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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늦을 때란 없다

뜬구름 잡는 얘기

by 힐링미소 웃자 2022. 7.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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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소중한 딸 샛별이 초등학생에서 중학생으로 옮겨가는 언저리에서 내게 물었다.
"아빠, 난 커서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그래?"
"응."
"왜?"
"그래서 아프고 가난한 사람을 돕고 싶어."
"그래?"
"어."
"아프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다니, 너무 멋지다!"
"고마워~"

난 웃으며 다시 물었다.
"샛별~착하다는 게 뭘까?"
"어... 글쎄..."
"아빠는..."
"아빠, 뭐?"
 "아빠가 착하다는 게 뭔지 알면 아빠도 착한 사람이 되고 싶어."
"아빠! 착하다는 건 좋은 거야."
"그래. 아빠도 그러길 바래."
"그런데? 내가 착해지는 게 싫어?"
"좋은지 싫은지 모르겠어."
"아빠!"

 

 

난 웃으며 샛별의 얼굴을, 눈을 바라봤다.
"아빠는 네가... 그런 꿈도 좋지만... 이런 꿈을 가졌으면 좋겠어."
"어떤?"
"난 돈이 생기면 3명의 사람들에게, 이를테면 노숙자 자립센터 같은 데를 알아본 후, 매월 10만 원씩 후원하고 싶어, 그렇게."
"그럼... 돈을 먼저 벌어야겠네?"
"그렇지?"
"어."
"어떻게?"
"아빠, 난 대학을 갈 거야. 졸업 후 직업을 가질 거야. 그리고 매월 10만 원씩 3명에게 후원할 수 있을 정도로 돈을 벌 거야."
"좋네. 멋지네."

또 어느 날 내게 말했다.
내가 스바루의 포레스터란 차를 샀을 때다.
"아빠, 이 차 좋아?"
"좋아?"
"어. 좋은 차야?"
"샛별, 좋다는 게 뭐야?"
"어. 비싸고 내부가  좋은 거?"
"샛별, 모든 차들은 좋을 수 있어. 차를 사는 사람들은 그 차가 좋기 때문에 사는 거겠지? 또 비싸다는 건... 누구에겐 그럴 수도, 안 그럴 수도 있어."
"그렇겠지."
"그런데 왜 물어봤어?"
"아빠가 좋다고 하면 나도 나중에 사게."
"그래?"
"어,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차 살 거야."
"좋아. 나도 응원해."

 

 

 

샛별은 내게 바싹 다가왔다.
"그런데 아빠는 왜 그 차를 샀어?"
"어. 네 바퀴가 제각각  다 돌아. 항상"
"그리고?"
"어. 차를 좌우로 길게 둘로 나누면 양쪽 무게가 똑같아."
"그래? 그런 차 많잖아?"
"아니. 이 차와 포르쉐만 그래."
"......"
"사륜구동에 전후좌우 비율이 똑같은 차는 스바루와 포르ㅡ쉐 밖엔 없어."
"오! 그런데 왜 스바루를 샀어? 포르쉐가 아니고?"
"그 차를 살 만큼 돈이 없어서."
"아!"
"그리고 그 차는 수리비도 너무 비싸고."
"......"
"아빠는 설령 돈이 있다고 해도, 껍데기만 보고 사고 싶지는 않아. 겉만 멋있다고 사고 싶지는 않아. 아빠는 잘 달리고, 잘 서는 차, 고장이 잘 안 나는 차가 좋아. 아빠는 겉만 보고 사서... 스트레스받으며 차를 몰고 싶지는 않아."
"에이, 아빠가 돈이 없으니 일부러 그런 말 하는 거지?"
"맞아. 그 말이 맞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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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궁금해서 물어봤다.
"돈 많이 벌어서 좋은 차 산다고 했지?"
"어."
"그러지 말고 이렇게 하면 어떨까?"
"어떤"난 착하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모르겠어. 그래서 난 그게 너무 어려워서 그런 생각을 안 하겠어. 하지만 대학을 가고, 직업을 가질 거야.  매월 10만 원씩 세 명에게 후원할 수 있게 돈을 벌 거야. 그리고 차는... 돈을 많이 모은다는 게 얼마를 모아야 많은 돈인지 모르겠어.  난 그냥 빨강 페라리 스포츠카를 사고 싶어.  그 차 가격을 알아볼 거야.  그래서 그 차 살 만큼 돈을 벌 거야."
난 그 심플함에 놀랐다.

 

그 아이가 커서 대학 1학년이 됐고, 어느 대학교의 두 개 과에 동시에 합격했고, 한 개 과에서는 장학금을 제의받았었다. 모두 다 그 장학금을 제의한 IT 관련 학과가 유망하다고 권했다. 하지만 그녀는 경영학과를 선택했다. 그리고 어느 날 내게 물었다.
"아빠, 철학이 뭔지 알아?"
"어, 철학개론 배우니?"
"그런 건 아빠 때나 있었겠지."
"그런가? 그런데, 왜?"
"친구 중에 철학과 들어간 애 있는데..."
"그런데?"
"세상을 너무 어렵게 살아."
"오!"
"걔 말 들어보면 계획이건 뭐건 구체적인 게 하나도 없어."
"......"
"착하니, 위대하니, 잘났느니, 똑똑하니, 멋있다느니... 기준도, 답도 없는 말들만 해. 맨날!"
"......"?"
"나는 포르쉐를 살 거야. 그 차 가격을 알아보겠어라고."
"어떻게 가격을 알 수 있어?"
"홈페이지나 딜러숍에 가면 알 수 있겠지?"
"그래?"
"어. 아빠 같으면  그렇게, 원하는 차 가격을 알아본 다음에 그 차를 살 수 있는 만큼 돈을 모을 거야."
"그래?"
"그래."

 


그 대화 후에 샛별은 생각이 많아지는 것 같았다.
난 너무 어려운 얘기를 했나 속으로 좀 찔렸다.
잠시 후 내게 말했다.
그리고... 너무도 쉽게 정리를 했다.

 

"난 착하다는 게 어떤 것인지 모르겠어. 그래서 난 그게 너무 어려워서 그런 생각을 안 하겠어. 하지만 대학을 가고, 직업을 가질 거야.  매월 10만 원씩 세 명에게 후원할 수 있게 돈을 벌 거야. 그리고 차는... 돈을 많이 모은다는 게 얼마를 모아야 많은 돈인지 모르겠어.  난 그냥 빨강 페라리 스포츠카를 사고 싶어.  그 차 가격을 알아볼 거야.  그래서 그 차 살 만큼 돈을 벌 거야."
난 그 심플함에 놀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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