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암/2022년 말, 폐전이 뼈전이 삶

수술 최종 결정-뼈 전이 재발 치료 목적 방사선 치료 보류

by 힐링미소 웃자 2022. 11. 3.
반응형

1. 수술 결심 

2. 수술 전 마지막 주치의 진료 

3. 집도의 진료 

4. 수술 최종 결정

5. 수술 전 검사 완료

6. 마음 정리

 

 

수술 결심

 

어제와 그제 이틀 사이 교수님 세 분을 뵀다. 주치의 교수님을 먼저, 그리고 내 폐 수술하신 교수님, 그리고 집도의 교수님. 이분들, 몹시 바쁘신 중에도 한 달새 몇 번이나 날 보셨는지 모르겠다. 주치의 교수님은 아마 일 년 볼 걸 이 한 달 사이에 다 뵌 듯하다. 아니다. 3개월에 한 번꼴이니 1년 분을 넘었다. 수술 집도의 교수님도 매한가지다. 내가 이 교수님을 특별한 경우 아니라면 6개 월에 한 번 꼴로 본다. 그리고 폐 교수님도 1년에 2번 보는 루틴이다. 그런데... 이 한 달 사이에 5번이나 뵙는 영광을 누렸다. 방사선 교수님도 2번이나 뵀다. 그 모든 교수님들께 감사드린다. 

 

 

수술 전 마지막 주치의 진료

 

주치의 교수님께 여쭸다.

"삶의 질을 위해서, 교수님, 어느 것을 선택해야 하나요?"  

"삶의 질... 우선 교과서적인 말씀을 드리겠습니다."

"......"

"이런 경우, 수술이 아예 불가능하다면 모를까, 수술을 먼저 하셔야 합니다."

"네..."

"그런 후 사정을 봐가면서 방사선 치료를 하시는 게 교과서적입니다."

"그럼... 감성적? 아니면 삶의 질? 그런 걸 위해서는요?"

"마찬가지입니다."

 

그럼, 삶의 질을 위해서도, 의학적으로도 수술을 해야 한다는 결론이다.

"그리고..."

교수님은 더 하실 말씀이 있으신가 보다.

"그리고 이번 수술 끝나고 약을 바꿀 겁니다."

 

이 말씀은 전에도 하셨었다.

"현재 약은 폐에는 잘 듣는데..."

"네..."

"새로운 약은 뼈 전이에도 잘 듣는 약입니다."

그러나 조건이 붙었었다.

"대신 다른 2차 약 못 씁니다."

 

사실 잘 듣는 정도가 아니다. 20여 개의 암덩어리들이 10년 간 얌전하게 있다. 그런데... 사실, 어쩌면, 그게 함정였는지도 모르겠다. 그쪽 면만 봤지 부정적인 면, 그러니까 다리뼈에서는 전이암이 무럭무럭 자라고 있었다는 걸 모른 채 '스테이블'을 되뇌고 있었으니 말이다. 현재 약이 폐에는 잘 듣지만 이라는 말씀을 하시면서, 제안의 정도를 넘어 당장 바꾸자는 처방을 내리려고 하셨었다.

 

반응형

 

엊그제 진료에서 전신 뼈 검사 결과에 대한 이야기가 있었다. MRI 검사 결과와 비교하셨다. 전신 뼈 검사에서는 여전히 수술에 따른 염증 소견으로 판독했다. 그러나 MRI 검사 영상은 딴 판이었다. 그걸 말씀하시는 교수님의 표정은 편치가 않아 보였다. 그러다가 문득,

"집도의께 빨리 해달라고 제가 부탁드릴까요?"

"네! 그럼 저야 너무 감사하지요."

교수님께서는 알았다는 말씀을 남겼고, 난 등을 보이며 나왔다.

 

같은 부위 다른 영상

 

집도의 진료

 

집도의 께서는 이번에 2년 반 동안 볼 진료를 한 달새 봐주셨다. 이렇게 고마울 데가 없다. 이 교수님과 난 서로 어깨를 칠 정도로 가까워졌다. 나한테 욜로족이라고 웃으며 농을 걸곤 하셨다. 다리 쩔뚝거리며 미국 여행도, 유럽여행도 한다며 말이다. 이 분이 내 여행에 대해서 잘 아시는 이유는 진단서 때문이었다. 내가 공항 검색대에서 낭패 볼까 봐 다리 속에 금속판 두 개와 금속 나사못 20여 개가 있다는 내용을 영어로 인쇄하셔서 도장과 사인을 남겨주셨다. 

 

난 어제 진료시간에 이 분께 내가 얼마나 감사해하는 지를 허리를 깊숙이 숙이며 말씀드렸다. 

"교수님 덕택에 1차 때, 며칠 만에 수술할 수 있었는데, 이번에도 또..."

"네! 열심히 사시잖아요?"

"얼마나 바쁘신 줄 아는데 절 이렇게 짧은 기간에 5번이나 봐주시고..."

"열심히 사시니까요."

 

이 교수님께서는 주말에도 수술하신다 했다. 이 큰 병원에 이 정도의 수술을 하실 분은 이분 밖에는 없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하지만 현실이 그런가 보다. 어쨌든 이분은 큰 수술은 다 하신단다. 사실 이분에 대한 명성은 이미 톱 10 병원까지 다 나있다. 왜? 서울에 있는 웬만한 병원의 주니어 정형외과 전문의는 대부분 이분 밑에서 펠로우를 하신다니까.

 

수술 최종 결정

 

그런 분께서 물으셨다.

"주치의 교수님은 보셨지요?"

"내! 어제요."

"뭐라시던가요?"

"예. 수술이 불가능한 게 아니라면 수술 먼저 하는 게 텍스트북에 나오는 거고..."

"그렇지요?"

 

그렇게 말씀하시면서 전신 뼈 검사 화면과 MRI 영상을 보셨다. 세로로 눕혀진 모니터에는 흉측한 이미지가 무심하게 띄워져 있었다. 그러면서 말씀을 이어갔다.

"이걸..."

MRI 영상에 대한 말씀이시다.

"이 큰 걸 방사선으로는 안 되지요."

"네..."

"자, 이제 수술이 정말 결정된 겁니다!"

"네."

"크고 튼튼한 뼈로 골라야겠습니다.

"네..."

"그래야 내년 따님 유럽 공부길에 담은 한 달이라도 같이 하실 수 있을 테니까요!" 

"그저 감사드릴 뿐입니다."

"제가 뭐... 저야 늘 하는 일이지요. 당하시는 분이 너무 힘드시지요."

"......"

 

수술 전 검사 완료

 

수술을 할 거냐 방사선 치료를 받을 거냐를 놓고 하도 여러 번 논의를 한 까닭에 사실 혼란스럽기도 했다. 한 때는 방사선 치료로 결정했다가 또 거기에 맞춰 일정까지 세팅했다가 취소하고 수술을 결정했던 적이 있다. 아마 지난번 집도의 진료시간일 것이다. 그때 이미 수술 결정을 했었다. 그러다가 전신 뼈 스캔 한 번 받아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이었고, 두 교수님께서는 그런 나의 요청을 받아들이셨다. 어쨌든 지난번 집도의 진료시간에 수술 전 검사가 처방됐고, 난 그 과정을 이미 마친 상태였다.

 

심전도 검사, 혈액검사, 폐활량 검사! 그 세 가지가 전부였다.

 

마음 정리

 

그리고는 입원 예약을 마쳤었다. 2인실 밖에 없다고 해서 그렇게, 우선은, 했다. 병원에서는 그러함에도 불구하고 특실 또는 5~6인실로 배정될 수도 있다고 했다.
"음... 이건 뭐 숙박업이군..."

난 속으로 그렇게 말하면서도, 아무래도 2인실이 나을 듯했다. 한 번 받아본 뼈 절단 수술, 그 통증은 정말 대단했었다. 그런데 그런 무자비한 통증과 함께, 이 코로나 속에, 사람 많은 6인실에 있을 수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이 찢어지는 빈곤함에 6인실로 바꿔버렸었다. 그러나 어제 진료를 보고 나서, 집도의께서 다시 겁을 주셨고.... 난 고민 중이다. 비싸도 2인실로 갈까...? 하면서...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