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식 채혈, x-ray, 비조영 CT 검사:뼈전이, 뼈전이 재발을 잡아내기에는 역부족인 검사들
1. 금식채혈
오늘 채혈을 했다. 4시간 금식이었다. 평균 3개월마다 하는 금식채혈이었다. 역시 오른쪽 팔이었다. 늘 그쪽 팔로 해오고 있다. 이게 13년이 이젠 확실하게 넘었다. 더군다나 늘 같은 위치다. 그 팔이 늘 고마웠다.
하지만 오늘은 미안한 마음, 꺼려지는 맘이었다. 꽤나 오랜 가간 통증이 지속되고 있다. 그게 간헐적인 일이기는 하지만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게다가 요즘엔 붓기까지 한다. 그러니 미안할 수밖에...
바늘 찌르기 전 말을 할까 말까 속으로 갈등도 했다. 하지만 그분들이 의사는 아니기에 그냥 말았다. 임상병리사도 의료진이겠으나 번지수가 좀 다르다는 생각에... 어쨌든 오늘 MRI검사에서 그쪽 팔이 검사범위에 포함되기만을 빌 뿐이었다.
동네 정형외과 두 곳에서 그 팔 문제로 이미 진료를 받아 본 바다. 그분들은 공통적으로 말했다. 경추에 문제가 있어서 어깨도 아프고, 팔꿈치도 아픈 거라고. 그런데 왜 하필 오른쪽만 아플까? 역시 그에 대한 대답은 없었다. 그냥 한쪽만 아픈 경우도 있단다.
하지만 내겐 쉽게 믿을 수가 없는 일이다. 동네에서 그런 말을 듣고 안심했었지만 경과는 악몽과도 같았다. 결국 대퇴골을 두 번이나 절단했었다. 그런 마당에 어깨나 팔꿈치가 전이 대상 뼈의 범위에서 제외된다는 보장, 그런 건 내겐 무의미한 일이다.
2. 대퇴부 X-ray 검사
이 또한 2016년부터 쉬지 않고 받아오고 있는 검사들 중 하나다. 벌써 9년째다. 201년에 처음으로 뼈전이가 확인됐다. 그러고 나서 너무도 급작스럽게 다리뼈를 잘라내야 한다는 소리를 들었다. 그리고 지체 없이 잘리고... 그 후부터 추적검사가 시작됐다. 많을 때는 1년에 4번, 적을 땐 3번.
그런데 그렇게 했다고 해서 X-ray란 게 뼈전이 경비견 역할을 한 건 아니었다. 그렇게 뻔질나게 촬영했는데도 6년 후 또다시 잘라내야만 했다. X-ray는 뼈전이를 못 잡아냈기 때문이었다. 그러니 뼈전이를 사전에 알기 위해서 x-ray를 아무리 찍어 봤자다. 내 경우엔... 그렇다는 거다.
3. CT 검사
폐 CT도 찍었다. 비조영검사였는데도 긴장됐다. 3개월 전 검사에서 나쁜 소식을 들은 후라서 더 그런 모양이었다.
양쪽 폐로 전이된 소위 다발성폐전이가 지난 13년 간 아주 안정적인 모양새였다, 너무나도 고맙게도! 하지만 지난 연말 검사에서는 암이 내 면역력을 제압하는 형국으로 변하고 있었다.
전이암 덩어리들의 개수도 늘어나고 있고, 크기도 커진다는 결과가 주치의 교수님의 컴퓨터 화면에 띄워진 채였다.
"약을 바꿔봅시다."
교수님의 말씀이 있으셨다. 하지만 없는 살림에 그 제안을 번갯불처럼 받을 수는 없었다. 처방박은 약이 3개월 치나 남아있었기 때문이었다. 신생혈관을 억제하는 기전이 암세포들의 밥줄인 혈관들을 잡은 게 아니라 잘린 부위에 이식한 뼈가 붙 는 걸 방해하는 하는 작용을 한다는 이유로 후약명령을 받았었기 때문이었다.
암투병 오래 하다 보면 이런 파울볼들이나 스트라이크들이 참 많이도 생긴다. 이를테면 방사선을 이용한 각종 영상검사들 때문에 10년이 넘어가면 암덩어리들이 보이게 될지도 모른다든지, 표적항암제가 발암물질로 돌변한다든지와 같은 것들 말이다. 역설!
4. 너무도 여유로운 검사실 앞 풍경과 당혹감: 의대정원 증원 분쟁 유탄 or 긍정적 현상
요즘 병원이 그렇게나 쾌적할 수가 없다. 오늘 검사실 앞만 해도 그랬다. 빈자리가 그렇게나 많았다. 이 사태 전까지만 해도 180도 달랐었다. 도떼기시장이 따로 없었다. 격한 표현으로 아비규환 상황 정도였달까!
심지어 내 검사를 앞당기기까지 했다. 그것도 장소를 옮겨서, 예정됐던 검사실을 향해서 멀리까지 갈 필요가 없었다. 장소도 더 가까워지고, 시간도 앞당겨지고... 금식 채혈 땜 쪼르륵거리던 배를 좀 더 빨리 채울 수도 있는 일이었다.
하지만.... 병원 소득은 개판이 될 게 뻔한 일이다. 그게 나 같은 증증환자들에게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미지수다. 어떻게 될까..?
5. 나 같은 중증환자는 언제나 약자일 수밖에
이 사태가 빨리 정리되지 않으면 사람 여럿 죽어나갈 수 있다. 동네병원이나 일반 종합병원에서 나 같은 환자를 검사하고, 수술할 수는 없다. 그 엄청난 장비와 수술에 필요한 고도로 숙련된 의료진들을 두고 운영하기엔 너무 벅찬 일 아니 껬는가!
대학병원의 환자가 줄어들고, 그에 따른 각종 검사와 수술 등이 이런 식으로 지속되면 병원 운영이 과연 가능한 일일까?
더 걱정스러운 일은 뭘까? 내가 부자인 대학병원 살림을 걱정할 처지는 아니다. 문제는 나 같은 중증환자들을 향한 검사들, 진료들, 처방들, ㅅ술 등이 미뤄지고 취소되고, 거절된다는 사실이다. 그러니 쾌적하다고 마냥 좋아만 할 일은 아니다.
오늘도 무수한 중증환자들을 봤다, 아래와 같은 분들 뿐이 아녔다. 다리가 절단된 분들도 두 분이나 봤다. 내겐 예사로운 광경이 아녔다. 내게 곧 박칠 일이 될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다.
여적까진 두 번에 걸쳐 잘단 후 이식ㅇ;라는 복을 누렸을지 모르나 또다시 재발한다면 틀림없이 절단이 될 것이다. 이 육종성변이가 그렇게 치명적인 이유다, 아, 물론 뇌로 가는 것 보다야 형편이 나은 경우라 할지 모르지만.... 그래도 각자의 입장에서는 최악의 경우임은 분명하다. 모든 환우분들의 쾌유를 빌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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