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삶 32-암 수술 후 절망과 모욕적 전원의뢰서(2013년)
그 교수님은 이마를 찡그렸다. 얼굴엔 잔뜩 화가 나신 듯 울그락불그락... 그리고 내뱉듯 말했다. "이 선생, 이 사람, " "예, 교수님!" "이 사람 한 장 써줘!" "예?" "전원 의뢰서!" "아 예." 난 모멸감, 모욕감, 화남, 슬픔, 분노, 좌절, 서러움... 등 온갖 부정적인 감정들이 내 온몸의 혈관과 신경을 타고 요동치는 듯했다. 난 내 아이 둘, 그들의 두 얼굴로 내 얼굴에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가슴엔 서러움이 목구멍엔 아우성이 입안엔 가시에 할퀴어진 어휘들이 서로가 뒤엉키고 그 뒤엉킴이 목구멍으로. 그곳에서 아우성과, 그 아우성과 뒤섞인 가시들이 가슴속의 서러움과 버무려져서는 천만 근으로 응축되곤 온몸의 열로 녹아져 서러움과 분함으로 솟구쳐서는 두 눈으로 하염없이 쏟아져 나오는 듯했다..
2021.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