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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다변, 관계를 망치는 금단의 사과

by 힐링미소 웃자 2022. 8.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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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강의를 많이 들었다. 뿐만 아니라 강의를 많이 기획했다. 강사들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수강생들의 태도에 대해서도 많이 경험했다. 강의는 대부분이 말이라는 수단을 통해서 매개된다. 말이 참 중요하다는 걸 새삼 배웠다. 특히 말 자체보다 더 중요한 게 있다는 걸 깨달았다. 그건 말의 형식과 내용이다.


지난 2년 간의 경험에서 배운 건 명확했다. 말은 관계를 살리기도 죽이기도 한다는 것. 나의 그런 경험이 물론 주관적일 수 있다. 그럴 수밖에 없다. 나는 일반적인, 보편적인 존재가 아니다. 수없이 많은 인간들 중의 하나일 뿐이다. 또한 내가 일반적, 보편적인 것들을 말하기엔 경험이나 그릇이 보잘것없다. 그러니 경험들, 특히 나름 생생한 최근의 경험들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다변의 폐해


말, 누구나 말을 많이 하고 싶어 한다. 특히 자신에 대한 말을 많이 하고 싶어 한다. 그런 유혹을 강하게 느끼는 건 일반적인 것 같다. 그러나 그 달콤한 유혹, 다변은 관계를 망치기 쉽다는 것을 명확하게 배웠다. 만약에 유머나 조크를 길게 한다면, 그것 때문에 말을 많이 해야 한다면 그건 어쩌면 하늘이 내려준 특별한 선물 인지 모르겠다. 그러나 그런 게 아니라면 과와 화를 가져오는 것에서 멈추는 게 아니라 대화 상대방을 모멸하는 결과를 가져옴을 봤다.

지난 2년 간의 경험을 통해서 다변인 사람들의 공통적 특징을 드디어 알아냈다. 나도 여적까지 그런 특징을 가진 존재였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소름이 끼쳤다. 앞으로는 안 그래야겠다. 그건 나 자신을 위해서도 좋다. 말은 인간의 행위 중 가장 시끄럽고 큰 행동이라고 한다. 그러니 말이 바뀌면 행동이 바뀌고, 결국 나 자신을 바꿀 것이다. 좋은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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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변 또는 장황설의 특징



1. 단문을 회피한다. 단문을 쓰더라도 단어가 많다. 그런 단문들을 경청하다가 경험하게 되는 압권은 수식어가 엄청 붙는 단문들이다. 특히 형용사가 범벅, 부사도 범벅 단문들이다. 언제 끝날지 모를, 단문 같지 않은 단문이다.

2. 중문을 쓸 경우에도, 그 안에 접속사가 많다. 엄청나게! 그런 분들의 특성 또는 재능은 아주 다양한 접속사를 알고 있다는 것이다. 영어의 중문용 5대 접속사는 갓난아기 재롱 수준이다. 우리말에는 100가지 이상의 접속사에 준하는 표현이 있다니 소름 끼치는 일이다. 그런 분들은 그런 접속사를 수도 없이 쓴다.

3. 형용사와 부사 범벅인 단문과 100여 가지에 이르는 접속사류를 써서 말하기 시작하면 아찔하다. 처음엔 전문적인 것에 대한 설명 때문에 그런 줄 알았다. 그러나 일상적인 것들, 자신의 경험, 일과... 그런 소소한 것들을 말할 때도 그랬다.

4. 그런 사람들의 입에서 중문이 끝나고 복문을 암시하는 말이라도 나올라치면 숨이 넘어가기 시작한다. 일단 시작하면 혼자서, 일방적으로 5분을 넘고, 10분을 넘는다. 거기서 끝이 아니다. 30분이 되고 50분이 된다.

결국엔 난 속으로 되뇐다.
"내가 이 사람과 이 자리에 왜 있어야 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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