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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Live Free or Die

by 힐링미소 웃자 2021. 12.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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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ve Free or Die!

 

 

내가 20대 초반에 알았던 어느 친구는 이 말에 무척 민감했다. 당시 그 친구는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를 다니고 있다고 했다. 그곳에서 놀랍게도 스키 장학생이라 했다. 플로리다-해변-서핑, 그렇게 자동적으로 떠오르는 더운 곳에서 스키라?  첨에 무척 놀랬었다. 하지만 이 친구를 더 잘게 되면서 그게 그리 이해 못 할 바는 아녔다.

자유와 파격이 몸에 밴 친구란 걸 알았기 때문이었다. 이 친구는 머리가 무척 길었다. 마치 금발을 자랑이라도 할 것처럼. 그런데 그는 꼭 기타를 메고 다녔다. 일본을 거쳐 한국으로 여행 왔던 그는 서울거리를 거닐 때도 예의 기타를 메고 다녔다.

 

그가 귀국 후 자기 사진 몇장을 보내줬다. 그 사진을  보면서 자유가 뼛속가지 배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랭글러 짚에 몸을 기대고 긴 머리에 쓸어 넘기며 다른 손으로는 큰 셰퍼드를 쓰다듬고 있었다. 사진은 많은 걸 말해준다. 그 사진 한 장으로 난 그에 대한 대강을 짐작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그는 싱가포르을 거쳐 동남아시아를 여행할 거라 했고, 했다는 걸 알았다. 동남아시아 여행의 종착역은 싱가포르라 했다. 거기서 서핑 강사를 할 거라고.

 

 

 

얼마의 시간이 흘렀다. 엽서와 사진이 오기 시작했다.  스키복을 입은 모습이 아니라 서핑하는 모습이 담긴 엽서였다. 역시나였다.

 

그 후로 간간이 보내오던 그의 엽서와 편지에는 그의 변신이 담겼다. 싱가폴 서핑 강사, 일본 서핑 강사, 하와이 호텔 취직, 하와이 서핑 회사 공동 창업, 봉사단체...

 

그는 비록 지금은 허리까지 오는 장발은 아니지만 여전히 긴 머리로 서핑을 하며 자유롭게 살고 있다. 부러운 삶이다. 그곳에서 그는 아시아 여자를 만났고, 애 하나를 뒀다. 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반바지 하나만 걸친 채 하와이 해변에서 파도를 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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