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고속도로 상황이 말이 아니다. 밀린다. 아니 전체가 주차장이다. 주차장은 당연히 주차장이고, 주차장 아닌 도로도 주차장이다. 새벽에 나와서 아침을 안 먹었다. 너무 밀려서 도저히 행담도 휴게소에서는 아침을 못 먹을 것 같았다. 겸사겸사 휴게소에 들렀다. 매송휴게소다.
들어오기는 쉬웠다. 나가는 건 자유의지가 아니다.
맛있는 라면을 먹고 밖에 나오니 겁부터 났다. 저 사이를 어떻게 뚫고 나갈 것인가! 아니 뚫는 건 애초에 불가능하다. 하천에 수도 없는 물줄기들이 합류하듯 10여 개가 넘는 차량의 진출로가 만들어졌다. 저게 결국엔 하나로 합칠 예정이다. 저 주유소쯤에서. 아마 거기까지 가는데도 1시간은 족히 걸릴 모양새다. 이럴 줄 알았으면 배고픔을 참고 애정하는 행담도 휴게소에서 먹었어야 했다. 아, 지난 일.
아무리 그래도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이다. 배고프면 더 짜증 날 수도 있겠다. 우선 배를 채우는 게 내겐 중요한 일이다.
그러고 나서 현실은 인정해야 할 일이다. 밀리는데 어떻게 하겠나? 다행히 라면 줄은 그리 길지 않았다. 10여 분 기다리니 나왔다. 그런데 이 매송휴게소의 라면은 문제가 좀 있다. 너무 맵다. 천연 캅사이신은 아닌 듯하다. 아마도 인공 캅사이신을 넣은 듯하다. 아니라면 이렇게 매울 리가 없다.
가격은 그저 그렇다. 4,500원이다. 요즘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너무 높다. 그래도 계란을 집어넣고 4,500원이면 나름 먹을만하다. 그 정도로 물가가 높다. 유가는 나름 안정세를 취하는 듯해서 그나마 다행이다. 그래도 비싼 건 매한가지!
저 끓고 있는 라면을 보면서, 고속도로 휴게소에만 오면 왜 꼭 라면이 당기나 하는 생각을 한다. 난 라면을 사실 즐겨하지 않는다. 건강상의 이유 때문이다. 저 라면이 그리 영양가 있는 음식은 못된다는 건 다 안다. 그래도 지난 시절의 추억 때문에 라면에 대한 열망이 하필이면 휴게소에서는 더 뿌리치기 힘든 유혹이다. 저 라면 먹고 우선은 뜨거운 아메리카노 한 잔 하면 맘이 좀 안정될 듯하다.
커피도 요즘은 어디 가나 젤 싼 가격이,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4,500원이 된 지가 오래전 일이다. 퀄리티가 어떠냐는 따질 일이 아니다. 그래도 그 정도면 아직 사악한 가격은 아니다. 어떤 휴게소에서는 5,500원이 넘어간다. 어쨌든...
휴게소 광장에 사람들이 많다. 이른 시간이었음에도 밀렸던 이유다. 이런 사진을 올리는 데엔 초상권이 문제가 된다. 일일이 지워야 하는 일이 번거롭기는 해도 프라이버시는 아주 중요한 이슈다. 나도 내 얼굴이 동의 없이 여기저기 온라인에 떠돌아다니는 걸 참을 수 없으니 말이다.
날씨는 얄미울 정도로 좋다. 엊그제 여기저기에서 태풍이 지난 후 드러난 할퀸 자국 때문에 우울한 뉴스가 많았다. 그들 중 아직도 많은 분들이 경제적, 인적 피해를 입고 우울한 분위기일 것이다. 그럼에도 추석은 돌아왔고, 어김없이 움직인다. 그들 중에 당연히 나도 하나가 일 테고.
주차장도 주차장이고, 주차장 아닌 곳도 주차장이다. 아침 6시에 나왔는데 10시가 된 그 시간에 겨우 매송휴게소였다. 지금 11시 다 돼가는데도 겨우 화성휴게소를 빠져나오고 있다. 서해안고속도로 상황은 그야말로 주차장이다. 오늘 밀려도 너무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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