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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창작

새벽을 가로질러

by 힐링미소 웃자 2021. 9.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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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참을 수
없다고
잠을 깨워
미안하다며
울음을 삼키며
전화했다
미리 말했어야 했다며
더 이상
그리움을 태울
힘조차 없다 했다


그날 새벽
비는 차가웠고
내 마음은 뜨거웠다
폰이 울리고
언제 도착하냐는
가녀린 목소리가
바람결에 날렸다
2시간 후면 널
볼 수 있다고 했다


말하기엔
말할 게 너무
많았다
한없이 수다스러운
침묵을
두 눈에 실어
내게 보냈고
나도 보냈다


간절한 그리움
한가득 두 얼굴
하나가 될 때까지
이마를 비볐다
포개진 두 입술
타오르는 숨결을
훔쳤다
쿵 꽝 거리는
두 개의 가슴
하나가 될 때까지
한없이 느꼈다


이제 출발하면
얼마나 걸리냐고
물었다
땅거미 지면
톨게이트를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 말했다
그날 첫 질문
마지막 대답이 그랬다


그녀의 눈물은
불어오는
바람에
날려
내 볼에 떨어졌고
내 눈물은
달리는 차창 밖
허공에 날렸다


밤하늘 별보다
많은
5년간의 소리 없는
속삭임이 만든
인연
은하수 강을 건너는
그들처럼
단 하루의
단 한 번의
만남을 뒤로하고
별이 돼
허공을 날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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