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난 잎은 지고 새 잎이 나고...
4기 전이암 진단 후
깨달은
‘나의’
삶에 대한
단 하나의 진실.
삶에 있어
변하지 않는
유일한 것은
모든 건 변한다! 는 것
내 몸과 마음이
콩팥 두 개에서
하나인 상황에 맞춰
변하고,
숨 쉬는 폐엽이
5개에서
4개인 조건에 맞춰
변하고,
달리고 뛰던 것에서
지팡이 짚고 절뚝거리는
현실에 순응해
변하고……
얼마 전에 산
가재 두 마리,
어느새
한 마리는 탈피를 했다.
오늘 아침에 보니
다른 가재도 그랬다.
변화해야 하는 시점에
탈피하지 못하는 가재는
죽는다.
변해가는 몸에 맞춰
작아진 갑옷은
벗어야 한다.
그대로 멈춰 있으면
으스러져 죽거나
과거의 갑각 속에
갇힌 채
고통과 함께
스러질 것이다.
내 몸도
나이를 먹어 간다.
그렇잖아도
세월에 따라
순리를 따라갈
이치이지만...
4기 암과 함께 하는
세월의 생채기는
더 돋보인다.
그래도 내 몸이 거기에 맞춰
변화하고 적응한다.
내 맘 또한
그러하다.
감사하고 고마운 일이다.
코로나바이러스 상황에서
모든 게
변하고 있다.
마스크를 써야 하고,
숨을 헐떡여야 하고,
제 잘난 얼굴도
반만 내 보여줘야 한다.
그렇지 않았던 세월이
있었다.
참으로 길었다.
그 긴 세월
좋았었다.
그러나 지난 게
현재인 건 아니다.
시간은
세월의 바람에 날려
없어지고
기억은 내 몸에
스며들었다.
그뿐이다!
코로나19는
실재하는 현실이다.
현실은 진리이다.
마스크로 남과 나를
보호해야 하고,
나 아닌 이와는
적당한 거리를 두며
쾌적하게 숨 쉴 공간을
마련해 줘야 하고,
타인에게
침을 튀겨서도 안된다.
이 상황이 비정상일까?
그럼 현실이
비정상이 될 수 있을까?
이제 새로운 상황에 맞춰
변해야 한다.
그렇게 살아야 하는 게
새로운 ‘규범’이자
정상’인 상황이니까.
폐며 다리뼈로 간
전이암과 함께 살며
'내가' 깨달은
한 가지,
변하지 않는
한 가지,
모든 건 변한다! 는 것.
상황에 맞춰
내 몸이 순리대로
변하고 있는 것처럼
내 생각도,
마음도,
영혼마저도
‘끊임없이’ 변하길
희망한다,
변화를 거부하면
나 스스로를
학대하게 되고,
내 몸에 끊임없는
스트레스를 주고,
가족을 힘들게 하고,
바로 옆
소중한 관계들에게
부담만 주게 될 거고...
그리고 또...
그런 '나의 삶'은
누구를 위한 삶이고,
그런 ‘삶'의 종착역은
어디일까! 를
경험해본 까닭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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