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귀 속 이물질
아는 집 아이가 난리가 났다며 연락이 왔다. 무슨 일인지 물었다. 귀에 뭐가 들어갔단다. 뭐냐고 물었더니 모른단다. 그래서 아이를 너무 코너로 몰지 말고 다독이며 물어보라고 했다. 결국 아이가 대답해서 적절한 조치를 했단다. 큰 병원 안 가고 해결돼서 다행이라며 기뻐했다.
아이 귀 속 이물질
아이가 전화를 했다고 한다. 무슨 일 이냐고 물었단다.
"엄마, 귀에 뭐가 들어갔어."
"그래? 큰일이네. 뭔데?"
"글쎄... 모르겠어."
아이들의 반응이라는 게 대부분 비슷한 듯하다. 뭔가 불편한 것, 아픈 것, 어려운 것들이 생기면 겁부터 먹는 듯하다. 그리고 그게 자신이 뭔가를 잘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듯하다. 그러면 그 아이는 더 위축되고, 그 모든 것들이 자신의 잘못에서 시작했고, 그래서 비난받을 것이고, 언어적이거나 육체적 처벌을 받을 것이라고 지레짐작하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이건 아이의 심리를 심각하게 위축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럼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선 사실을 말 안 한다. 그리고는 소극적 내지는 적극적 거짓말을 한다. 거기서 끝나면 천만다행이다. 그 잘못됐다고 지레짐작한 행위를 없애려고 시도한다. 그 아이의 경우엔 뻔하다. 자기가 귓속 지우개를 꺼내려고 시도할 것이다. 아니나 다를까...
“자꾸 꺼내려고 하는데 안 나와요.”
“도대체 뭐니?"
“몰라요!’
“너, 진짜!”
그 아이의 반응이 그랬다고 한다. 그 보호자가 너무 윽박지른 것 같다. 나 같으면 안 그랬을 거 같다. 아래처럼 접근했을 것 같다.
“어디가 불편해?”
“귀!”
“어떻게 불편해?”
“귀에 뭐가 들어갔어.”
“그래? 귀로 들어가는 게 많단다. 벌레도 들어가고, 심지어 모기도 들어 가지. 날타리 같은 작은 곤충들도 잘 들어가고. 참 귀찮은 일이지. 안 그렇겠니?”
“그래.”
“그럼 위에 말한 것들 중 뭐가 들어간 것 같아?”
“다 아냐!”
거기까지만 대화가 진행돼도 반은 성공한 일일 것이다. 그 후의 대화는 어떻게 진행되는 게 좋을까? 아마... 아래와 같은 대화가 문제를 푸는데 도움이 더 많이 될 것 같다.
“다 아니면... 뭘까?”
“몰라.”
“어디니?”
이럴 때는 어디’야/냐’? 보다는 어디’니’? 가 더 아이의 겁먹은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단어 선택일 것 같다. 어른인 나도 그러니까.
“어디니?”
아이가 학교라고 하면 단서가 더 빨리 나올 수도 있겠다. 학용품이 원인이거나 친구들이 원인일 수도 있을 테니까.
“학교."
“학교 벌써 끝났니?”
“어.”
“그럼 학교 어디?”
“교실.”
“끝났으면 교실을 나와야지 않을까?”
“어. 하지만 귀에 뭐가 들어가서 안 가려고.”
“왜?’
“꺼내야 해서...”
아이 귀 속 지우개가 있다면
“뭐가 들어갔을까? 곤충도 아니고... 뭘까?
“......”
“혹시 지우개?”
“어. 지우개야.”
“그게 왜 귀에 들어갔을까?”
“그게.. 내가 뭘 지우다가 고개를 숙였는데 귀에 들어갔어.”
“진짜? 지우개가 움직였구나. 못된 지우개네.”
“그런데 지금 귀가 어떤데?”
“아파!”
"맞아. 진짜 아프겠다."
그 아이의 고통을 헤아려야 한다. 그리고 빨리 병원을 데리고 가야 한다.
“집에는 올 수 있어? 아니면 보건실 가고 싶어?”
“빨리 집에 가고 싶어.”
“맞아. 빨리 집에 가야 해’”
“......”
“그전에 의사 선생님한테 좀 보이면 어떨까?”
“맞아!. 그래야 해.”
“그럼 빨리 의사 선생님을 보자. 의사 선생님이 안 아프게 금방 빼실 거야."
"와~ 그럼 좋겠다."
그 아이는 결국 병원에 갔다. 그런데... 세상에! 그 아이의 귀에는 큰, 너무 큰 지우개가 박혀있었다. 연필 머리에 붙어있던 그 큰 지우개가 그 아이의 귓속에 박혀서 나오지 않고 있었던 것이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고, 그 큰 지우개가 왜 귀에 들어갔을까?
만약에 그 아이가 넣은 것이라면 왜 넣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꺼내냐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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