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최장 생존 4기 진행성 신장암 환자
“제가 차트를 봤습니다. 저랑 9년 7개월입니다. 제가 봤거나 보고 있는 분들 중...”
교수님은 나를 보자마자 말씀하셨다.
난 듣고만 있었다.
“가장 깁니다. 4기 진행성 신장암으로 이렇게 긴 게...”
“......”
“면역항암제를 안 쓰면서도...”
“......”
“이렇게 9년 7개월을.”
주치의의 큰 역할은 무엇이었나
교수님 말씀이 끝나길 기다렸다. 본래 말씀이 장황하신 분이 아니시다. 더 무슨 말씀을 하시나 기다렸으나 그걸로 끝난 듯했다. 이젠 내가 말할 차례였다.
“다 교수님 덕분입니다.”
“......”
“폐 절제를 거부하시는 흉부외과 교수님을 두 번이나 설득하셨고.”
“......”
“항암제를 거부했던 저를 오랜 시간 설득하셨습니다. 교수님은 제가 이렇게 살 수 있게 하신 은인이십니다. 항상 감사드립니다.”
PET-CT 검사 목적
오늘 진료는 쉽게 끝났다. 단지 검사 하나 예약됐다. 내가 싫어하는 PET-C! PET-CT는 나 같은 4기 진행성 암환자에게는 필요악이다.
필요악 중 '악'이 뭔지는 간단하다. 방사능 피폭이다. 아마 방사선을 이용하는 영상검사들 중 그 피폭량이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많다.
필요악 중 '필요'는 뭘까? 몸에 어떤 생화학적인 변화가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또 몸의 기능적 변화가 생기고 있는지를 알기 위해서다.
우리 몸에 질병이 생기면 당연히 해부학적 변화가 생긴다. 해부학적 변화란 뭘까? 몸속 형태가 변한다는 말이다. 위치나 크기 등이 변한다. 위 내벽이 보통사람들의 것과 달라진다든지, 폐의 모양이 바뀐다든지, 위상피세포가 소장의 상피세포로 바뀐다든지 하는 것을 말한다고 한다.
해부학적 변화 전에 기능적 생화학적 변화가 온다
해부학적 변화는 십중팔구 암을 말한다. 암은 심각한 것이다. 우리 몸의 세포가 도대체 몇 개일까? 100조라고 하는 이론, 70조라고 하는 이론 등 분분했다고 한다. 그러나 요즘은 30조개라고 하는 이론이 주류라 한다.
이 세포들이 비슷한 것들끼리 모여 조직을 이룬다고 한다. 이 조직들이 모여 비슷한 기능을 하는 기관을 만들고.
그런데 이런 기능을 하는 세포들 중 일부가 비정상적으로 늘어나거나, 기능을 다했는데도 죽지 않거나 다른 곳으로 가기도 한다는데, 이게 곧 죽지 않는 세포 집단, 즉 암의 씨앗이 된다고 한다.
기능적 생화학적 변화는 암을 예고한다
그런 해부학적 변이 또는 변화가 오기 전 어떤 미세한 변화의 징조를 보인다고 한다. 그걸 다른 말로 기능적 생화학적 변화가 먼저 온다라고 말한다.
이 변화를 알아채기 위해 하는 검사가 pet-ct 검사다. 이 기능적 생화학적 변화를 포착하는 게 PET 영상이다. 해부학적 신체 영상을 찍어내는 게 CT 영상이고. 그 두 영상을 정확하게 겹치게 포개놓은 게 PET-CT 영상이란다. 그러면 그 두 영상이 만들어내는 입체적인 신체의 영상이 나오게 되고.
그를 통해 몸의 어느 부분에서 어떤 미묘한 변화가 생기는지를 알 수 있다고 한다. 난 오늘 그 검사를 처방받은 것이다.
왜일까? 내 몸에 무슨 문제가 있어서 난 나의 주치의께 그 검사의 처방을 부탁한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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