야 할까요... 나, 참.”
“왜요, 교수님? 곤란한 질문을 드렸나 봐요?”
“예. 그렇습니다. 아주 곤란한 질문을 주셨습니다...”
“그렇군요, 교수님.”
치과 진료 전반에 대한 기쁜 마음과 가벼운 발걸음과는 대조적으로 맘 한 구석에서 쪼그리고 있는 갈등, “이놈의 백신을 어쩐다?”라는 혼잣말과 함께, “맞아? 말아?”라는 두 단어가 마치 왼발 오른발처럼 한 입에서 번갈아 나왔고... 기어이 집에 와서 전문가 집단의 자료를 찾아서 랜선을 타고 헤집고 다녀봤다. 이유는? 며칠 후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예약한 백신이 내게 배정된 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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