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암낯선 분위기, 낯선 사람들, 낯선 환경은 내겐 모험이고 여행과도 같다. 그래서 죽고 못 살 친구가 거기에 없다면 한번 간 나라로는 다시는 여행 안 간다. 안 가 본 나라가 많아도 너도 많고 내 삶은 리밋이 걸려있기 때문이다. 독일과 덴마크 글구 미국 서북부와 동북부, 그리고 뉴질랜드 시골엔 죽고는 못 살 절친들이 있어서 기회가 닿으면 몇 번이고 가고 싶은 곳들이지만..
그래서... 결국엔 단시간 근로자 계약서를 작성했다. 그래도 커피값 정도는 벌 수 있다. 4대 보험도 있고, 자리도 있다. 그러나 돈 벌고 유세 떨 요량은 아니다. 운 좋으면 한 달 내내 일해서 벌 돈을 5분 안에도, 진짜 일년에 한두 번, 벌 수도 있으니 말이다. 그냥 내가 머무는 커뮤니티가 좋아지면 나도 좋아지리라는 맘에 수락당했다. 한때 그런 비슷한 일을 민간에서 하면서 목구멍 포도청해본 적도 있고... 하지만 여긴 다른 영역,! 5명의 엄한 면접관 앞에서 다 털리는 과정은 막바지 필수였다. 그분들이 날 선택하셨다니 감사할 일이다.
얼굴에 웃음이 머물면 맘 속엔 지혜가 머문다는 말을 늘 새기면서 살고 있다. 아마 그런 생각이 내가 예까지 오는데 쫌은 도움이 됐을지도 모를 일이다. 어쨌던 내 얼굴 근육과 신경들이 가짜로라도 즐거워야 내 몸도 덩달아 면역력을 키울는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15년으로 접어들었나 보다. 그리고 오늘 위암센터에 왔다.
위암센터, 내가 위암이 있어서는 아니다. 독한 항암제를 아주 오래도록 먹으며 위에 부담을 주다보니, 주치의께서 아주 오래전에 날 의뢰하셨고 인기 교과서 쓰시는 교수님과 10여 년 다 되게 인연이 있어서다. 아, 입은 빼뚤어져도 말은 바로 할까? 만성 내재성 위염에 알파 때문이다. 그래봤자 나의 원발암과 폐암, 골육종, 척추 종양에 비할 바가 아니니 다행이다.
어쨌든 작은 상처 때문에 생긴 아픔은 큰 상처로 인한 고통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쯤이면 행복에 겨워해야 한다. 돌아오는 주말엔 절친들과 장어구이 더하기 애프터 입가심 코스로 바닷가에서 하루를 보낼 모양이다. 그들의 남의 편들이 지방 근무에, 일욜엔 집콕들이라서 내 차로 이동하기로 했다. 친절 절친들이 있음 또한 불역호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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