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그녀의 암이 문제였던가 보다. 갑상선암과 유방암! 하나도 아니고 두 개의 암을 가진 여자. 그런데도 사랑을 찾는 여자. 두 가지 암을 갖고 있다는 걸 알면서도 그 여자와 함께 하고 싶어 태어나고 자란 곳을 떠나, 그것도 4박 5일은 운전을 해야 닿을 수 있는 곳을 향해 길을 떠나려는 남자. 그 두 사람이 한 집에 살며 부대끼며 살고 싶었던가 보다. 그런데 그러면 됐지 뭐가 또 문제였었을까?
그 형이 날 찾아온 것은 아픈 동생을 보고 싶은, 20년이 넘는 동안의 우정 때문이기도 했지만, 그래서 10일이 넘는 기간 동안 나와 있었지만, 간혹 간혹 물어보는 말들은 그가 뭔가를 고민하고 있고, 답은 못 내고 있고, 그것에 관해서 나와 얘기하고 싶어 한다는 것를 암시하고 있었다.
드디어 어느 날 내게 물었다.
“난 암을 경험 안 해봤어.”
“알아, 프랭크.”
“난 그녀한테 끌려.”
“그런데?”
“그런데, 그녀는 암 환자야.”
“나도 그래.”
‘알아. 그런데 그녀는 두 가지 암을 갖고 있어.”
“......”
“그런데... 만약 사귀다가 그녀가 막 악화되고 그러면?”
“형! 그럴 수도 안 그럴 수도 있지 않을까?”
“......”
“우리가 한 치 앞을 어떻게 알 수 있겠어?”
“......”
난 이어서 4기 암을 갖고 있다는 게 곧 죽는다는 것을 예언하는 게 아니라는 걸 말했고, 사랑은 서로 다른 두 사람 간의 끊임없는 대화이며, 끊임없는 관심이며, 때론 존중하고, 때론 독립적이면서 자유로운 영혼을 담보하는 것이란 걸 알지 않냐고, 그러니 그렇게 끌리면 한 번 만나서 저녁을 같이 하고, 좀 늦은 시간까지 와인 한 잔을 벗 삼아 주고니 받거니 해보는 건 어떻냐고, 그래도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끌리면 시작해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 아니겠느냐고... 난 그렇게 말했었다.
그렇게 말하며 강조했다.
"너무 늦을 때란 없으니, 더 늦기 전에 한 번 만나 보는 게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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